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검색하려는데, 검색창 아래 '한국남녀 임금격차'가 있길래 눌러봤다. 

제일 위에 올라온 기사는 '한국남녀 임금격차 26년째 OECD 1위 '(https://www.segye.com/newsView/20221204507705?OutUrl=daum)라는 기사다. 


브런치에 올라온 '우버(Uber)의 남녀 임금격차-긱이코노미는 평등한 남녀임금을 실현할 수 있을까'( https://brunch.co.kr/@nakmin2002/16) 까지 궁금해서 봤다.


밖에서 볼 때는 화가 났었던 것도 같은데-너무 오래된 일이다-, 안에서 볼 때는 시큰둥하다. 


가족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가족을 꾸린 기혼 남성에게 유리한 제도,라는 비판을 여성주의 세례를 받은 대학 때 이미 들었었지만, 가족이 있거나 없거나 회사가 무슨 상관이야! 일한 대로 줄 거야!라면서 신경도 안 쓰는 회사는 정떨어질 거 같다. 

아이가 아파서 휴가를 내야 해요,라고 말할 수 있는 회사가 더 좋은 회사인데, 급여에서 출산축하금도 주고, 동일직급에 동일노동을 하지만, 아이가 있는 아빠에게 혹은 엄마에게 가족수당을 더 주는 게 왜 문제삼을 일인가? 싶다. 


연공서열에 따른 임금제도가 남녀임금격차를 만드는 가장 큰 원인임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공서열 없는 성과급제도를 찬성할 수가 없다. 호봉제가 있는 직장은 시대에 뒤떨어진 인상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3년 일한 직원이 신입보다 급여가 작으면 화가 나는 게 또 사람 마음 아닌가. 


여자인 나는, 이만큼만 벌어도 먹고 사는데 불편 없는데, 왜 더 번다고 애써야 하지?라는 축이라서, 차라리 시간을 줄이고 돈을 덜 받고, 집에서 애들을 좀 더 기다렸으면 하고 바랐다. 그게 나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저런 식의 말들에 흔들리지 않는다. 


호봉제의 직장, 가족수당을 주는 직장이 시류에 뒤떨어진 어떤 형태처럼 보인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런 직장이 오히려 맘 편한 직장이란 걸, 저런 기사를 마구 퍼다나르는 사람도 알고 있지 않을까. 

호봉제는 과연 없어져야 하는 걸까. 근속년수가 짧은 게 직장에는 어떤 불이익으로 작용하지는 않나. 서로의 필요에 의해 일어나는 어떤 방향이 있는 게 아닌가. 


두번째 기사에서 여자들이 어떤 식으로 일하는지 드러난다. 밤 늦은 취객을 태울 때 더 돈을 벌 수 있다. 더 빨리 달리면 더 돈을 벌 수 있다. 그렇지만 여자는 그런 일을 선호하지 않는다. 


어떤 상황이든 이유들이 있다. 

그걸 뭉뚱그려서 부끄러워하라고 한다 한들, 뭐 안 부끄러워할 테다. OECD 꼴등? 뭐? 그래서? 뭐?

시대가 변하는 중이라 얼마나 오래 더 호봉제가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목소리,가 커질 수록 호봉제도 가족수당도 사라지겠지, 싶다. 내가 그래도 좋은 시절에 회사생활했구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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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오장원 2022-12-24 1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임금격차의 문제를 지적하며 호봉제를 없애려는건 그냥 남녀 공평히 저임금을 받게 하자는 것과 동일한 말이지요.

별족 2022-12-27 06:49   좋아요 1 | URL
임금격차의 문제를 지적하며 호봉제를 없애라고, 하는 건 아닌데, 실제 왜 그런지에 관심없이 저런 식의 말들을 하는 건 정말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실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려는 노력 없이, 피상적인 내용들로 크게 주장하는 것 때문에, 뭔가 지금 여성주의가 동력을 얻는 거라는 음침한 생각도 합니다. 지금의 소비주의나 가차없는 능력주의에 잘 들어맞아서요.

별족 2022-12-28 09:55   좋아요 1 | URL
직업의 형태, 일자리의 형태가 달라지고 있고, 조직이 약화되고 있는 중인 것도 같고, 그런 식으로 조직이 약화되고 일자리의 형태가 달라지는 것이 계급? 계층? 신분을 고착화시키는 것도 같고,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추풍오장원 2022-12-28 20:23   좋아요 1 | URL
피라미드 구조의 조직이 점점 약화되고 일자리의 유연성이 높아질수록 사회의 계급은 고착화되고 공고화되는게 아이러니하지요.
 

출근하는 차에서 아들이 친구 생일에 초대받았다고 말했다. 

"그래, 선물은 준비했어?"

"응, 주려고 오만원 찾았어."

우선, 한숨부터 쉬고, 

"야~ 안 돼, 너무 많아, 꼭 친구랑 같이 문구점 가서 뭐 사줘. 절대 그렇게 주면 안 돼."

결과적으로 부적절한 대응이었다. 

생각의 방향을 틀어줬어야 했다. 

내가 문제라고 생각한 것은 초6인 아이가 책정한 5만원이라는 금액이 너무 크고, 선물이 아니라 돈으로 주는 방식이었다. 그저 당부만, 너무 많아, 돈 말고 다른 걸 사 줘,라고 한 거다. 차라리, '야, 엄마 생일에는 얼마나 돈 쓸려고?'라고 물었으면 아이가 앗 뜨거,라면서 금액이나마 줄였을 텐데. 

아이는 결국 수긍하지 못했는지, 저녁에 친구 엄마한테 문자를 받았다. 

'아이가 용돈으로 준 거겠지만 너무 많아서 여쭤본다'는 문자였다. 

친구가 너무 큰 돈이라 거슬러줬단다. 참, 나. 그게 뭐냐. 

옛날 사람이라서? 없이 자란 사람이라서? 몸을 움직여야 돈을 벌 수 있는 노동자라서? 내가 가진 돈의 감각에 비추어 아이들의 돈에 대한 감각이 너무 달라서 많이 놀란다. 

부모가 주는 선물의 형태를 보고 아이가 배운 거라는데, 나도 참 그런 면에서 보여준 게 없다는 걸 깨닫는다. 선물,은 정말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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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얼업,을 본방으로 보고 있다. 뭘 그렇게 좋아하는지, 생각하고 있다. 엊그제는 본방을 보고, 알고리즘이 안내한 연고전 응원전까지 보고, 으잉, 16부작 대학광고인가 싶다가도, 그런데도 역시 좋은 건 뭔지 생각하는 거다. 삼각관계. 엇갈린 짝사랑. 이런 것도 좋은데, 뭘까. 

저 떼샷들이 아련한 과거처럼 그립다. 

이제 나는, 딸을 보듯이 여주인공을 보고, 저 청량한 색감에 '좋을 때다'라고 말하는 엄마가 되어, 으이구, 술 좀 작작 마셔라. 좀 경계하는 마음을 가지라구! 그런다. 

그러면서도 부럽다. 같이 뛰고 같이 공부하고, 같이 먹고, 같이 놀고, 그렇게 시간을 함께 보내는 한 무리의 또래집단. 무한한 가능성이라는 불안한 미래를 같이 지고, 함께하는 청춘. 성균관스캔들에서 재신(유아인)이 선준(박유천)에게 하던 말 그대로, '그러라고 있는 거다, 어울리라고'. 그런 거 같다. 

한국의 입시문화가 N수,라는 이상한 문화를 만든다는 비판을 듣기도 하고, 고등학교를 마치고 취직한 동료에게 아니예요, 좋아요, 어차피 대학 졸업하고도 취직하려고 애쓰는데, 공부야 나중에 하면 되지요, 했지만, 치얼업을 보고 있으니, 부모가 공부하라고 대학에 보내는 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을 겪은 부모는 세상을 좀 늦게 알았으면 하고 바라는 것도 같다. 할 수 있는 한 보호하고 싶다, 할 수 있는 한 미뤄주고 싶다,라는 부질없고 안타까운 어리석은 마음이다. 

지나치게 사랑하는 부모들의 나라에서, 사랑받는 아이들이라 넘치는 부는 언제나 교육으로 흐르게 되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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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첫 공개수업 구경을 갔다. 

큰 아이 수업을 하나 들었는데 너무 졸려서, 다음 수업은 내가 재밌어보이는 수업을 찾아 들었다. 그래도 된다더라. 수업은 사회와 문화,뭐 이런 거였는데, 세계 여러 곳의 장례문화에 대해 알아보는 2학년 수업이었다. 그 수업을 듣고는 물었다. 

"야, 무슨 발표를 아이돌 노래하듯이 하더라. 돌아가면서."

"책임지지 않으려고 그러지, 자기가 조사한 거 자기가 발표하는 식으로."

"아." 

협동을 가르치려고 조별과제를 주는데, 서로를 미워하면서, 책임을 미루는 방식을 배우는 건가.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조사할 분야를 나눠맡는다. 나눠맡은 분야를 조사하고, 나눠맡은 분야를 발표한다. 듣는 입장에서는 뭐지, 싶은 발표들이다. 나눠맡은 분야를 정할 때 협의를 열심히 해야 발표할 때 연결성이 드러날 텐데, 그런 게 잘 안 보였다. 큰 주제, 말고는 이야기를 안 했나. 인터넷에 자료가 부족한 나라일 수도 있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같은 조인데 이야기를 안 했구나, 싶은 그런 발표들이 많았다. 같은 조에 같은 점수를 준다면, 민원이 들어올까. 

연결점 없는 각각의 발표를 듣다가, 딱 한 조가 무언가 자연스러운 발표를 하는 걸 들었는데, 너무 좋아보이더라. 

컴퓨터에서 자료를 찾는 일이 사람들과 얼굴대고 말하는 것보다 훨씬 쉽기는 하지. 그래도 말하는 게 더 재밌지 않나. 세상이 변하고, 사람들이 변하는 중인 건가. 그래도, 오래된 사람들이 여전히 살아있고, 보통 오래된 사람들이 듣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되는데, 그리고 사람이란 다 거기서 거기라서 또래들도 들으면 좋은 게 뭔지 보일텐데, 싶었다. 들어보면 알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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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폭력이라면, 나는 공동체의 안위를 위해 폭력을 국가에 위탁한 셈이다. 

개인적으로 무기를 소유하지도 않고, 나의 자유를 국가가 제한할 때 보통은 따른다. 


국가는 나에게 제복으로 드러난다. 경찰의 제복, 군인의 제복. 공무원의 제복. 위기의 순간 제복의 명령에 따르려는 나의 어떤 의지는 이 공동체가 안전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고, 그 제복이 국가 내에서 유일하게 허용된 폭력의 대리자이기 때문이다. 


아슬아슬한 폭력의 경계 가운데, 이야기들은 자라고 이야기들 가운데 사람들은 착각을 한다. 

조직은 무용하고, 무능하고, 무책임하다고. 

실상은 조직은 힘이 세고, 질문하지 않으면 타락하고, 리더 아래 살아남으려고 애쓰고 있는 중이다. 


1. 조직은 힘이 세다.

언니가 준 이 책을 읽고 조직은 힘이 세다(https://blog.aladin.co.kr/hahayo/9027162), 라고 서평을 썼다. 

조직이 저지른 멍청한 짓들에 대한 이야기고, 용감한 개인-변호사와 기자-이 조직과 싸워 결국은 바로잡은 이야기다. 이야기들의 특성대로, 이야기 안에서 과연 존재의 의미가 있는가 싶은 조직들이지만 이야기로 나오지 않는 것들 가운데, 본질들이 있다. 그 본질들을 잃을 때, 이야기들이 생겨난다. 

조직은 개인보다 힘이 센데, 조직에 속한 사람은 입이 없기 때문에 이야기는 개인에게 발화하고 결국 이야기 속에 사는 사람들은 조직보다 개인이 힘이 셀 수도 있다는 희박한 이야기들에 흔들린다. 

조직 속의 자신의 작은 위치를 쉽게 박차고 나가는 사람들, 개인으로 힘을 행사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는 사람들-그게 이야기가 되는 이유는 신기하기 때문이란 걸, 잊는다-이 생긴다. 조직은 힘이 세고, 조직에 속한 개인은 조직이 존재하는 본질, 그 책임을 잃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2. 국가는 무얼까

국가는 무얼까(https://blog.aladin.co.kr/hahayo/6986791), 라는 서평을 남겼다. 세월호참사가 벌어지고 얼마 안 지난 날이었고, 나는 억울한 민간인만큼 이해할 수 없는 군인에게도 이입하고 있었다. 왜 그렇게 움직였을까. 

조직은 어떤 논리로 움직이는가. 

왜 존재하는가, 에 질문하지 않는다면,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군인이 자국민을 죽이기도 한다. 








3. 뒷 맛이 쓰다.

뒷 맛이 쓰다(https://blog.aladin.co.kr/hahayo/7608599)

작은 정부와 큰 정부가 충돌한다. 정부는 작을 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자유,를 말하면서 선택한다. 국가의 돈은 내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이고, 그 돈을 어디에 쓸지는 내가 권력을 준 사람들-대통령과 국회의원과 군수와 도지사와 등등-이 결정하고 있다. 


무얼 얼마나 할 지 균형을 잡기 어려운 문제고, 너무 큰 책임을 떠안고, 내 돈으로 생색내고 있는 정부를 보는 것도 좋지 않고, 아무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정부를 보는 것도 좋지 않다. 


내게 위임받은 권력으로 나와 공동체를 보호해주길 바라면서, 끊임없이 보고 있어야만 한다. 쉽지 않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다음, 당시 대통령은 해양경찰을 해체했다.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조직의 목줄을 쥐고 흔들면, 조직은 오히려 더 납작 엎드려 권력자를 살핀다. 


10월 29일 이후로 그래도 내게 인상적이었던 기사를 다시 보려고 링크를 남긴다. 


추모객이 된 대통령.. 재난에서 분리된 윤대통령에 대한 고찰(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110811425217201)


굉장히 안 좋은 시기에 국정 모르는 대통령 있다는 게 아프다(https://v.daum.net/v/20221109070512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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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오장원 2022-11-13 1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저히 읽어나가기 힘든 역겨운 글들이 넘쳐나는 알라딘에 보기 드문 멋진 글입니다...^^
멀리서 방관자로 올바른 말만 떠드는것만큼 쉬운일이 없지요.
조직의 존재를 인정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별족 2022-11-14 06:43   좋아요 1 | URL
조직은 참 신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