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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맨발
한승원 지음 / 불광출판사 / 2014년 4월
평점 :
하루 해가 서산으로 기울제, 햄거집 쇼윈도우 앞에 앉았다. 분주한 거리를 멍허니 보면서 떠오른 것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을 먼저 해야한다'는 사실이다. 무심히 큰 길 건너 편에서 한 취객이 은행 입구 주변을 휘청거리며 서성인다. 어떤 이유에서건 그의 모습이 내게 박혔는지 모른다. 그는 한 소시민이며 단정할 수 없는 무력자라는 성급한 내 판단이 있을 뿐이다. 카프카가 14년간 보험회사에 다니며 글을 쓸 수 있었던 것도 먼저 해야 할 일을 했기 때문이다. '변신'은 그의 처지를 잘 그린 작품이다.
싯타르타 출가 동기에는 두 가지 형이 있다. 하나는 왕자로서 싯타르타가 갖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다. 다른 하나는 자신의 혁신적 지도력에 대한 좌절감에서 비롯된 해결책 모색이다. 그의 전통적 출가의 변은 생로병사에 대한 풀이적 해설성이 짙지만, 작가는 싯타르타의 자기혁신을 통해 권력을 발바닥 밑에 내려 놓았음을 강조했다. 15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