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페이퍼는 하나씩만 써야 되는데 두 개를 써버리고 있네... 쩝......남들이 보면 겁나 한가한 줄 알겠지만 아니다. 나름 겁나 눈치 보면서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쓰고 있는 것이다. 이제 눈치 보며 페이퍼 쓰는 건 신의 경지에 이르렀달까...
몇해전에 '나탈리 포트만'과 '애쉬톤 커쳐' 주연의 영화 [친구와 연인 사이]를 본 적이 있다. 그러니까 여자랑 남자는 친구 사이었는데 섹스를 트게 된거다. 여자는 직업이 의사였고 그래서 바빴고 그래서 연애할 시간이 없었으므로, 새벽 두시에 자기가 부르면 와서는 아침을 먹지 않고 떠나는 단순한 섹스 파트너를 원했던 것. 애쉬톤 커쳐는 자기가 그걸 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둘은 각자 섹스를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을 때, 상대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낸다. 그렇게 만나서 섹스를 하는 거다.
그러면서 연인이 갖는 부담감은 갖지 말자, 다른 이성과도 섹스를 하라 등등, 서로가 친구이면서 섹스파트너인 것에 대한 나름의 구두계약을 하게 되는데, 친구로 지내다가 몸을 터버려가지고, 필연적으로 이 둘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뭐 이런 스토리다.
영화의 마지막에, 남자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깨달은 여자가 남자에게 고백하러 가는데, 남자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걸 보게 된다. 그걸 보고 절망한 여자가 집으로 돌아가면서 펑펑 우는 장면이 있다. 도넛츠를 한박스 사가지고, 그걸 한 입 가득 넣고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울면서 운전을 한다. 크- 나 이 장면 너무 좋아 ㅠㅠ
저 영상에서도 중간에 여자가 동생으로부터 문자메세지를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되게 아이폰이 갖고 싶었다. 당시에 안드로이드폰을 쓰고 있었는데, 여자와 남자가 문자메세지를 주고 받을 때, 아이폰에 뜨는 문자메세지 창이 너무 예쁜 거다!!!
저 문자메세지 창이 너무 예뻐서, 저거 보고 너무 아이폰 갖고 싶은 거다. 나도 저런 문자메세지 창이 떴으면 좋겠다!!
하아- 그러나, 아이폰으로 바꿨어도 저 문자메세지 창이 뜨진 않았다. 더 업그레이드된 버전이었는데, 문자메세지 창이 바뀌었더라. 나는 진짜 저 창 하나 보고 바꿨는데 ㅠㅠ 슬퍼 ㅠㅠ 저 창으로 문자 확인하고 싶었는데... ㅠㅠㅠ 다시 저렇게 만들어주면 좋겠다 ㅠㅠㅠ
게다가 최근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했더니, 이건 더 망.... 문자창이 구리다 ㅠㅠ
위에가 내용 미리보기 안되는 문자창, 밑에가 내용 미리보기 되는 문자창. 둘다 내건데 나는 내용 안보이는 걸로 해놓고 쓴다. 어쨌든, 너무 밉다. 하나도 안예뻐... 안예뻐... ㅠㅠ
핸드크림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여태 써보니 나는 버츠비가 제일 좋아, 검색창에 버츠비를 넣고 결제를 하려는데, 아아, 내가 이렇게 사고 싶은 거 다 사고 살면 안된다..하는데 생각이 미친다. 이게 저려미도 아니고.... 일단 조금 남았으니 그것도 다 쓰고, 집에 뒤져보면 뭔가 핸드크림 또 있을거야...그거 쓰자, 하고는 조용히 창을 닫았다.
올해는, 어떻게든 그냥 나보자. 가능할거야. 책상이랑 화장대 다 뒤집으면 뭔가 하나 또 나올거야...... 안녕, 버츠비.......
젊은 시절에는 핸드크림 같은 거, 안바르고 잘만 살았는데... 이젠 나이 들어서 그런지 피부가 푸석푸석해지네..건조해지고..아, 노화여....
3월달에 영월에 여행가면서 바디버터를 샀더랬다. 25,000원이나 주고 큰 맘먹고 샀는데, 영월에 여행가서 이별통보를 받았다. 그 후에 바디버터를 꼴도 보기가 싫어져서 내팽개치고 몸에 바르질 않았었다. 바디버터가 꼴보기 싫어졌다기보다는, 내 자신을 내팽개쳤다는 게 맞을 거다. 며칠전에 이제 계절상 바디로션 바를 때가 됐네, 하고서는, 그 때 내던진 바디버터를 찾아서는 살펴보니, 유통기한이 개봉후 12개월이더라. 아직 많이 남았고, 다시 바르자, 싶어서 며칠전부터 그걸 다시 바르고 있다.
영월은 내 친구 e 의 고향이다. 몇해전에 e 와 함께 영월에 처음 갔었다. 그때, 나의 알라딘 서재에 처음으로 악플이 달린 걸 확인했다. 처음 받아본 악플은 여행 내내 나를 신경쓰이게 했는데, 그 뒤로는 뭐 이제 악플 달리든 말든, 하고 단단해졌다. 어쨌든 몇년후 나는 영월을 다시 e 와 찾았는데, 이번엔 이별을 하게 된거다. 그렇게 영월에 가기만 하면 내게 나쁜 일이 생겨서 e 도 너무 속상해했고, 나도 너무 찝찝했다. 영월은 나랑 궁합이 안맞는건가...
영월을 이렇게두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긴 나랑 안맞아, 하고 내버려두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기억을 갖고 싶었고, 영월은 내게 나쁜 곳이다, 라는 걸 지워내고 싶었다. 그래서 다시 가고 싶어졌다. 딱히 뭘 하고 싶다거나 뭘 먹고싶어서가 아니라, 나쁜 일만 일어나는 곳은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 싶어서 다시 가고 싶어졌다. 가뜩이나 내가 영월에서 자꾸 속상한 일만 생겨서 자기도 속상해하는 e 에게, 나 영월을 다시 갈까해, 라고 말했다. 가서 좋은 기억 남기고 싶어, 라고. e 는 얼마든지 오라고 했다. 그래서, 다시 가기로 했다. 달력을 들여다보고 날짜를 체크해야겠다.
음...아이폰 문자메세지 얘기하려다가, 왜 영월까지 갔지......
밥이나 먹으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