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도 대추나무  끝에 좋은 날

어린 유경이를 데리고
아버지 산소 성묘 갔지요
억새꽃 삼천리로 피어 있고요
방아깨비는 슬픔처럼 툭툭 튀어오르고요
할아버지 만나러 간다는
내 어릴 적 가을 한때 생각하면
아버지 발자국 되밟으며 가만히 듣던
그 벅찬 숨소리 생각하면
오늘 유경이도 따라오며 듣겠구나
생각하면 어느덧 나는
시냇물 데리고 바다로 가는 강물이지요
모든 길이 무덤에 이르러 깊어지지요.          - 안도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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