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25-07-09 0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시는 잘 안읽는 문외한이라서 그렇긴한데 3권짜리 세트판을 보니 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구매욕구가 날 것 같아요^^

목동 2025-07-11 11:26   좋아요 0 | URL
- ‘개여울’, 김소월 -
- ‘서풍부’, 김춘수 -
-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김광균 -
- ‘파장’, 신경림 -
- ‘농무’, 신경림 -
- ‘가난한 사랑의 노래’, 신경림 -
- ‘얼굴‘, 박인희 -

목동 2025-07-11 12:27   좋아요 0 | URL
비속에서
야유회는 끝났다
늙은 팽나무 아래로 자리를 옮겨
시골 어느학교 선생인 회장의 인사말로
비속의 야유회는 끝나가고 있었다
모두들 조금씩 비에 젖어 있었고
젖은만큼 쓸쓸한 표정들로
회장의 폐회사를 듣고 있었다
정류소 부근 어디에서
순대집을 열고 있는 동식이는
억울한듯 계속 소주잔을 기울이고
탄광에서 허리를 다친 현성이는
굵은 팽나무 몸통에 기대 앉아서
시종일관 막장처럼 말이 없었다
소학교 육학년의 소풍때처럼
지금도 늘 푸른 보리수 나무옆
백양사 대웅전 절마당에서
몇몇은 아쉬운듯 기념사진을
찰칵 찰칵 찍어대고 있었다
유일하게 서울에서 출세 했다는
의원 보좌관인 어느 정치 지망생은
은색의 소나타로 서둘러 떠나갔다
차후에 회장 한 번 하고 싶다는
출판사의 사장이 기부해 준
마지막 캔 맥주 한상자가 동이 났을 때
몇몇은 악을 쓰듯 마지막 노래를 불렀다
모두들 서로의 모습에서 자신을 보고
삶을 어루만지듯 악수를 나누고
조금씩 웃으며 손을 흔들고 젖은 모습으로 돌아 설 때도
가람비는 소리없이 내리고 있었다

- ‘어느 야유회에서‘, 윤일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