요즘 빛을 값고 또 필요한 책과 컴퓨터 같은 것을 구입하려고 하니 적지 않은 돈이 들기에 밤에 아르바이트를 한다. 지금은 두시 40분...남들 대개 다 자는 시간이다. 나는 지친 몸을 쉬고 싶지만 머리를 쓰다가 갑자기 자는 것은 좀 그렇다는 기분이 든다. 바둑을 한 수 하려니 적수가 안 나타난다. 그래서 바람의 전설에게 전화나 한 통화 해 보기로 했다.

나 : 여보세요. 아, 아직 안 주무세요?

바람의 전설 : 그럼 전화 벨이 울리는데 잘 수가 있겠소?

나 : 헤헤^^ 이해 하십시오. 제가 지난 여름에 중국에서 사온 대형 지도를 벽에 붙여 놓았는데요. 지금 보니 중국 땅이 하나의 물음표?처럼 보이네요. 해남도는 물음표의 아래 점이고요. 그리고 일본은 비스듬한게 느낌표 같아요. 그런데 우리 나라는 무언지요?

바람의 전설 : 허허. 참 재미 있는 발상이로군. 사실 중국은 고대로부터 무수한 물음을 던진 역사이기도 했지. 그에 비해 일본은 최종 정리하는 정리의 역사이고. 예전에 일본 사람들이 우리가 안 보는 팔만대장경 달라고 떼를 쓰고 했는데 그것 가져 같으면 그것 가동하느라 아주 밤새웠을 거야. 모로하시가 한화대사전 만들다가 실명한 것 보면. 그런데 우리나라를 잘 보아라 . 정녕 무엇으로 보이는뇨?

나 : 어찌보면 느낌표 같고 ....또 어찌보면 물음표 같고 ....

바람의 전설 : 정녕 무엇으로 보이느냐?

아, 우리 나라는 무엇인가? 닭처럼 생긴 중국 대륙을 물고 있는 호랑이인가? 시원하게 바람을 일으키는 부채 자루인가. 귀여운 토끼? 일본은 전갈? 지도를 방에 붙여두고 올때 갈 때 보다보니 여러가지 상념이 일어난다.



* 중국 대륙을 느낌표라고 한 것은 중국의 저명한 수필가 위치우이余秋雨가 한 말이고
닭을 물고 있는 호랑이에 비유한 것은 항주의 동아 제약 공장장님의 견해임
그리고 서쪽을 향해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는 부채 자루라고 본 것은 금방 내가 생각해낸 독창적 아이디어임. (판권 소유!^^)
참고로 내가 좋아하는 말이 淸風萬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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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인데도 겨울이라 금방 해가 지는 것 같다. 그리고 보니 동지이다. 스타디를 금방 마쳐 좀 피곤해진 나는 근처에서 팥죽 한 그릇을 사들고 현자를 만나러 갔다.

나 : 현자시여, 오늘이 동지라 팥죽을 사 왔습니다.

바람의 전설 : 음 , 맞이 좋구나. 고대 주나라에서는 동짓달이 섣달이었나니 팥죽을 쑤어 붉은 색을 내는 것은 벽사의 의미로다. 너는 올해 무엇을 물리치고자 하는가?

나: 저는 제 마음에서 미움을 버리고자 하옵니다.

바람의 전설 : 갸륵한지고. 미움은 자신의 선심을 갉는 쥐와 같나니, 미움을 버리는 것은 중요하되 쉽지 않느니라. 어떻게 미움을 버리고자 하는가?

나 : 남의 악을 보지 않고 선을 볼 것이며 남의 흉을 들은 것은 한쪽 귀로 흘리고자 합니다. 내가 하기 싫은 것을 남에게 시키지 아니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남에게 할 기회를 주겠습니다. 그리고 기왕의 미움은 더 키우지 않으려 합니다.

바람의 전설 : 미움은 다른 것이 아니라, 서로 다름이니라. 자신과 같지 않을 땐 그 다름을 인정해야 하느니라. 그리고 그 다름은 무엇인가. 나와 타인과의 구별이니라. 구별이야말로 미움의 씨앗이니 구별을 줄이면 미움은 절로 줄 것이니라. 사랑이란 무엇인가. 호감이니 호감은 같은 것이니라. 같은 기운은 서로 통하고 응하하나니 이해의 바탕이니라. 천지간에 통하는 거대하고 광명한 기운이야말로 바다와 같은 이해심을 낳고 이 이해심이야말로 산악같은 포용력을 낳아 그대에게 마음의 화평을 줄 것이니라.

나 : 그럼 천지에 통하는 기운은 이떻게 얻을 수 있습니까?

바람의 전설 : 격물치지와 양지이니라. 사물을 궁구하여 그 철리를 깨닫는 것은 그대의 미혹을 씻어 줄 것이고 나면서부터 알고 있는 지혜는 그대를 옳바른 실천에로 인도해 줄것이다. 그대여 늘 그대의 양심에 따라 행하며 쉬지않고 노력하라. 그러면 평화가 올 것이로다.

바람의 전설은 말을 맺고 천천히 일어나 붓을 잡았다. 그리고 먹물을 듬뿍 묻혀 두 글자를 써서 내려 주었다.

옥성 玉成

貧賤憂慽은 用玉汝於成也니라
가난과 천함 근심과 슬픔은 너를 옥처럼 갈아 성공으로 인도할 것이다. 장재 張載의 서명 西銘에서 인용.

나는 현자의 처소에서 물러 나와 서편 하늘을 쳐다 보았다. 바쁘기만 하고 실속은 없으며 남에 대한 미움으로 번뇌한 내 초라한 몰골이 날 조롱하듯 떠 오르고 있엇다. 곧 해는 질 것이다. 그리고 하늘은 항상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내일의 여명은 밝아 올 것이다. 아직은 지는 시간이고 찬 바람은 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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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학 동아리 망년회가 있어 나갔다가 뒤끝이 좋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중여동 모임에 나가는건데...나는 좀 기분이 가라앉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현자를 찾아갔다. 현자의 집 앞에서 옷깃을 여미며 공손한 태도로 그의 허름한 집을 찾았더니 현자는 늦은 시간에도 불을 밝히고 책을 보고 있었다. 바람의 전설로 불리우는 현자는 나에게 차를 한 잔 권하였다. 다음은 나와 현자인 바람의 전설과의 대화이다.

나 : 현자시여 , 술자리는 어디에서 멈추어야 하나이까?

바람의 전설 : 그대가 그만두고 싶을 때 그만두되 마지막은 피해야 하는니라. 가능한한 12시를 넘겨서는 아니된다. 자시엔 하늘이 생기고 축시엔 땅이 열리며 인시엔 사람이 생겨나므로 사람은 자시전에 자고 인시가 다 가기 전에 일어나는 것이 가장 좋으니라. 다만 우리나라는 일본을 기준으로 하므로 한 시간 늦게 계산해야 하니 1시 전에 자서 6 시 전에 일어나야 하나니 12 시 이후의 술자리는 해로웁고 12시가 넘어 부르는 친구는 나에게 해를 끼치느니라.

나 : 현자시여, 술값은 누가 내야 합니까?

바람의 전설 : 술값도 내고 싶은 사람이 내는 것이 가장 좋다. 세 명이 넘을 경우엔 각자 부담하되 자신이 조금이라도 많이 내려고 해야 한다. 한 잔의 공술을 마시면 그만큼 나의 덕이 줄고 한잔의 술값을 더 내면 나의 적덕이 남느니라. 적선지가에 필유여경 하나니, 항상 남보다 조금 더 내려는 자세를 지니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친구들이 내가 술값을 낼까봐 걱정하게 되나니 내는 술값은 같되 서로 내려 하는 것과 서로 안내려 하는 것은 우정의 견지에서 보면 하늘과 당 차이지만 내는 것은 같느니라.

나는 현자의 말에 머리를 조아리고 잠시 침묵한 다음 한 잔의 차를 현자에게 올리고 말했다.

나 : 현자시여 , 이 겨울에 외로운 사람과 그리운 사람이 많나이다.

바람의 전설 : 외로운 사람은 그리워 하고 그리운 사람은 외로워 하나니, 이것은 인간의 본질이니라. 정말로 위대한 것은 외로움에 그 씨앗이 숨어있고 그리움은 사람을 사람답게 하나니 그리움이 있어 그대는 시인이 되고 외로움이 있어 그대는 철인이 되리라. 외로울 때야 말로 더 큰 외로움을 향해 나아갈 때이고 그리울 때야말로 더 큰 그리움의 바다로 가야 할 때이니 그대여, 외로움이 외롭지 않을 때까지, 그리움이 그립지 않을 때까지 가 본 적 있느뇨. 사실 알고 보면 사람들은 늘 외롭기를 원하고 있지 않느냐. 사실 알고 보면 사람들은 늘 그리움을 원하고 있지 않느냐. 외로울 땐 외로워 하고 그리울 땐 그리워 하는 것이 중요하느니라. 그러므로 외로운 사람은 외로움을 한 없이 음미하고 그리운 사람은 그리움을 한없이 음미하라. 그리고도 외로워 할 것이 남아있고 그리워 할 것이 남아 있더냐.

나 : 현자시여, 이 잠들지 못하는 영혼에게 무슨 말을 주시렵니까?

바람의 전설 : 나도 잠들지 못하는데 내 누구에게 말해줄 것이 있겠느냐. 잠들지 못할 때처럼 축복받은 때는 없나니, 그대는 남은 술이 있느냐. 남은 술의 향기가 우리에게 인생의 비밀 한자락을 풀어 주려나 보다.

나는 한 잔의 술을 현자에게 바쳤다. 현자는 한 잔의 술을 음미하듯 마시고는 온화하기 춘풍 같은 얼굴로 한 동안 우주를 느끼며 노닐다가 내게도 한 잔의 술을 부어 주었다. 말없이 마시는 한 잔의 술에 한 잔의 침묵이 흐르고 나는 스르르 와선을 하고 싶은 생각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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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스터디를  마치고 한잔 한 술이 좀 과했다. 지금 머리가 띵하다.  2차까지 마시고는 내일 출근한다는 핑게로 자리를 떴어야 했는데  그냥 따라갔다가 별로 좋지 않았다.  자리를 같이 한 한사람이 워낙 입이 걸어서 나와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대개 2차 정도면 자기 정신을 가지고 말을 하니까 들을 말이 좀 있을 수 있지만 아주 격의 없는 벗과의 정겨운 자리가 아니라면 3차부터는 단순히 술을 마시는 자리에 불과하고 여러가지 말썽이 생기고 실수가 있을 수 있으므로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의 병통은 적절한 시기에서 자르지 못하는 것인데 나중에 좋지 않은 일을 만드는 것보다는 적절히 맺고 자르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매사 잘 가늠하여 처신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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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004.10.31.
오늘은 시월의 마지막 날, 일요일. 지금은 시월의 마지막 밤. 아침 10시에 수원에 사는 형과 국민대 앞에서 만나 등산을 하였다. 모처럼 하는 산행이라 숨이 가쁘다. 한 두 번 쉬어 형제봉이 바라다 보이는 지점에 왔다. 쉬기에도 안성맞춤이고 전망이 좋은 바위가 있어 올라갔다. 단풍이 물들어, 골짜기마다 물들어 십리 이십리 아아 단풍의 물결. 우리는 절정을 이루고 있는 산을 바라보며 잠시 휴식에 젖었다. 몸에 진 짐도 잠시 벗어 놓고 마음의 짐도 내려 놓고 단풍이 주는 음악과 그림 속에 빠져 그저 그렇게. 산 정상 부근에는 단풍이 거의 떨어져 나무들의 뼈가 드러나고 산 아래는 아직 단풍의 불이 붙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경사가 심하지 않은 저 계곡 어디쯤에 집을 한 채 엮고 들어앉아 한 십년 글을 읽고 싶다. 집에 있으면 모르지만 일단 나와보면 그동안 집에 있었던 자기 자신을 한탄하게 되는 것도 세상을 사는 하나의 이치일까. 더 깊은 한탄을 하지 않기 위해서도 나는 오늘 또 나의 삶을 다시 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단풍
하늘은 어질어 수목의 잎을 피우고 거둘 때 한 바탕 잔치를 허여한다. 사월이 생명력의 향연이요 여명이라면 시월은 그 찬란한 광희요 노을이다. 저 단풍진 산과 숲을, 숲과 나무를, 나무와 산을 정신이 어지럽도록 빠져들어 바라보노라니 내 비록 시인은 아니지만 한 줄 시를 쓰지 않을 수 없다. 속인아, 웃지 말진저. 저 산이 주는 감흥을 절제하지 못하는 나그네는 시월과 아니 우주와 교감하는 언어를 다루고자 하나니.

단풍이 있는 짧은 휴식

단풍이여
 네가 이토록  만리를 나는 붕새인 줄은 몰랐다. 거짓이라고 신화라고 알았더니 오늘 하늘의 구름 상서러이 모두 걷힌 날 이토록 큰 깃을 퍼덕이며 물들었나니. 아아 네가 저 전설 바다 북해를 차고 오른 지가 언제드뇨. 고구려 들판 만주를 물들이고 성큼성큼 발해를 지나,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오다 오오, 금강산, 그 금강산에서 노닌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아아 어느새 북한산 산성을 넘어 이 부드러운 산자락에서 서울을 굽어보며 잠시 숨을 고르는구나, 너의 고운 자태여
  십리 이십리, 천리 천리 산마다 물들고 물들었는데
  그 절정의 바다에 
잠시 짐을 내려놓고, 짐진 어깨마저 내려놓고, 마음에 올려 둔 가시 한 짐 마저 내려놓고 본다 연인의 눈동자를 대하듯 부드러운 눈길로 본다. 온통 발그레한 얼굴로 선한 표정으로 나를 마주한다.
바람이 불어오고 너는 이제 먼길을 떠나려는듯  늙고 지친 잎 몇 자락을 툭툭 털고 다시 깃을 다듬고. 나도 가야지 해가 다 지기 전에, 텅빈 한 해의 가을, 혹은 이삭이라도 주워 내년에 뿌릴 씨를 거두기 위해.
바위를 내려오니 등뒤에서 대붕이 나는 소리가 들리는 듯, 가야할 하늘은 시리고 푸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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