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여행은 도저히 짬이 없어 못 갈 것 같고 ‘샤갈 전’과 ‘달리’ 전시회는 어떻게든 보고 싶었다. 그런데 1월 16일날 전시가 끝난 ‘샤갈전’은 끝내 못봤다. 그런데 1월이 말에 절반 정도의 아이들 수업을 다른 선생님께 인계하고 나니 조금 숨통이 트여 오늘 오후에 달리 전시회를 보러 갔다.

  입구부터 색다르다


('누구일까요? '다른 이미지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이 되었다)

 

  ‘상상력의 천재 살바도르 달리, 태양보다 강력한 그의 삶과 예술을 느껴보세요’

  라는 테마를 읽고 들어가니 입구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조각상이 있다. 이상한 세계로의 여행이 시작될 모양이다. 앨리스 머리가 수많은 장미로 뒤덮혀 있고 목을 보니 장미가 만발한 나무 한 그루다. 기발한 상상의 천재답다. 그 옆에는 그 유명한 '시간의 단면'-나무 가지에 시계가 빨래처럼 축 늘어져 널려 있는-이라는 작품도 있다. 사진으로 보던 달리의 작품들을 실제로 보니 전율이 인다.


 

 달리는 개미를 ‘죽음’, 강낭콩을‘생명’, 지팡이를 ‘남성’ 또는 현실과 비현실을 이어주는 상징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여성 몸을 소재로 한 조각 작품 대부분은 지팡이가 바치고 있었는데 버팀목인 남성이 있어야만 여성이 하나의 완전한 인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이라던가....달리는 여성들의 주체할 수 없는 성적 욕망을 서랍을 통해 표현했다.빼꼼이 연 서랍을 통해 여성들의 성적 욕망을 분출하고 있다.달리의 작품들은 온갖 기발한 상상들도 표현되어 있어 난해했는데 상징을 알고 그림을 볼 때 어떤 상징이 쓰였는지를 살펴보면서 보니 조금씩 이해가 된다.



  달리는 그림을 여러 가지 기법으로 표현을 했다. 수채화, 콜라쥬, 석판화, 목판화....그래서 디자이너들은 달리의 작품을 보고 많은 영감은 얻는단다. 달리가 디자인한 가구들도 재미있다.매 웨스트라는 배우의 입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매 웨스트 입술 소파’, 아내 갈리와 마주보고 있고 싶어 만들었다는 누운 S자 모양의 소파... 달리만의 독특하고 기발한 상상력이 모든 예술작품에 빛을 발하고 있다.


   달리가 민들레 홀씨를 들고 귀에 꽃을 꽂고 있는 사진이 있었다. 우리 나라에서도 귀에 꽃을 꽂고 있는 사람은 ‘미치광이’로 보듯이 스웨덴도 그런가 보다 .달리는 미치광이가 보는 세상(보통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고, 느꼈다고 하는)을 그린다고 했다는 데 달리답다



  달리의 예술작품들을 보고 있자니 정말 ‘이상한 나라’에 온 것이 아닌가 착각이 든다. 달리의 사진들을 보니 표정 하나하나가 예술이다. 평범한 모습이 하나도 없다.

  ‘달리 생각하시오’ ‘달리’의 이름답게 달리의 작품들을 보니 세상이, 사물이 달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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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달부터 공부를 더 하기로 했다. 그래서 가르치고 있던 많은 아이들과 어쩔 수 없이 작별을 해야했다. 남자 아이들은 무덤덤한데 여자 아이들은 서운한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나와 함께 생각을 쑥쑥 키워나가자고 ‘쑥쑥’이라고 모둠 이름을 지었던 아이들은 더했다. 그래서 마지막 수업은 떡볶이 만들기를 하고 토요일날 추억 만들기 여행을 가기로 했다


  마지막 수업을 하기로 한 날, 앞 주에 준비해 올 재료들을 각자 나누어 주었더니 야무지게 챙겨왔다. 그런데 남자 아이 한명은 심한 감기에 걸려 오지 못했다. 이 수업을 아주 많이 기다렸던 아인데. 떡볶이를 만들어 먹고 글쓰기는 다음 시간에 새로운 선생님과 해야한다고 했더니 앞에 바뀔 선생님이 계신데도 싫다는 기색을 보인다. 아이들과 함께 떡볶이 만들어 먹으면서 사진도 찍고 떡볶이 이름도 지었다. 아이들이 만든 떡볶이 이름은  ‘우리들의 추억 만들기 떡볶이’.


  이 모둠 아이들은 방학 숙제로 명승지를 다녀와서 글쓰기 하는 것이 있었다. 그래서 추억 여행은 부산의 명승지중 한 군데를 가기로 했다. 토요일, 부랴부랴 수업을 끝내고 아이들을 데리고 오륙도를 갔다. 아름다운 추억도 만들겸, 방학 과제물도 할 겸.

  가기 전에 인터넷에서 부산의 명승지 자료 뽑고 아이들이 견학하고 간단하게 정리할 표 만들고 허겁지겁 가는데 아이들한테 전화가 쉴 새 없이 왔다. 토요일 오전 수업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만나기로 한 시간이 지나버렸기 때문이다. 초보 운전자라 아이들을 태우고 가면 위험할 것 같아 해야 할 이야기가 많았지만 사는 게 바빠 얼굴도 자주 못 본 같은 사무실 심선생님께 운전을 부탁을 했다.


  아이들을 태우고 명승지들 중 가고 싶은 곳을 정하다가 가까운 오륙도에 가기로 했다. 아이들은 먼 곳을 가고 싶어 했지만 겨울이라 해가 빨리 질 것 같아서 가까운 곳에 가서 놀다오기로 했다. 가는 길에 음료수랑 과자를 사서 심샘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갔다. 그런데 오륙도 들어가는 길이 많이 바꿨다. SK뷰에서 한센병 환자들이 살던 마을을 철거하고 대규모 아파트 짓는 공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사 현상을 거슬러 올라가니 새로 만들어진 오륙도 진입로가 나왔다.


  차를 중간에 세워두고 오륙도가 보이는 바닷가로 내려갔다. 아이들은 “너무 멋있다‘고 탄성을 질러댄다. 정말 아름다웠다. 거친 바람이 머리카락을 헝클어대 정신은 없었지만 가까운 곳에 이렇게 멋진 곳이 있는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이들은 수첩을 꺼내 들고 메모를 하기 시작한다. 내가 다른 선생님께 이 아이들을 인계하면서 '남 주기 아까운 아이들‘이라고 했던 것처럼 ’기특한 녀석‘들이다. 그런데 오륙도가  2개 밖에 안보인다. 섬이 겹쳐 보이는 곳에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섬이 왜 2개밖에 없냐고 한다. 바닷가에 계시는 분께 물어보니 갈 때 오른쪽으로 돌아서 나가면 대여섯개로 보일 거라고 하셨다. 갈 때 그곳으로 가기로 하고 기암 괴석들이 있는 곳으로 가니 그 위에 위태롭게 서서 낚시하는 분들이 많다. 앉아서 쉴 수 있는 편평한 곳을 골라 앉았다. 내려다 보니 물이 아주 맑고 깨끗하다. 작은 바위섬 한가운데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가지고 간 과자를 나누어 먹으면서 심샘과 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아이들은 또 저희들 대로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깔깔대며 논다.


(오륙도가 (두 섬밖에 안보이네)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시계를 보니 4시다. 아이들은 가고 싶은 기색은 없는데 날이 저물어지기 전에 출발해야할 것 같아서 기념 사진을 찍고 아이들을 데리고 올라왔다. 내려갈 때는 몰랐는데 올라올 때는 차 대 놓은 곳이 제법 멀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처음에는 왜이렇게 멀어요 하더니 나중에는 엉덩이 춤을 추면서 올라간다.

  차를 타고 아저씨께서 가르쳐 준 대로 오른쪽으로 돌아나가니 오륙도가 4개 정도로 보이는 곳이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륙도를 다른 각도에서 보고 따뜻한 컵 라면을 먹었다. 그 곳에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었는데 오헨리의 소설‘20년 후’처럼 그 앞에서 3년 후에 만나잖다 그래서 6학년이 된 해 12월 31일날 1시에 그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가슴이 뭉클하다.


   재철, 예주, 하영, 상희와 더불어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돌아오는 길,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 아이들의 머릿속에 나에 대한 기억들이 희미해져 가겠지만 아이들이 오늘 여행을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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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5-11-20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솜님, 부산에 사시네요. 제가 사는 동네 가까운 곳에 오셨더랬군요. 위에 있는 아이들 얼굴이 참말로 해맑네요. 넘 이뻐요. 다솜님 마음도 참 이쁘구요.
 



 

옛날 우리 조상들은 섣달 그믐날

솟대에 볍씨 주머니를 매달아 새해 풍년이

들기를 기원했다네요


저는

저 솟대에 기쁨이랑 행복이랑 좋은 일들이랑

투명 주머니에  듬뿍 넣어 매달아 놓았어요

 

제 서재를 방문 하는 모든 분들에게

새해 좋은 일 풍년 들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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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모으는 사람 풀빛 그림 아이 27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모니카 페트 글,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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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루퉁 씨는 생각을 모으는 사람이다.예민한 생각들이 마음을 다칠까봐 좋아하는 생각이 있어도 내색않고 소중하게 모은다.이렇게 모은 생각을 정리해서 화단에 심고 아름다운 향기를 풍기는 꽃들을 피워 세상으로 날려 보낸다. 그래서 날마다 우리는 새로운 생각들을 하며 산다.


  제목만 보고 아이들은 “돈도 안 벌고 생각들 모아서 뭐해요?” 이런다. .돈도 못 버니까 옷도 꾀죄죄하고 가방도 낡은 것을 들고 다닌다나.

  아이들은 아직 모른다. 자기들이 지금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데는 수많은 사람들의 댓가 없는(물론 댓가를 바라고 하는 경우도 많지만)도움이 있다는 것을.


  “네 생각이 어딘가로 날아갔는데 누군가에게 짓밝히면 넌 기분 좋겠니?”

  “기분 나쁘죠.”

  “ 부루퉁씨는 네 생각이 누군가에게 짓밝히지 않게 모아주는 거야.

   부루퉁 씨는 이 일이 돈을 많이 버는 일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 거지.

   너희가 하는 생각들을 모아 꽃 피워주는 사람이 없다면 너희 생각은 네 머리 속에서만 있지

   다른   사람에게는 전달이 안 돼지. 부루퉁 씨 같은 사람이 있기 때문에 네 생각이 다른 사람에

   게  짓밝히지 않고 전달되기도 하고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기도 하는 거야.”

  그제서야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표지를 보고 있으면 생각들은 부루퉁 씨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제 각각인 생각들이 아저씨 어깨위에도 앉아있고 모자위에 붙어 있는 데 참 편안한 얼굴이다. 아저씨가 생각들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기를 하다 보면 아이들이  내 생각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생각도 소중하다는 것을 배운다. 그림책이지만 고학년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기 하며 읽어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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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사라 페리 지음, 이경우 옮김 / 아가월드(사랑이) / 2002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저학년 아이들과 첫 수업을 할 때 이 책을 많이 쓴다

표지 그림도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내용도 재미있다.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기 때문에 이 책으로 수업을 하다 보면 아이들의 상상 주머니가 커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 책을 보여 줄려고 들고 있으면 책표지를 본 아이들은 잘 못 본건가 다시 들여다 보다가

“나뭇가지에 왜 물고기가 열렸어요?”

이런다. 그러면 나는 그러게 웬 초록 물고기가 나뭇잎 대신 달려 있네.

“물고기가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으면 어떨까?”

“이제 고기 먹고 싶으면 그냥 따먹으면 돼요.목 마를 텐데.....”

“만약에 고양이가 훨훨 난다면. 만약에 지렁이에게 바퀴가 달려 있다면. 만약에..........”

아이들은 갈수록 책에 빠져든다.

 

저학년 아이들과 함께보며 이야기 나누기 하기엔 이 책은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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