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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봉 정도전의 건국철학 - 도올문집 4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4년 1월
평점 :
황석영의 대하소설 '장길산'에서 화순의 '운주사'를 '혁명의 성지'로 표현했다. 천불천탑을 세우고 '와불'을 일으켜 세우면 민중해방의 세계가 열린다고 썼다. 영화 '광해'는 대선 이전에, '레 미제라블'은 이후에 인기이다. 원작 소설에서 샹브르리 거리 바리케이트 장면은 1832년 6월 5일 봉기를 다룬 것으로 왕당파였던 '빅토르 위고'는 1848년 2월 혁명을 계기로 철두철미한 공화주의자로 변신하여 민중의 권력을 지지한다.
안방에 안착한 '대풍수'는 천년의 신라가 멸망 이래 고려말기와 조선 왕조 탄생 태동기의 크레바스를 드라마틱하게 보여 주고 있다. 새 군주 감이 설정되고 학식과 식견과 지략을 겸비한 가신들이 등장한다. 특히 주목할 인물이 바로 '정도전'이다. 정도전과 정몽주는 문우로서 이색의 문하생이었다. 고려 귀족을 대상으로 전재개혁을 단행하면서 이씨 왕조는 탄생의 명분을 쌓는다. 결국 이성계 아들 방원에게 정몽주와 정도전는 당하고 만다.
이상국을 꿈꾸었던 허균의 '홍길동전'이 있다면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가 있다. 삼봉 정도전은 조선의 역사에서 유일한 혁명아요, 전문 정치인지 모른다고 저자 '도울'은 극찬한다. 삼봉은 근원적 변혁을 요구로 왕조의 변화를 수반했다. 명과 혁할 수 있는 이념의 설계를 완성했고, 그 설계를 현실로서 실천할 수 있는 권력을 장악했다. 삼봉은 좌절된 몽상가가 아닌 치열한 현실의 승자였다.
이념적 확신없이 제도적 개혁은 반드시 실패한다. 우리 역사속에는 동학혁명, 4.19혁명, 5.16혁명이 있다. 동학과 4.19는 혁명을 주도했던 주체세력으로서 개창하지 못했다. 제3의 5.16과 정도전•이성계의 혁명은 새 왕조 탄생시켰지만 성격이 다르다. 이성계의 혁명은 고려말기의 사회개혁을 목표로 한 새로운 지식인들의 운동이었다. 개혁의 완결을 위하여 조선 건국이 나타났으며 이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구현해낸 삶이 곧 정도전의 삶이었다.
세계는 지금도 혁명의 쓰나미를 재현시키고 있다. 최근 '자스민 혁명'의 원인 은 장기독재로 인한 부패만연, 극심한 경제난, 50%대의 취업률, 식량난, 청년의 분신 자살, 국민적 시위, SNS와 인터넷의 활약은 아랍전역으로 확산하여 '아랍의 봄'을 피웠다. 장자의 유일한 하늘은 현세의 민중이었다. 모든 힘의 근원은 우매한 대중에서 나온다. 13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