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빕스에 가서 밥을 먹었다.
원래 패밀리 레스토랑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사실 그 음식들 좀 달아서 싫어하기도 하지만 애들이 많이 와서 더 싫다)

그런데 주문을 받는 종업원이 옆에 와서는 무릎을 꿇고 주문을 받는 것이었다.
그래 내가 말했다.
"저기, 서서 받으세요. 앉지 마시죠."
그랬더니 이 종업원 난처한 얼굴을 하며 쭈볏쭈볏 일어난다.
주문을 하고 있는데 어느새 다시 앉았다.
"앉지 마시라니까요. 그러지 마세요. 부담스러워요."
그러자 두리번 거리며 일어난다. 아마도 매니저 눈치를 보는 것이겠지. 뭐라 하면 손님이 시켰다고 하면 되겠지.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돈 좀 받는 매장에서는 무릎을 꿇고 눈높이를 맞추어 주문을 받는게 유행이고 높은 서비스로 인식이 되는 듯하다.
그런데 난 이게 참 마음에 안든다.
종업원들이 내 돈을 날로 먹는 것도 아니고 정당한 서비스 하고 받는 돈인데 내 앞에 무릎까지 꿇어가면서 일할것 까지는 없지 않는가.
그리고 그런 서비스를 강요하는 업체도 종업원 개개인이 굴욕을 느끼는지 아닌지 설문 조사라도 해보고 하는 걸까? 서양에서는 무릎을 꿇는다는 의미가 어떤지 모르겠으나 한국에서 만큼은 과히 명예로운 자세는 아니라는 점을 생각할때 더욱 그렇다.

다음에는 점장에게 말해주고 와야겠다.(그런다고 바꾸지도 않겠지만)
일어 서서 받으세요, 라고.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kleinsusun 2005-11-21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러니깐...페밀리 레스토랑에 가지 말자구요.
갈수록 페밀리 레스토랑이 안 땡겨...역시 국물이 짱!
아...아직도 속이 안풀려용. 우째....

코마개 2005-11-21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가린에 밥 비벼드시죠. 오옥~
뭐 숙취해소 음료 많고 많지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여명808을 추천합니다.
한번 먹어봐~~

로드무비 2005-11-21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백화점 문 열면 백화점 엘리베이터 앞에 도열한 판매사원들이
허리를 90도로 꺾어 인사해요.
그것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
지금은 뭐 백화점 갈 일도 없지만......

조선인 2005-11-22 0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앉아서 주문받는 게 모 페밀리 레스토랑의 우리나라 지점에서 고안한 거라죠? 손님의 반응이 좋아서(-.-;;) 전세계 지점으로 확대되었다 하더이다. 우웩.

코마개 2005-11-22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그 시간에 백화점도 가보시다니. 정말 부지런 하십니다. 전 아무리 싸게 파는 물건이 있어도 절대 아침에 갈 수 없어서 그냥 비싸게 살 정도로 느려요. 백화점에 요즘은 갑자기 음악이 나오면서 전직원들이 정자세로 "어서오십시오 손님, 친절히 모시겠습니다"그럼서 인사 하는데 어우~~

조선인님 그게 한국에서 고안한 거군요. 정말 싫다. 양심에 찔리지 않을 정도로만 상대를 굴종 시킴서 본인이 대접 받는 느낌 받는거...원래 자존감이 있는 사람은 그런거 없어도 충분히 만족하는데.

부리 2005-11-28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말이 그말.....

2005-11-28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코마개 2005-11-29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부리님 저랑 같은 생각이신 분들이 꽤 많군요.
 

오늘 적금을 찾는 날이다.
돈을 찾아서 내 통장에 넣어둘까 하다가 우선은 자동차 할부금부터 갚는게 경제원칙상 바람직한것 같아 그렇게 하기로 했다. 이자가 8.9%인가 하니 매우 비싸니까.
그런데 이 할부금융사가 참 요상하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저, 할부금 전액 상환하려구요.얼마 남았죠?"
"고객님, 할부금을 상환하시려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이게 무슨 소리인가...왜 돈을 갚냐는 질문에 뭐라 해야 하나?

"네?"
"상환 하시려는 이유가 뭔지 여쭤봐도 되냐구요."
"허,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지 무슨 이유요?"
"아, 네 그러시군요."

나 참. 돈 갚아 주는게 전혀 안 반가운가 보다.
그러더니 한수 더 뜬다.

"고객님 이번에 이벤트 기간이어서 전액 상환하시는 고객님께 2천만원까지 신차구입 할부대출을 해드리는데 이번 기회에 신청하시죠."
"네, 생각해 보구요."(속마음: 사람은 2개인데 차는 3개 사서 뭐하게?)
"고객님 지금 신청하셔야 하는 거거든요.  지금 해드릴까요?"
"아니요, 전 돈 갚을 거거든요. 그 얘기 하죠."

정말 요상타. 돈 갚으려고 전화한 사람에게 필사적으로 안 받으려는 저 몸부림 이라니...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파란여우 2005-11-14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돈많은 재벌로 알려져서 하루에도 대 여섯번은 대출 우수고객 대상자로 선정되셨다는 기쁜(???)소식을 듣습니다. 그러니까 좋은 말 할 때 빚 얻어 쓰라는....하하하하하

코마개 2005-11-15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런. 그렇게 큰 재벌이셨다니... 제 주변에는 재벌이 참 많아요. 제발 돈좀 빌려 써달라는 사정을 듣는 사람들. ㅋㅋㅋ

세벌식자판 2005-11-17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사람들한테는 닭을 잡아먹는 것 보다.... 달걀을 두고 두고 빼먹는게 남는 거거든요.... 그거 아세요?! 자동차 회사에서 차 팔아서 버는 돈 보다 할부해줘서 이자로 받는 돈이 더 많다는 사실~~~ ^^;

코마개 2005-11-17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차파는 이윤보다 할부금융 이윤이 크다... 그러고 보니 현대 자동차 사면 현대 캐피탈, 대우는 대우, 딱 특정 되어 있잖아요. 이거 불공정약관 아닌가?
 

계약직

                            오진엽

 

유통기간 지난 우유
버리지 못하고
훌 훌
빈껍데기는 재활용 통에

내일이면
유통기간 다 되어
버려질 내가
재활용 되는 우유팩
부러워지는 오늘
나는
재활용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우리집은 나만빼고 다들 열렬한 예수쟁이이다.
나도 물론 철모르던 시절 세례도 받고 할짓 다 했다.
그런데 지금은 교회에 가지 않는다.
교회에 가지 않는다고 해서 하나님을, 예수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물론 부처님도 부인하지 않는다. 알라도.
이 지점에서 나와 우리 가족이 다른 점이겠지.
하여간, 어쨌건 나도 예수와 부처의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럼 이런 얘기를 왜 하느냐...

얼마전부터 조카가 psp를 사달라고 엄마(나의 언니)를 졸랐나보다.
당연히 안사주고 버티는 실랑이가 있었고, 급기야 나의 신랑이 일본을 간다고 하니 그 녀석이 나 몰래 전화를 해서는 사다 달라고 말했다가 나에게 혼구멍이 났다.

그런데 어제 언니가 드뎌 게임기를 사주었다고 한다.
그 사준 이유가 맘에 들지 않는다.
나는 녀석에게도 말했지만 니가 정 그렇게 그게 필요하다면 일을 해서 돈을 벌어서 사라고 하던가 노력의 댓가로 주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녀석은 전 주 일요일에 교회에 가서는 psp를 살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문과 함께 감사헌금을 냈다는 것이다. 그 감사헌금을 낸 것은 설교 후 헌금시간에 목사님이 말을 했고(이 지점에서 납득할 수 없는것 하나는 왜 교회들은 누가 뭐 냈는지 그렇게 열심히 홍보를 해주는지.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면 안되나?), 이에 '감화감동'한 언니와 형부는 그 녀석에게 기도의 응답이라고 그것을 사주었다.

난 그 얘기를 듣고는 화를 버럭 냈다.
"아니, 애가 그런 기도를 하고 헌금을 내면 야단치고 똑바로 가르쳐야지 사주긴 뭘 사줘. 예수가 산타클로스야?"

그러자 엄마는 뭔 쌩뚱맞은 소리냐는 표정이다.
"예수 믿는 다는 사람들이 맨날 하는 기도라는게 우리집 식구 건강하게 해주고, 사업 번창하게 해주고, 시험 잘보게 해주고 그 따위 기도밖에 못하냐구. 예수를 믿는 이유가 진정 그렇게 살기를 원하는 거라면 자신의 깨달음을 고백하고 그렇게 살지 못함을 반성하고 다짐하는 기도를 해야지 이게 뭐하는 거야. 그리고 내 자식 시험 붙게 해달라고 전국의 모든 예수쟁이가 기도하면 하나님은 어느 장단에 춤추냐?"

난 정말 화가 나서 한 소리였다. 애한테 똑바로 가르치라고.
그런데 모든 식구들의 뜨악한 표정과 함께 '교회도 안가는게 말이 많아'식의 화답.
아 좌절이다. OTL
내가 이래서 교회 안간다.

11월 23일이 대입시험일이다.
20일 일요일에 모든 교회 강대상에서는 대입 수험생들 떨지 않고 최선의 실력으로 시험을 보게 해달라고 목사님들이 기도를 하겠지.
과연 하나님은 누구 기도를 들어줄까?
기도대로 되는자 믿음이 강한자. 기도대로 안된자 믿음이 부족한자  또는 뭔가 하나님의 다른 뜻이 있는자.
(이걸 지금 말이라고....내가 하고도 한심하네)

 

첨언.

이렇게만 말하면 모든 예수쟁이를 싸잡아 욕하는게 되니 예외적 인간 하나.
내가 좋아하는 예수쟁이가 한명 있다. 아버지부터 형까지 3명이 목사란다.
그런데 그 사람은 평소 교회얘기를 잘 하지는 않지만 가끔 교회를 주제로 사람을 웃겨주는 재주가 있다.
어느날 고스톱을 치는데 그 사람이 패가 너무 잘 맞는 것이다.
그러자 그 사람 하는 말.
"우리집에 목사가 3명이거든. 이게 보통 일이 아냐. 그래서 영발 받아서 고스톱을 치면 뒷패가 저절로 착착 붙게 되어있어."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로드무비 2005-11-07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빨' 저도 가끔 써먹는 단어입니다.ㅎㅎ
선물 사준 과정이 저도 별로 좋아보이지는 않네요.
그런데 부모가 되면 아이가 그렇게까지 나오는데 외면하기 어려울 거예요.^^;;

코마개 2005-11-08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미지 바뀌셨네.
아마 부모맘은 그렇겠죠?? 그래서 자식교육이 힘든거라고 하는 걸거예요.
그래서~~전 부모가될 자격이 별로 없는것 같아요. 냉혈적 인간이라서.

marine 2005-11-09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복성 신앙 보다는 자기 존재의 근원을 밝혀 주는 철학적 의미로 종교를 받아 들이고 싶은데, 제 신앙이 약해서 의심이 많다는 안타까운 눈길을 자주 받아요

코마개 2005-11-09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한국이라는 나라에서는 광신도가 되거나 믿음이 약한 자가 되거나둘중 하나 뿐인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의문을 제기하면 믿음이 약한자가 되버리죠. ㅎㅎ
그래서 전 교회에 안갑니다. 믿음 좋은 사람들만 다니라고.

kleinsusun 2005-12-19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 글을 지금 읽었네.... 재미있어요.
영화 [Bruce All Mighty]가 생각나요. 모든 사람 기도를 다 들어 줬더니 Lotto 당첨금이 10불도 안되고 뭐 그런...
근데....목사님은 무슨 그런 자잘한 헌금까지 다 말씀을 하신데요?
그 교회 다니는 다른 애들이 다 감사 헌금을 내고 부모들이 겜기, 장난감, 용돈을 주기를 기다린다면? 헉!!!

코마개 2005-12-20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다. 그 영화네...
그런데 제 생각에는 교회에서 헌금한 사람 이름을 주보와 광고에 내는 것 자체가 문제 있다고 생각되요. 크던 적던.
 

며칠전이 삼촌의 생일이었단다.
엄마가 전화를 해서 축하한다고 말하라 시켰다.
그런데 그 대화가 좀 그렇다.

"나 원래 전화 하는거 싫어하잖아."
"그래도 한번 해. 삼촌은 아무도 없잖아"

엄마의 저 말에는 측은함이 가득 뭍어 있었다.
삼촌은 아이가 없다. 나이는 환갑을 훨씬 넘겼으나 부부와 할머니 셋이 산다.
왜 아이가 없는지는 모르겠다. 엄마도 모른단다.

전화를 끊고 나니 나의 미래에 생각이 미쳤다.
나는 아이가 없다. 앞으로도 아이가 없을 것이가.
하지만 난 별로 아쉬운 점을 느끼지는 못한다.
그런데 훗날 내가 환갑이 넘은 어느 생일에...
우리 언니가 조카에게
"이모 생일인데 전화 좀 해."
"싫어. 전화하는거 싫단말야."
"그래도 한번 해. 이모는 아무도 없잖아"
라는 대화를 하게 될까?
조카는 내가 삼촌을 생각할 때 느끼는 짠함을 나에게 느낄까?


댓글(9)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줄리 2005-11-04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저두 아이가 없는데 이런 경우도 생기겠군요. 내가 그렇게 이뻐한 조카가 지엄마가 시켜 억지로 전화한거라면 맴이 좀 아플거 같군요..

하루살이 2005-11-04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촌 본인도 그렇게 느낄까 정말 궁금하네요?
본인도 그렇다면 정말 애처럽습니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면야...
너무 먼 미래 행복한 꿈만 꿨으면 합니다.

코마개 2005-11-04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리님 그런 저런 이유로 도중에 아이를 낳게 되는 경우가 많겠죠. 하지만 뭐 그런 시선 쯤이야...
하루살이님 오랫만이예요. 삼촌이 어떻게 느끼실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마 저는 아무렇지 않을거예요. 단지 조카들의 눈에 비치는 내가 내가 보는 삼촌의 모습과 같을까 라는게 궁금해요.

로드무비 2005-11-04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 전 저도 한 번은 떠올려봤던 듯.
불쌍한 이모로 비치려나......^^

코마개 2005-11-05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은 '마이도러!!'가 있잖아요.

marine 2005-11-09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 저도 아이에 대한 생각이 없는데 조카들이 절 불쌍하게 여길지 어떨지는 한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어요 대신 엄마, 아빠가 절 불쌍하게 생각할까 봐 늘 그게 걸린답니다 전 아무렇지도 않고 남이 뭐라고 생각하든 말든 상관없는데 엄마, 아빠가 가슴 아파 하는 건 너무 걸릴 것 같아요

코마개 2005-11-09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 아빠는 그렇게 생각 안하실 겁니다. 뭐랄까...딸을 시집보내도 서운하고 안보내도 걱정 되듯이 딸이 아이를 낳아도 속상하고 안낳아도 걱정되고. 딸가진 부모님은 대부분 딸이 아이를 낳징낳겠다고 그러면 수긍하실듯.

마태우스 2005-11-12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이가 없는데, 전화받는 건 더 싫은데.... 그때되면 제가 외로울까요?

코마개 2005-11-14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마태우스님께서 저의 서재에, 이런 영광이!!!
아마 외로울걸요. 그런데 아이가없어서 외로운게 아니라 인간은 원래 외로운 거잖아요. 중요한건 정작 본인은 아무렇지 않은데 주변 사람들이 대신 외롭다고 난리를 쳐주죠. 그게 본인에게는 더 우울한 일인줄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