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디에 있느냐 . 도대체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느라 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더냐.  아니면 내가 너를 보고 있는데 네가 나를 모르는 것이더냐. 부디 부탁하노니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나를 만나 너도 고요히 나의 품에 잡기려무나.

 네 얼마나 귀한 이 이길래  이다지도 천길 벼랑을 오르고 긴 고개를 지나게 한단 말이냐. 내 너를 만나 할 말이 많지만 그 말이 너무 많아 이제 다 화석으로 굳어지고 남은 것은 나의 따스한 체온 뿐, 너의 숨이 막히도록 안아 주리라.

오늘도 나는 너를 본다. 너의 발걸음, 손짓, 눈빛,  너의 사소한 동작조차도 내겐 기쁨이고 슬레임이고 그리움이고 아, 그리하여 아픔이 된다.   이 아픔 언제나 그치고 우리 하나의 강물이 되어 저 너른 들판을 적시고 저리도 곱게 물든 가을 산을 아름답게 적시는 비가 되려느냐. 오오, 만나고 싶다. 이젠 만나야 한다, 너는 나의 말을 듣느냐, 귀머거리, 봉사인 그대여 오오 내 영원한 외사랑이여, 이 아픔이여, 아픈 가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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