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질병에 취약하고, 사업에 실패하고, 의외의 부분에서 까탈스럽고, 남들의 험담에 시달리고, 불건전한 생각도 종종해가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다가 손에 묵히기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성인으로 둔갑한 공자의 나날도, 그의 살아생전에는 보통 사람들처럼 적당히 방만한 순간들과, 충분히 진실되지 못한 순간들, 최선을 다하디 못한 안타까운 순간들로 채워져 나갔다. 그는 우리처럼 비틀거리며 인생이라는 시간의 철로를 통과했다.
공자는 실패한 사람이었다. 정치라는 현실의 철로를 달리는 데 실패한 사람이었다. 파블로 네루다의 '빗속에 우두커니 서 있는 기차보다/ 더 슬픈 게 세상에 있을까? '라는 시처럼 공자의 제자들은 실패한 스승을 더 존경하고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