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이 살았던 시대에는 여자가 먹고 살려면 아버지나 남편에게 의존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남편이 죽고나자 수잔은 먹고 살 돈이 없었고 그렇게 이집 저집 옮겨다니며 폐를 끼치고 있는데, 그런 그녀가 목표로 하는 게 있다면 '돈많고 늙은' 남자를 만나서 여유롭게 사는 거다. 그래서 매력적인 남자를 하나씩 둘씩 사귀면서 둘 다 놓지 않고 있는데, 자신의 외동딸인 '프레데리카'에게도 그래서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할 것을 강요한다. 딸은 엄마가 결혼하라고 강요하는 남자가 멍청해서, 정말이지 너무나 멍청해서 싫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는 그 사람의 매력이 있고, 만약 사촌이었다면 사이좋게 지냈을 수도 있고 어느 정도 좋아했을 수도 있겠지만, 결혼은 평생 함께 살아야하고, 그러므로 나는 저 멍청한 남자와 결혼하지 않겠다!! 고 한다. 그러나 수잔은 얄짤없이 엄마말 들으라며 딸에게 그 멍청한 남자와의 결혼을 강요한다. 돈이 진짜 많은 남자였으니까.
여자가 직업을 가질 수도 없고, 그렇게 가족인 남자에게 기대 살아야만 한다면, 나라고 뭐 별 수 있었을까. 물론, 그나마 수잔은 상류계급이라 저런 방법을 택하지, 그 시대에도 노동자들은 일도 하고 집안 살림도 했을 거라는 것을 안다. 또 수잔이 자신 마음대로 매력적인 남자 1과 매력적인 남자 2를 동시에 만나면서 상대를 속이고 기만하는 것도, 뭐, 수잔 자신의 삶이다. 자신의 매력으로 그들을 구워삶아 자신에게 미치게 했다는데, 내가 뭐라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연애문제는 오롯이 당사자의 몫이니, 자기들끼리 알아서 잘 진행하고 해결할 일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빡이쳤던 건, 수잔이 자신의 딸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멍.청.한' 남자와의 결혼을 강요한 것이다. 당연히 돈이 없으면 살아가는 일이 힘이 든다. 여러가지로 자존감이 떨어지게 되고 기도 죽는다. 당장 불편하기도 하고. 그러니 딸이 더 편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하는 것이 누가 봐도 편한 길이긴 하다. 맞다. 그렇지만, 딸은 그걸 원하지 않는다. 그렇게나 멍청한 남자와는 도무지 살아갈 자신이 없다. 그렇다면 수잔은, 그 결혼을 딸에게 강요하면 안되는 거다. 그때가 아니라 언제라도, 지금이라도, 딸에게 엄마인 자신이 선택한 남자와의 결혼을 강요해서는 안되는 거다. 그래서 너무 짜증이 났다. 영화 보는 내내 너무 짜증이 나서, 같이 보는 친구에게 '아 너무 짜증난다' 하고 귓속말도 했더랬다. 자기 삶이야 자기가 사는거니 알아서 할 일이지만, 딸 삶을 이래라 저래라 자신이 정한 행복의 기준에 맞추는 거는 안되는거잖아... 그러지마, 수잔.
그래서 수잔 캐릭터가 굉장히 비호감이었다. 일전에 '제인 오스틴'의 소설 『엠마』를 읽으면서, 엠마가 다른 사람들 막 엮어주려고 하고 그러는 거 보면서 너무 비호감이라 짜증났었는데, 이 영화속의 수잔도 마찬가지. 그래서 이 소설 읽고 싶었다가 안읽기로 결심했다. 세상에 읽을 책이 얼마나 많은데 비호감 캐릭터까지 찾아가며 읽고싶진 않아. 아, 정말 비호감이었다. 내가 딱 싫어하는 캐릭터.
영화 카피에는 '제인 오스틴이 만든 유일한 악녀' 인가, 뭐 그렇게 써있던데, 수잔이 비호감 캐릭터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악녀는 아니다. 악녀라니, 무슨. 수잔이 강간을 하길 했냐 살인을 했냐 폭행을 하길 했냐. 그냥 부자 늙은 남자 만나기를 바랐고, 그러다가 그 남자가 자신의 명이 다해 일찍 죽기를 바란 것 뿐인데, 그걸 가지고 악녀라니. 그냥 비호감일 뿐.
어쨌든 영화는 재미없었고 캐릭터는 비호감이었다.
오늘은 이 영화속 수잔이 너무나 생각나고 이해됐는데, 그건 내가 또(!!) 퇴사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퇴사 넘나 하고 싶은 것... 퇴사하고 싶다. 돈 벌기 싫다. 돈 버는 거 너무 힘들다. 오늘은 그래서 아침에 멍하니 멍때리면서, 가능하다면 나도 완전 돈 많고 늙은 남자 만나서 돈 그만 벌고 살고싶다....는 생각도 했다. 섹스는 안해도 사는거니까, 이왕이면 돈은 많고 섹스는 안되는 늙은 남자였으면 좋겠다. 그냥 나 회사 좀 안다니게 해주는, 나를 먹여살려주는 남자였으면 좋겠다. 나는 이미 엄마가 먹여살릴테니 언제든 그만두라고 했지만, 우리 엄마를 힘들게 할 순 없지. 울엄마가 돈이 어딨다고 ㅠㅠ 내가 엄마한테 빌붙어서 나 먹여살려라, 이럴 순 없지. 나 좀 먹여살려도 재정상태에 별 영향이 없는, 그런 남자 만나서 빌붙어야지... 아아, 나는 수잔이 너무나 이해되는 것. 그래, 수잔, 당신이 뜻하는대로 살아요. 일 안하고 살 수 있다면, 안하고 살면 된다!! ㅠㅠ
그렇지만 나는 오늘도 회사에...어제처럼, 십년전처럼....... 인생................Orz
이 책을 내가 몇 년전에 읽었다면 엄청 깜짝 놀라며 신선하게 읽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읽으니 딱히 재미는 없더라. 의도는 충분히 알겠지만, 좀 회의적인 생각도 들고.... 어차피 이 책을 읽는다고 남자들이 뭔가 다른 생각을 할까? 자기가 지금 기득권의 삶을 누리고 있으며 부당함과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걸, 이 책을 읽고 깨달을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이갈리아에서는 현재 가부장제에서의 성역할이 완전히 뒤바뀐, 쉽게 말해 가모장제인 생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온갖 직종에 높은 직위는 다 여자들(움)이 차지하고 있고, 남자들(맨움)은 치마를 입고 고추를 받치는 옷을 입고 사회활동에 제약이 있으며, 집에서 살림과 육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남자들이 여자들로부터 '부성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외모가 당연히 유리한데, 그 기준은 고추가 작고 몸은 뚱뚱하고 키가 작은 것이다. 이 책속에서 이런 사회제도에 의문점과 불만을 가지게된 우리의 주인공 '페트로니우스'는, 산책을 나갔다가 여자 세명으로부터 강간을 당하는데, 집에 돌아와 부모님에게 얘기하니, 그건 니가 그 야심한 밤에 산책을 나갔기 때문이라는 말을 듣는다. 이게 밖으로 알려지면 너는 부성보호를 받을 수가 없어,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말고 신고하지도 말아라, 가 그의 엄마로부터 듣게 되는 말이다.
「보고하지 말자, 페트로니우스. 모두 잊자. 그게 더 나아. 왜냐하면, 더럽혀진 맨움을 누가 원하겠니? 이번에는 그냥 내버려두겠어. 그렇지만 이것 하나만은 분명해. 이제 더 이상 해 진 다음에 바닷가에 가선 안 돼!」(p.94)
이 책 한 권은 내가 작년인가 재작년에 링크했던 동영상 <억압당하는 다수>를 떠올리게 한다. 프랑스 단편 영화인 <억압당하는 다수>는 이 책의 압축판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미안하지만, 페트로니우스, 그러나 그건 정말 생각할 수도 없어! 네가 나를 보수적이라고 보는 것은 옳아. 그리고 나는 권력 관계를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유지하고 싶단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음, 나는 내 자신이 권력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지. 오, 여신이여! 그러나 나는 올바른 결정을 하고 있다는 신념을 갖고 그 자리에 있는 거란다.」(p.347)
347페이지의 위 인용문은, 성추행과 성폭행이 빈번히 일어나는 모든 직장과 학교에서, 알면서도 묵인하는 많은 남자들의 생각을 대변할 것이다. 일전에 영화 『방자전』에서도 변사또가 사또가 되기 위한 것이, 여자들에게 마음껏 변태짓을 할 권력을 갖기 위해서라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권력을 가진다는 건 자신이 가진 힘을 자기 멋대로 사용한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그들은 이미 가진 권력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그 위치에 가서, 그걸 휘두르고 싶어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하는 짓이 얼마나 나쁜지에 대해 생각하려 하진 않고, 오히려 자신이 올바르고 냉정하고 객관적이라고 생각한다.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참에 이갈리아에서 장관이란 직급을 달고 있는 페트로니우스의 엄마는, 너무도 솔직하게 그 욕망을 대변한다. '내가 권력의 위치에 있는 이 시스템을 바꾸고 싶지 않다' 고.
신중의 신이라는 제우스 신이 이 여자 저 여자 바람피고 다닌 걸로도 모자라 강간까지 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얘기. 이 책에서 그런 부분을 읽으면서 다시금 생각했다. 아니, 신중의 신이라는 존재도 강간하고 다녔는데, 남자인간들이 어떻게 각성하고 살겠는가...왜 고추를 달고 있으면 신이든 인간이든 강간하고 지랄인가.....
'준 조단'의 <여자 그리고 남자의 침묵> (W.B. 예이츠의 「레다와 백조」를 참조하여) 이란 시를 옮겨보겠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안다: 그녀의 얼굴을 산산이 부순 거대한 주먹을.
그 위, 하늘은 달의 슬픔을 감추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모든 흔적들을 등지고 창문들은 불을 켜고
문들은 닫힌다. 그녀는 여성 파멸의 폭력 안으로 쓰러진다.
그의 성욕의 돌진에 항거하여 어떻게 그녀가 일어나야만 했을까?
그녀는 이빨을 토해낸다. 그는 그녀의 가느다란 다리들을 찢어버렸다.
그의 분노의 털난 토르소는 그녀의 믿음의 마지막 보루를 파괴했다.
그는 그녀의 가슴을 찢었다. 그녀 가슴을 할퀴고 짓이겼다.
그녀는 수련들과 백조가 있는 습지 연못 안으로 가라앉는다.
그녀는 나무들에서 나오는 음악의 오후 위로 표류한다.
그녀는 사람들이 밟고 걸어가는 피처럼 사라진다.
그녀는 다시 나타난다: 이성이 잡을 수 없는 한 마리의 미친 암캐:
강물과 곡식들을 마르게 하는 고열:
그녀의 잔인한/고열로 빛나는 에너지로 보호받는 사랑스러운 소녀.
이 시에 대해 이 책의 저자 '김승희'는 이런 해설을 덧붙였다.
W.B. 예이츠의 ”레다와 백조」라는 시를 되받아쳐서 전복시킨 작품. 예이츠는 「레다와 백조」라는 시에서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가 레다를 겁탈하는 장면을 극화 하면서 그 겁탈의 순간을 '어떻게 그 질려 맥빠진 손가락이/맥풀린 허벅지로부터 그 깃털로 뒤덮인 영광/을 밀어낼 수 있으랴?' 라고 쓰고 있다.
스파르타의 아름다운 여왕 레다는 왕 틴다레우스의 아내로서 아들 카스터와 딸 클리템네스트라를 두었다. 레다는 우연히(항상 지배자-남성의 눈길을 끌게 되는 재난이 발생하는 것은 우연에 의해서가 아닌가?)올림푸스 신전의 최고 신인 제우스의 눈길을 끌게 되었고 제우스는 백조의 모습으로 변하여 지상에 내려와 그녀를 강간한다. (p.100)
강간이 얼마나 좋으면 백조의 모습으로 변하여 내려와서까지 강간하냐, 제우스여..... 당신들에게 강간은 무엇입니까?
- 어제부터 치즈가 쭉쭉 늘어나는 따뜻한 것을 먹고 싶었다. 집에 가면서 피자를 포장해갈까, 생각하다가 참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 부지런히 집을 나섰다. 양재역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서는 스타벅스에 사이렌오더로 샌드위치와 커피를 주문해 놓았다. 그리고 배도 고프고, 따뜻하고 맛있는 게 간절했던 나는, 준비된 음식을 들고 테이블에 앉았다.
사실, 짐작하다시피, 책은 그저 장식일 뿐. 아침엔 먹는 데에만 열중했다. 그래서 배부르다. ㅎㅎ
- 지난 주말에 여동생네 식구는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고 했다. 온가족이 함께 가면서 사야할 것을 칠살 조카에게 메모하게 시켰는데, 칠 살 조카는 '킨더조이'를 사달라고 했단다. 그래서 여동생이 '킨더조이' 맞게 쓸 수 있으면 사줄게, 했는데 조카가 적어놓은 것은 '키더조이' 였단다. 땡~ 틀렸어~ 사줄 수 없어~ 라고 했더니 조카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엄마, 나 빼빼로는 쓸 수 있어.
그리고 수첩에 빼빼로를 쓰고나서 보여주더니, 빼빼로 맞게 썼으니까 빼빼로 사줘~ 라고 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아, 조카야, 너는 누굴 닮았니, 누굴 닮아 그렇게 똑똑하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 이모를 닮은 게 틀림없구나!!! 그래, 건강하게 자라고, 이모처럼 자라라. 언제나 물어뜯을 자세로 두 눈 부릅뜨고 살아!!!
- 어제는 친구로부터 내가 빨래강박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는데, 나는 맞다고 수긍했다. 그런데 오늘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빨래강박만 있는 게 아니라, '잘 지내는 것'에 대한 강박도 있는 것 같다고. 잘 지내고 남들에게 폐 안끼치고 사는 것에 대한 강박이 있는 것 같다고. 나는 줄곧 이것이 옳다고 확신하면서 살아왔는데, 오늘은, 어쩌면, 이 강박이 없는 쪽이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그저 나만의 생각이 아닌가....
- 어제는 봄에 헤어진 애인과 오래 통화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는 내게 왜 헤어지자고 했는지에 대해 얘기했고, 나는 거기에 대해서 나의 생각을 말했다. 이미 지난 일이고, 언급해봤자 부질없지만, 그렇게 지난 시간에 대한 일을 얘기하는 것은 분명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오늘 아침에는 출근하면서, 이것은 마치 애프터 세일즈 서비스(After Sales Service) 같다, 고 생각했다. 헤어진 당시와 또 헤어진 후에 헤어짐을 받아들이면서 보냈던 그 긴 고통의 시간에 대한 A/S 같다고. 그것이 고장나고 망가진 것을 고쳐주는 것을 의미한다면, 그렇다면, 나는 모든 헤어진 연인들이 이런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라고 생각했다. 세상에 사람은 다 다른 모습으로, 다른 생각으로 존재하니 모두가 다 나같은 경험을 할 순 없는것이겠지만, 지금 헤어져서 아프고 고통스럽고 힘든 사람들이, 어쨌든 지금을 무사히 이겨내고 난 다음에, 그런 A/S 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좋겠다. 각자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 자신의 일상을 받아들이고 살면서, 그렇게 잘 지내면서, 지난 시간의 고통에 대해서 조금 시간이 흐른 후에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조금쯤 보상이 되지 않을까. 조금쯤 고쳐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릴없이, 했다.
한 친구는 내게 '과거의 연애는 현재의 연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래, 그럴 수밖에 없다. 과거의 연애에서 학습된 걸로 나는 현재의 연애를 대할 것이고, 또 현재의 연애가 과거의 연애가 되는 순간, 다시 다가오는 연애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나는 그것이 나를 더 나은 연인이 되게 했다고 믿고, 또한 나에게 더 잘맞는 최상의 상대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연애를 경험하면서 하나씩 혹은 그 이상으로 스스로를 더 잘 알게 된다. 스스로의 바닥을 보게 되고, 나 자신이 견딜 수 없어하는 것과, 나 자신이 너무나 좋아하는 것에 대해 알게된다. 나를 겪었던 옛 애인들은, 아마도 새로 시작하게 될 연애에서 나보다 더 자신에게 잘 맞는 사람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만약 내가 누군가의 '과거'가 되었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 '과거'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자, 나를 겪고 더 나은 사람을 만나라, 고. 나 역시 마찬가지. 그가 나를 스쳐갔다면, 그가 스쳐간 까닭이 있을 것이다.
바닥
괜찮아, 바닥을 보여줘도 괜찮아
나도 그대에게 바닥을 보여줄게, 악수
우린 그렇게
서로의 바닥을 위로하고 위로받았던가
그대의 바닥과 나의 바닥, 손바닥
괜찮아, 처음엔 서툴고 떨려
처음이 아니어서 능숙해도 괜찮아
그대와 나는 그렇게
서로의 바닥을 핥았던가
아, 달콤한 바닥이여, 혓바닥
괜찮아, 냄새가 나면 좀 어때
그대 바닥을 내밀어봐,
냄새나는 바닥을 내가 닦아줄게
그대와 내가 마주앉아 씻어주던 바닥, 발바닥
그래, 우리 몸엔 세 개의 바닥이 있지
손바닥과 혓바닥과 발바닥,
이 세 바닥을 죄 보여주고 감쌀 수 있다면
그건 사랑이겠지,
언젠가 바닥을 쳐도 좋을 사랑이겠지
그런데, 내가 어제 나의 과거의 글을 무슨 이유에선가 찾아 읽다가 깨달았는데,
나 진짜 글 잘쓰는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나같은 사람은 세상에 나밖에 없을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