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열린책들 세계문학 82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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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의 각오'의 '겐지'는 일본 현대문학의 '작가정신'이다. 그는 문단과 언론과의 관계를 끊고 오직 원고료 수입으로만 생활하면서 수도승처럼 금욕주의를 육화시켰다.


  '호밀밭의 파수꾼'의 '샐린저'는 오랫동안 은거하던 뉴햄프셔주 코니시에서 2010년 1월에 타계했다. 92세에 이르도록 장수하였으나 1편의 장편소설과 13편의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1965년 이후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지 않고, 세인의 눈을 피해 코니시에 은거하여 살았다. 자신의 삶이나 작품에 대한 관심을 극단적으로 피했다.

  독일의 은둔 작가들은 금욕주의적이지는 않지만 문단과 언론과 관계를 끊고 있다. 헤르만 헷세의 말년 은둔 이후, 1980년대 '향수'를 발표하여 성공한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대표 은둔 작가다. 독일 소설은 독일인 특유의 내면 지향성, 문학과 철학이 혼재된 듯한 심오함과 난해함으로 인해 지루하고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1980년대에 독일 문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가 바로 그 소설이다.

  이 소설은 18세기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극히 예민한 후각을 타고난 주인공이 향기로 세상을 지배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일대기이다. 자신은 아무런 체취도 없으면서 세상의 모든 냄새를 소유하고 지배하고자 하는 욕망을 타고난 주인공의 최상의 향수를 만들어 내기 위해 스물다섯 번에 걸친 살인도 마다 하지 않는 집념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그려지고 있다. 이 작품은 역사학을 전공한 작가의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18세기의 풍속도를 보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향수'는 36세 때의 출세작이지만, 1991년 42세에 발표한 그의 네번째 작품은 '좀머 씨 이야기'이다. 이 소설 또한 작가의 분신인 듯한, 소심하고 예민한 한 소년의 눈에 비친 이웃 사람 좀머 씨의 기이하고 슬픈 인생 이야기를 작가의 관찰자적 싯점에서 풀어 놓는다.  1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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