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폭력이라면, 나는 공동체의 안위를 위해 폭력을 국가에 위탁한 셈이다.
개인적으로 무기를 소유하지도 않고, 나의 자유를 국가가 제한할 때 보통은 따른다.
국가는 나에게 제복으로 드러난다. 경찰의 제복, 군인의 제복. 공무원의 제복. 위기의 순간 제복의 명령에 따르려는 나의 어떤 의지는 이 공동체가 안전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고, 그 제복이 국가 내에서 유일하게 허용된 폭력의 대리자이기 때문이다.
아슬아슬한 폭력의 경계 가운데, 이야기들은 자라고 이야기들 가운데 사람들은 착각을 한다.
조직은 무용하고, 무능하고, 무책임하다고.
실상은 조직은 힘이 세고, 질문하지 않으면 타락하고, 리더 아래 살아남으려고 애쓰고 있는 중이다.
1. 조직은 힘이 세다.
언니가 준 이 책을 읽고 조직은 힘이 세다(https://blog.aladin.co.kr/hahayo/9027162), 라고 서평을 썼다.
조직이 저지른 멍청한 짓들에 대한 이야기고, 용감한 개인-변호사와 기자-이 조직과 싸워 결국은 바로잡은 이야기다. 이야기들의 특성대로, 이야기 안에서 과연 존재의 의미가 있는가 싶은 조직들이지만 이야기로 나오지 않는 것들 가운데, 본질들이 있다. 그 본질들을 잃을 때, 이야기들이 생겨난다.
조직은 개인보다 힘이 센데, 조직에 속한 사람은 입이 없기 때문에 이야기는 개인에게 발화하고 결국 이야기 속에 사는 사람들은 조직보다 개인이 힘이 셀 수도 있다는 희박한 이야기들에 흔들린다.
조직 속의 자신의 작은 위치를 쉽게 박차고 나가는 사람들, 개인으로 힘을 행사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는 사람들-그게 이야기가 되는 이유는 신기하기 때문이란 걸, 잊는다-이 생긴다. 조직은 힘이 세고, 조직에 속한 개인은 조직이 존재하는 본질, 그 책임을 잃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2. 국가는 무얼까
국가는 무얼까(https://blog.aladin.co.kr/hahayo/6986791), 라는 서평을 남겼다. 세월호참사가 벌어지고 얼마 안 지난 날이었고, 나는 억울한 민간인만큼 이해할 수 없는 군인에게도 이입하고 있었다. 왜 그렇게 움직였을까.
조직은 어떤 논리로 움직이는가.
왜 존재하는가, 에 질문하지 않는다면,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군인이 자국민을 죽이기도 한다.
3. 뒷 맛이 쓰다.
뒷 맛이 쓰다(https://blog.aladin.co.kr/hahayo/7608599)
작은 정부와 큰 정부가 충돌한다. 정부는 작을 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자유,를 말하면서 선택한다. 국가의 돈은 내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이고, 그 돈을 어디에 쓸지는 내가 권력을 준 사람들-대통령과 국회의원과 군수와 도지사와 등등-이 결정하고 있다.
무얼 얼마나 할 지 균형을 잡기 어려운 문제고, 너무 큰 책임을 떠안고, 내 돈으로 생색내고 있는 정부를 보는 것도 좋지 않고, 아무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정부를 보는 것도 좋지 않다.
내게 위임받은 권력으로 나와 공동체를 보호해주길 바라면서, 끊임없이 보고 있어야만 한다. 쉽지 않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다음, 당시 대통령은 해양경찰을 해체했다.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조직의 목줄을 쥐고 흔들면, 조직은 오히려 더 납작 엎드려 권력자를 살핀다.
10월 29일 이후로 그래도 내게 인상적이었던 기사를 다시 보려고 링크를 남긴다.
추모객이 된 대통령.. 재난에서 분리된 윤대통령에 대한 고찰(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110811425217201)
굉장히 안 좋은 시기에 국정 모르는 대통령 있다는 게 아프다(https://v.daum.net/v/202211090705123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