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다녀왔다.

즉 여행을 다녀왔다.

항상 휴가에는 해외로 여행을 간다.  일년에 한번 정도는 아등바등 살아온 나에게 그정도 상은 줘도 된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는 휴가를 온전히 휴가로 보낼 수 없다. 전화가 단절되지 않고,온갖 근심과 걱정이 배낭에 매달려 따라오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은 내가 적극적으로 로밍을 하지 않는한 연락은 두절되고 비행기의 이륙과 함께 근심과 걱정은 공항 활주로에 덩그러니 남는다.

다만 현지에서의 형이하학적 고민만이 남게된다.

'오늘은 뭘먹지?', '오늘은 뭐 하고 놀지?' 가장 큰 고민은 '오늘은 어디서 자지?'정도....

그리고 다시 인천공항 활주로에 비행기가 내리는 순간 그놈의 근심걱정은 어느새 올라타서는 등에 찰싹 매달린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점은 내가 늙었다는 사실.
귀찮아서 절대 사진 안찍게 되고, 조금만 열심히 놀면 밤에는 저녁을 먹으러 나가지도 못할만큼 피곤해진다.
예전에는 하루종일 놀고도 밤에 또 나가 놀았건만.

그래도 아직은 리조트나 호텔에 연연하거나, 먹는 음식의 격에 대해서 연연해 하지 않는다는게 위로라 할까.
아직은 그냥 게스트하우스면 만족하고, 길거리에서 대강 사먹는 밥에도 흐뭇하니 그리 많이 늙지는 않았다고 자위한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휴가 후유증을 치유하고 있다.
항상 문제는 여행이 끝나면 다시 떠나고 싶어진다는데 있다.

아 그리고 이번에 느낀건데...
날이 갈수록 여행가방이 가벼워 진다.
이번에는 책가방의 절반도 안찼다. 대신 더러움에 익숙해진다.ㅋ
어제 입었던 땀절은 옷 대강 말려서 다시입기.
남의 칫솔 빌려서 이닦기.
엄청 더러운 물에 그릇 닦는거 보면서 맛있게 밥먹기 등등.

그래서 사람들이 자꾸 나한테 중국사람이냐고 물어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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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8-30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 가끔 소식 궁금했답니다.^^


코마개 2006-09-01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감사합니다.
안죽고 있었습니다.
님덕택에 갑자기 존재감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