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연내 폐지한다던 호주제는 올해로 넘어왔다.
헌법재판소는 결정도 안내리고 국회 눈치보느라 시간만 끌고 있다. -니들 속셈 다 안다. 국회에서 폐지하면 될걸 위헌 판결이나 합헌 판결 내어서 욕먹을 일 없다는 비겁한 생각.- 나도 헌법 전공자지만 헌재, 생각할 수록 계급 편향적이다.
하여간 그리하여 나는 혼인신고도 못하고 올해로 넘어왔다.
나름대로의 똥고집이 있어서 호주제 페지 전에는 혼인신고 못한다 큰소리 뻥뻥 쳐논 상태다.
착하고 순한 신랑은 결혼전에 부부재산계약을 해서 등기 해달라는 나의 요구도 100% 수용하고, 혼인신고도 너 좋을 대로 하란다. -부부재산약정이라고 결혼전에 약정하여 등기소에 등기하는 제도가 있다.-

올 2월에는 폐지 한다니 일단 반갑기는 한데, 폐지의 대안으로 들먹거리는 가족부라는게 또 영 맘에 안든다. 부부중 한명을 중심으로 가족편제를 한다는데 왜 부부중 한명을 중심에 세워야 하나? 난 그냥 나로 존재하면 안되나? 그러면 분명 대부분 남자를 중심으로 편제 할텐데 그렇게 되면 여자는 결혼하면 아버지 가족부에 있다가 남편 가족부로 옮기게 되는건데 호주제에서 달라지는게 거의 없어진다.
그리고 새 신분편제를 만들려면 시간이 걸릴테니 시행에는 또 시간이 걸리겠지?
2007년 이나 되어야 혼인신고를 할 수 있으려나....
우리 엄마는 왜 혼인신고 안하느냐 난리이다. 그래서 조용히 말씀 드렸다. " 이 한국이라는 나라는 말이지 여자가 혼인신고 해서 좋은건 단 하나도 없는 사회야. 그리고 난 호주제에 반대하는데 그 호주제에 협조해서 혼인신고 할 수 없어, 사는데 그런거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하지만, 내 신념에는 매우 중요해."

사실 혼인 신고 안해서 불안한건 딱 한가지 밖에 없다. 그 사이 신랑이 죽어버리면 나는 상속권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 겨우 지금 사는 집의 전세 보증금 정도만 법적 보호를 받는 다는 사실. 그래서 영악하게도 나는 해외여행을 갈때는 신랑의 여행자 보험의 사망시 수익자를 나로 지정해 놓고 간다. -남들이 생각 하기에 매우 엽기 호러 스러울 것 같다.-불편한 점 하나는 임대주택을 분양 받는데 번번히 단독세대주로 순위가 밀려 버린다는 것.

그러나 뭐 신념을 지키겠다는데 이정도 불안과 불편은 감수 해야지. 그나 저나 호주제 빨리 폐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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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5-01-12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추천 한 방 날리고.

호주제 때문에 피해받는 이가 정말 하나둘이 아닙니다.

큰오빠 부부도 큰조카 문제 때문에 혼인신고는 물론 둘째조카 출생신고까지 미루다

결국 벌금까지 내는 헛소동을 벌여야 했지요.

더 기막힌 건 큰조카 초등학교 입학 후 담임이

"각별한 주의를 요하는 학생인데 엄마가 면담하러 한번도 안 왔다"는 식으로

전화하는 바람에 부아가 치밀었다지요.

애당초 초등학교 입학하는 거랑 호적등본이랑 뭔 상관이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게다가 제안서 내다보면 담당자 호적등본을 요구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

이것도 진짜 황당하지 않습니까?

제일 속상한 건 큰조카의 생물학적 아버지 집안에 일이 있을 때마다

새언니에게 전화를 해서 큰조카 방문을 종용한다는 것입니다.

양육권을 양보하는 선심을 썼으니 '장손'으로서의 도리는 마땅한 거 아니냐며 큰소리.

양육비도 안 주는 주제에 말입니다!!!

코마개 2005-01-12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선생 뭐하는 인간이래요? 아니 재혼한게 무슨 범죄라도 되나? 무슨 각별한 주의야.미틴...출판하는데도 호적등본 내야 한답니다. 아니 책 내는 것과 호적은 무슨 상관이래. 뉘집 자식이면 책 못내게 할건가? 글고 그 양육비도 열받아요. 판결 받아도 이것들이 안주고 버티면 방법이 없어요. 매달 마다 압류할 수도 없구.국가가 아동복지기금을 만들어서 선지급 하고 양육비 지급 의무자에게 강제집행 해야 한다니까요. 장손, 장남, 맏며느리, 큰딸....니~~미. 개나 물어가라지.

조선인 2005-01-12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켁, 출판할 때도요? 정말 신기한 나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