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이 이사를 가고 새로운 사람들이 이사를 왔다.
그런데 이 집은 이사온 첫날부터 정말 천정이 부서져라 소리를 내며 걷는 것이었다.
심하게는 천정의 등이 소리를 내며 흔들리기도 했다.
그래서 첨에는 올라가서 조금만 살살 걸어 주십사 부탁을 했다.
그리고도 계속 되는 소음.
마침내 편지를 한장 썼다.
"이웃이 되신걸 환영합니다.....일부러 그러시는것 아닌줄 잘 압니다. 조금만 살살 걸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한번 오시면 차라도 대접하겠습니다...."등등 이보다 더 정중할 수 없다 싶게 편지를 써 보냈다.
감정 상하지 않는 최선의 방법으로.
그러고도 나아진 것은 없었지만 참았다.
하루 2-3시간이면 되니까..
그런데 어제는 밤 11시 반부터 시작된 또 다른 소음이 괴롭혔다.
그 소음은 문닫는 소리.
베란다 창을 열어두게 되면 방문이 '쾅'하며 세게 닫히게 되는데, 일부러 그러는건 아닌데 계속 문을 여닫으며 소음을 내고 있었다.
집안에 뭐 그리 돌아다닐 일이 많은지 한 10여번이 넘게 열고 닫고...
12시 반이 된 시간...또 다시 쾅, 쾅,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어 올라 갔다.
벨을 누르고 한참만에 문간에 나온 아저씨에게
"저, 문좀 살살 닫아 주시면 안될까요? 집이 막 울리고 창이 흔들리거든요." 그랬더니
"아 왜 예민하게 구세요?" 그런다. 헐.. "제가 예민한게 아니라 와서 들어보시면 정말 크게 울리거든요.그러니까 문만 좀 살살 닫아 주시면 되는데요."
아저씨: "아니, 그렇다고 해서 '야 이놈들아, 니들은 뭐하는 놈들인데 시끄럽게 난리냐' 이러면 안되잖아요."
나: (헉...내가 언제 욕을 했다고.) 제가 언제 그랬어요. 문좀 살살 닫아주시면 안될까요. 그얘기 했잖아요.
아저씨 : 편지 보냈잖아요.
나 : 아, 그런데 그 편지 그렇게 점잖게 썼는데 무슨 말씀이세요.
아저씨 : 저기, 좋은 대학 나오셨나봐요. 저는 좋은 대학 못나왔거든요. 좋은대학 나오셨죠?
나 : (뭐냐, 정말) 아니, 아저씨. 지금 문 살살 닫아 달라는것 하고 제 학벌이 무슨 상관이예요.
그리고 몇마디 말이 오가고
아저씨 : 내일 제가 그 집에 가겠습니다. 10시에.
나 : 네, 그러세요. 그런데 아침 10시요, 밤 10시요?
아저씨 : 아침10시죠.
나 : (이 아저씨 직업도 없나) 10시에는 아무도 없죠. 출근하고.
아저씨 : 그럼 저녁에 가죠뭐.
나 : 그러세요.
오늘 올지 안 올지 궁금하다.
중요한건 어제 이 아저씨, 한잔 걸쳐서 맛이 가 있던 상태였다 판단된다는거.
도대체 방문 쾅쾅 닫는거랑 나의 학벌은 무슨 상관관계일까?
오묘한 관계???
그리고 내가 했다는 욕설은 어디서 들은 걸까? 환청일까, 아니면 내가 가기 전에 또 욕을 한바탕 먹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