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내가 일주일 여러 날들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화요일이었다. 화요일을 언젠가부터 나만의 휴무로 정하고 우리 동네나 이웃 동네 양림동의 카페를 가곤 했는데 어느 순간 피로해졌다.

 

비슷비슷한 인테리어와 음료들.

그리고 지출 부담도 있고.

 

아이들이 어릴 때는 소파가 없었지만 이제 소파를 하나 사고 집에서 더 쉴 생각이다.

교외로 여행을 나가는 것도 5년간 거의 근교를 다녀서 그런 것도 있고

아들이 사춘기라 통 나가려고 하지를 않아서 이번 겨울은 집에서 보내는 긴 겨울이 될 듯하다.

 

새벽부터 텀블러를 정리하니 어찌나 많은지.

 

애들아빠 직업특성상 텀블러가 종종 생기고 선물도 받고 내가 굿즈도 받다보니 많아졌다.

 

특히 알라딘 굿즈가 많은데 받아서 며칠만 사용하고 기능이나 외부 마감이 떨어지는 면이 있어 자주 쓰지 않게 된다.

 

무민은 아예 기스가 난 것이 왔고 뚜껑에 손잡이 달린 안톤 체홉 텀블러는 설거지 한번에 외부 영문 프린트가 지워졌다.

 

모슈 제품과 비슷한 비밀의 화원은 입구가 좁아 잘 안 쓰게 된다.

 

맥심 카카오 라이언을 딸 주려다 끊은 믹스를 다시 마시게 되었다. 아무튼 이제 일 가거나 산책할 때는 텀블러와 티백으로 다녀야겠다. 

 

 

대상포진 치료를 마지막으로 받고

동네 도서관에서 편히 볼 수 있는 사진집을 골라보았다.

 

활자를 볼 만한 집중력이 없었는데 술술 넘겨본 사진집 정말 좋았다.

 

<아프리카 더 컬러풀>은 아프리카 하면 떠올릴 수 있는 긍정적인 이미지들을 다 소환해낸다. 알록달록한 의상들, 가게들, 소년소녀가 새하얀 치아를 드러내고 밝게 웃는 모습, 광활한 대자연과 신기한 동물들 당분간 아니 어쩌면 평생 못가볼 수도 있어서 더 유심히 보게 된다.

 

<신의 영혼, 오로라>는 천체사진작가의 오로라 사진과 경험담을 모은 책이다.

 

<칠월과 안생> 원작을 읽었는데 영화와 다른 것도 많다. 뭔가 두 이야기 다 슬프다.

 

안생은 매력적이고 불운한 캐릭터이고 칠월은 진짜 보살이고 가명은 구제불능 이기적인 인사라는 큰 틀은 같다. 소설에서의 칠월이 더 힘들듯해서 마음 아팠다.

 

그래도 영화나 소설이나 구속하지 않고 독점하지 않고 자기 자신보다 상대를 아끼는 진짜 큰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물으려고 하고 있다.

 

어렵다.

인간이 도대체 자기 자신보다 그 누구를 더 사랑할 수 있겠는가?

 

부모, 자신의 형제, 절친한 친구라 해도 나 자신만큼 아낄 수 있을까?

 

*

안생의 인생 자체가 불운하고 재능에 비해 풀리지 않은 것은 안타깝다. 그러나 운이 좋은 칠월이었다고 해도 칠월이 안생을 만나 사랑한 대가가 너무나 혹독해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영화나 소설에 공통으로 나오는 구절인 남자란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견디기 힘든 존재인가, 가 기억에 남는다.

 

요새 내가 참 견디기 힘든 남자?는 의외로 아들이다. 사춘기를 직격으로 맞은 사춘기 남자애와 소통하고 협상하기가 힘들다. 일 때문에 애들아빠는 일주에 두세 번 오니 오롯이 이 아이를 내가 감당해야 하니 어렵다.

 

 

 

 

 

 

 

 

 

 

 

 

 

 

 

빌려볼 책들

두번째 책을 <초등 사춘기 아이를 이기는 엄마가 세상을 이긴다>로 읽어서 한참 혼자 웃었다.

 

책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차차 읽어야겠다. 주변에 동네언니 하나 없는 인생이란 ㅜ.ㅠ

 

 

*

 

 

 

 

 

 

 

 

 

 

 

 

 

 

미니멀라이프 관련 책은 수시로 보지만 역시 실천이 어렵다.

 

계절이 바뀌면  옷정리와 수선에도 꽤 많은 시간을 들인다.

 

 

딸이 아침에 너무 얇게 입어 파카 입으라니까 또 누빔 얇은 거 입고 가서 정리했다.

아주 얇은 가을티에 면바지에 ㅜ.ㅠ 오빠 닮아 기모 소재 옷과 내복을 안 입는다.


엄마, 파카는 눈 와야 입는 거야, 이라고 나선다.


난 없어서 못 입었는데 ㅜ.ㅠ 파카 엄청 큰거 사면 3년 내내 소매접어서 입는 것이 우리 시대 아니 우리집 환경이었다. 옷이 예쁘게 잘 맞을 때쯤에는 그 파카가 색바래고 허름해지는 걸 쭉 봐와서 그런지 아이들 입힐 때 거의 꼭 맞게 입히는 편이다. 옷에 한이 맺혀 오랜 기간 딸아이 옷에 집착했는데 정작 딸아이는 자신은 패션에 관심이 없다고 선언했다. 그런데도 취향은 까다로워 쨍한 핑크는 싫고 보라색이나 인디핑크를 원한다. 올해는 못 입는 것과 올해 입을 것이 섞여 있어 좀 많아 보인다. 기본 외투 2-3벌 정도로 해야겠다. 짧고 가벼운 것과 한겨울에 입을 정도로.

 

내옷은 그 정도뿐인데 딸옷은 왜 이리 자꾸 많아지는지.  


 

동네서점에서 문제집

 

굿즈에 집착말고 필요할 때마다 한권씩 사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정리하다보니 못 풀고 버린 것도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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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18-11-21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카 ..... 나 없어서 못 입었는데 .... ˝ ㅎㅎㅎ 아 정말 맞아요! 엄마들 인생이란... ㅋ.. 애처롭다는 것은 아니고,,, 또 이게 좋아서 그리 살아가는 거니까 ㅎ

뚜유 2018-11-22 04:0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엄마들 인생이란 참...영원한 짝사랑이네요. 아침마다 추울까봐 신경써주는데 정작 자신들은 편한 게 좋다니 내려두어야겠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