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그는 머릿속에서 폭탄이 터질까 봐 날카로운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니콜 크라우스, 《남자, 방으로 들어간다》, pp.252-253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에서 저 문장을 마주쳤을 때, 아 내가 지금 이래,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핑- 눈물이 돌 것도 같았다. 최근의 내 머릿속은 폭발 직전이었고, 그래서 그런 내가 무서웠다. 모두가 힘든 것처럼 나도 그랬다. 아침 저녁으로 신문과 뉴스를 보며 줄줄 눈물을 흘렸고, 자기 전에 확인한 트윗의 멘션들을 보고도 울다가 지쳐 잠들었다. 게다가 회사에서도 업무적으로 힘든 일이 생겨 낮동안 시달리고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이런 날들이 이주이상 이어지고 있었고, 결국 엊그제 밤, 인터넷 쇼핑을 하기 위해 컴퓨터에 앉았다가 반복되는 결제 에러 앞에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이젠 이 눈물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이것이 처음 눈물을 흘렸던 그때의 슬픔인가, 아니면 엄마가 우울증의 증상이라고 말했던 그 눈물인가. 나는 이제 왜 뉴스를 보지 않고도 눈물을 흘리는가. 결제 에러 나는게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잠이 오질 않았다. 머릿속에 너무나 많은 분노와 걱정과 스트레스가 꽉꽉 들어차있어서 이건 위험해,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내게 우울은, 생리전 증후군으로나 찾아오는 것이었고, 그러나 그것이 생리가 시작된 후 끝난다는 걸 알고 있기에 견딜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런것과 상관없이 찾아온 이 막강한 우울은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었고, 얼마나 더 심해질지 혹은 덜해질지도 알 수 없었다. 무서웠다. 머릿속이, 목구멍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터져버리고 찢어져버릴 것 같았다. 나는 녹초가 되었고, 너덜너덜해졌고, 웃음을 잃었다. 나는 지금 나의 이 극심한 우울을 치료하고 싶었다. 지금의 이 수렁으로부터 빠져나오고 싶었다. 


여러가지 방법들을, 내가 생각해낼 수 있는 방법이란 방법들을 머릿속으로 다 찾아내보았다. 그 중의 하나가 결혼이었다.


결혼을 할까? 결혼을 하면 괜찮아질까? 이렇게 길게, 이렇게 심하게 정신이 아픈 내가 외로웠다. 외롭고 두렵고 무서웠다. 나는 우울에 침잠할수록 혼자있고 싶어지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란 걸 알게 됐다. 식구들은 내게 텔레비젼을 끄라고 몇 번이나 반복했고, 회사를 관두라고 말하기도 했다. 내 걱정이 되어 아빠는 일하다가도 엄마께 전화해 락방이 텔레비젼 못보게 해, 라고 말씀하셨고 여동생은 수시로 안부를 물어왔다. 그러나 이 모두가 내게는 다 귀찮았다. 아무것도, 무엇도 신경쓰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 누군가 옆에 있다는 게 이런 상황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거란 사실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이란 걸 하면, 그러면 내가 이렇게 온전히 혼자서 아침부터 밤까지, 잠들기 직전까지 힘들어하는 걸 알아주지 않을까, 그건 그 자체로 위로가 되지 않을까, 나는 의지할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 어쩌면 결혼은 답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I thought it might fix things." 



모든것들을 바로잡아 줄 수 있을것 같아서 결혼을 선택한 여자가 등장하는 줌파 라히리의 단편 소설도 생각났다. 그러나, 그 다음, 그 다음은?


만약 결혼이란 것으로 내가 지금의 힘든 시기를 극복해냈다 치면, 그러니까 이 우울은 언젠가는 끝날것인데, 그 상태의 내가 낫기 위해 선택한 결혼이라면 그것은 단지 그 순간만 쓸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나는 그 잠깐 동안의 나를 위해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다른이를, 그리고 다른이의 가족을 이용하는 게 아닌가. 그 순간이 지나서도 나는 내가 선택한 상대를 믿고 의지하고 따르며 함께할 수 있을까? 거기엔 자신이 없었다. 결혼은 궁극적인 답이 될 수 없었다. 내겐 그랬다. 물론, 그걸 답으로 선택한다 해도 아주 갈 길이 멀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정신과 상담이었다. 나는 내가 미쳐버리는건 아닐까 걱정됐다. 정말로 걱정됐다. 이렇게 조금이라도 더 버텼다가는 큰일나는 거 아닌가, 나는 무언가 해야하지 않나, 그렇다면 정신이 아프다고 생각되는 만큼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받고 약을 먹어야 하는 게 아닐까. 지금의 이 시기를 지나갈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하는 게 아닐까.


그러다 트윗에서 이 책의 첫 줄을 읽게 됐다.


"내가 정신병원에 간 날은 목요일이었다."


아! 이 작가는 지금의 나와 같은 정신 상태였던걸까. 이 소설이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던데, 나도 이렇게 시작하는 자전적 소설을 쓸 수 있게 될 것 같았다. 내가 만약 정신과 상담을 받게된다면, 그렇게 치료가 된다면.




접힌 부분 펼치기 ▼

 

독일이 주목하는 젊은 작가 에바 로만의 장편소설. "내가 정신병원에 간 날은 목요일이었다." 에바 로만의 첫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내가 미친 8주간의 기록>은 실제 에바 로만의 자전적 이야기다. 그녀는 이 한 편의 데뷔작으로 독일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안기며 등장했다.

에바 로만은 여느 현대인들과 마찬가지로 매일 아침 출근하고, 쫓기듯 하루하루를 보내고, 일요일 밤이면 다음날 한 주가 시작된다는 생각에 괴로워하는 생활을 몇 년 지속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더 이상 아무 일도 할 수 없고 삶의 의욕과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심리상태를 겪게 된다. '이렇게 계속 사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 된 그녀는 정신과 상담을 받게 되고 급기야 우울증 진단을 받아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작가는 밀라(Mila)라는 주인공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병명은 우울증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과거 부모님과의 관계, 만족스럽지 못한 일,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타인을 위해 살았던 삶, 그로 인한 번아웃 신드롬(burnout syndrome, 한 가지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신체적.정서적인 극도의 피로로 무기력증이나 자기혐오.직무거부 등에 빠지는 증후군)이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시간은 8주. 그 8주 동안 일어난 사건과 만난 사람들, 치료 과정과 그 속에서 발견한 자신의 내면, 황폐해져버린 영혼에 대한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등장한다. 누구나 겪을 법한 이야기이지만 누구도 쉽게 고백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감각적으로 풀어내고 있어 읽는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동시에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펼친 부분 접기 ▲







사주를 보러갈까, 하는 것도 방법중의 하나였다. 일전에 몇차례 사주를 보았을 때 위로를 받기도 했으니까. 일종의 카운셀러 역할을 한다고 보는바, 이것이 가장 나은 방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서 묻고 싶었다. 이 시기가 끝날까요? 언제쯤 끝날까요? 시간은 반드시 흐른다는 자명한 이치 아래, 그럼에도 나는 묻고 싶었다. 제 정신이 온전할 수 있을까요? 저 미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저는 제가 미칠까봐 두려워요. 미치고 싶지 않아요. 괜찮을까요? 나는 진심으로 묻고 싶었고, 매달리고 싶었다.






접힌 부분 펼치기 ▼

 

'사주점'을 소재로 한 심리 치유 에세이. 한때 말랑말랑한 심리학 책들이 유행했다. 삶이 그만큼 팍팍하고 고달팠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바로 그 인생의 고달픔과 답답한 마음들을 달래고 풀어보기 위해 동양철학에 관심을 가졌고, 주역과 사주에 대한 공부를 거쳐 마침내 직접 점을 치게 되는 재미에까지 이르렀다. 

누군가는 힘들고 괴로울 때 종교를 찾고, 철학이나 심리학을 찾고, 혹은 사랑을 찾아 위로나 답을 얻는다지만, 저자는 그것들 대신 다양한 인생들에 대한 관조와 분석을 택했다. 그리고 그렇게 세상과 사람을 끊임없이 들여다보면서 비로소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말할 수 있게 되었단다. 잘나가는 직장생활 뒤에 점을 치는 취미(?)를 갖게 된 이중생활의 시작은 그랬다.

어떻게 생각하면 사주점이 인간에게 운명의 테두리를 더욱 공고히 할 것 같아도, 의외로 저자는 이 책을 "사람은 운명보다 강하다"고 끝맺는다. 정해진 운명은 분명히 있으되, 그러나 아무리 잔혹한 운명일지라도 결국엔 꿋꿋하게 살아남는 존재가 또한 인간이라는 것을 천년의 세월과 동서를 종횡으로 오가며 증명해낸다.

하지만 가장 먼저 사주니 동양철학이니 하는 것들에 대한 터부나 부담부터 떨쳐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자는 책의 첫머리에 독자들에게 말한다. "마음 답답할 때 친한 친구나 선배에게 하소연하는 심정으로, 아니면 용하다는 점집을 찾아가 몇 가지 삶의 옵션에 대해 듣는 심정으로, 그것도 아니면 교회나 절에 주말의 하루를 위탁하는 심정으로 부담 없이 읽어 주었으면 한다. 마음 한편에 괜스레 바람이 부는 날, 그 실속 없는 마음을 달래줄 수 있다면 좋겠다."

 

펼친 부분 접기 ▲




그러나 해결방법은 사실 '나' 자신에게 있다는 걸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깊은밤에 내가 내린 결론은, '내 성격을 바꾸자' 였다. 내 탓이다. 내 성격 탓이다. 내가 지금과 다른 성격이었다면, 업무에 있어서 모든걸 쉽게 생각하고 넘길 수 있었다면, 그렇다면 나는 지금처럼 스트레스 받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면, 그렇다면 지금처럼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내 앞에 어떤 일이 닥쳐올 때마다, 그것이 사소한 것일수록 더욱더, 완벽하고 완전하게 해내고 싶었다. 하나라도 실수하는 것 같다 싶으면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친구를 만날 때도 연애를 할 때도, 식구들과 있을 때도 무심하고 대범한 나이지만, 왜 업무에 있어서는 이토록이나 찌질한걸까. 나는 나를 바꾸고 싶었다. 상사의 잔소리에도, 흥, 너따위, 너의 잔소리 따위, 하고 넘겨버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실수한 게 아니라 병신아, 니가 분노조절장애가 있는거야, 라고 대응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내 머릿속이 지금처럼 요동치지 않을텐데. 이렇게 터질듯 아프지도 않을텐데. 요즘의 나는 자주 어지럽고 아팠다. 성격을 개조해야겠다고 자꾸만 마음먹었지만, 사실 나는 알고 있었다. 성격이 개조 되지는 않으리란 사실을. 나는 나를 파악할 순 있지만 그렇다고 내가 나를 고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접힌 부분 펼치기 ▼

 

독일에서 30만 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린 독일의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심리학자인 우르술라 누버의 여성 심리학. 저자는 이번 신작에서 한낮에는 당당하지만 밤에는 눈물을 쏟으며 자신이 한 말과 행동, 벌여놓은 일들에 대해 괴로워하는 여성들을 위해, 자기 자신의 모순을 이해하고 억눌렀던 감정을 해방시키는 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자기 자신을 미워하면서 타인의 인정과 사랑을 갈구하는 평범한 여성들을 위한 이야기이다. 왜 낮에는 일상생활을 잘 꾸려가는 것처럼 보이던 여성들이 밤만 되면 남몰래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며 베갯잇을 적시는지, 그 원인을 찾아보고 ‘약물’을 투여하지 않은 채로 그녀들의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마음의 작용을 이야기하고, 해독제를 찾아보려 한다.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용서하고 싶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내가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질 않아 힘들어하는 여성들에게, 이 책은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마음의 퍼즐을 풀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펼친 부분 접기 ▲







평상시처럼 많은 꿈들을 꾸었다. 그 꿈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출근길에 스맛폰으로 인터넷을 뒤적여 검색해보기도 했다. 어제는 친구 정식이를 만나 내가 꾸었던 그 많은 꿈들에 대해 쉬지 않고 얘기했다.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구하기도 했어, 꿀벌이 나를 쏘았지, 내가 구미호가 된 적도 있어. 정식이는 내게 프로이트 읽기를 권했고, 사실 나는 프로이트를 읽어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읽게 되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그래팩 노블이라면, 그렇다면 읽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접힌 부분 펼치기 ▼

 

<늑대 인간>은 결코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다. 한 남자의 일생을 따라다닌 집착과 신경증, 두려움에 관한 이야기다. 결코 일반적인 그래픽노블의 소재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어두운 이야기가 그래픽노블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실제로 <늑대 인간>은 프로이트와 상담 치료를 받는 동안 이 증례에서 핵심 개념인 <늑대 꿈>을 그려 보여 주었다. 그가 극도의 공포와 두려움을 느낀 꿈을 이미지화하고 그려 보는 것 자체가 치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프로이트의 대표적인 치료법인 연상법과 이 이야기가 갖는 탐정 소설과 같은 서사 구조가 이 이야기를 그래픽노블화 하는 데 기반이 되었다. 이 책의 그림을 그린 스와바 하라시모비치는 <늑대 인간>의 분열된 정신 상태, 그가 느낌 두려움, 공포스러운 늑대 꿈을 표현하기 위해 콜라주 기법을 도입했다. 

또한 어두운 분위기를 이어 가기 위해 흑색을 유지했다. 그녀는 페이지에 들어가는 모든 요소를 그림으로 그리고 그 그림을 잘라 이리저리 배치하며 페이지를 구성했다. <늑대 인간>의 조각난 기억들을 맞춰가며 치료를 완성해간다는 의미에서도 콜라주 기법은 완벽하게 이 이야기와 어울린다.

 

펼친 부분 접기 ▲




엊그제 업무적으로 또 멘탈이 찢어져 있을때, 그때 찾아온 타부서의 J 과장이 우연찮게 내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나는 그 손을 덥석 잡았다. 그리고 퇴근길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고맙다고, 정말 고마웠다고 몇 번이나 감사 인사를 했다. 그 작은 일이, 내가 정신과 삼담을 받지 않아도, 사주를 보러 가지 않아도, 성격을 고치지 않아도 괜찮아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아직은 읽은 책들에 대해서는 말을 할 수가 없다(잘 읽지도 못했다). 그러나 터질듯한 머릿속을 치료하고 싶은 마음은 가득해 뭐든 해보고 싶다. 지난 주말에 대전 한밭 수목원에 갔다가 그 높은 아파트단지와 그 한가운데에 수목원이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위로 받고 대전에 터를 잡고 싶다고 생각했다. 분명 도시의 느낌인데 길에 지나다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여유롭고 한가로운 도시, 그 느낌을 대전의 한밭수목원이 주었다. 도망치고 싶었다. 그곳에 터를 잡고 싶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다. 이 사정 저 사정 봐주지 않은채, 그저 뒤돌아 도망치고 싶었다. 그리고 대전의 수목원 근처에 숨고 싶었다. 그러면 뭐든 다 괜찮아질것 같았다. 서서히, 서서히.


그러나 이사를 가고 무엇보다 이사를 가기 위해 내가 살 곳을 마련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 때문에 무력해진다.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한다한들, 그 대출금은 무슨 돈으로 갚는단 말인가. 대전에서 직장을 구해 혼자 살아가는 생활비를 감당하는 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집을 마련하기 위해 받은 대출은 무슨 수로 갚을 것인가. 일단은 내가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하면서 버텨가야겠다. 그래서 어제는 정식이랑 저녁을 먹었다. 최근 이주간 평일에는 술을 마시지 못한채 지냈는데, 어제는 와인도 한 잔 마셨다. 하늘공원에서 바람을 맞으며 보는 도시의 야경은 근사했다. 다가오는 연휴에는 한밭수목원을 다시 찾기로 해서 호텔을 예약해 두었다. 오늘은 또다른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평일에 친구를 만나는 것 역시 내게는 무척이나 오랜만의 일이다. 


시간이 흐른다는 사실은 세상 그 무엇보다 잔인한 일이지만, 또 그래서 다행일런지도 모른다. 아직은 아침 저녁으로 마음이 많이 아프고 낮에는 그보다 정신이 더 아프지만, 그래서 신문을 펼치고 또 줄줄 눈물을 흘려낼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아픈 날들 속에서도 내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리고 그렇게까지 가깝지 않은 사람들에게 또한 먼 사람들에게 조차도 안부를 물으며 살아가고 싶다. 안부가 간절한 날들이다. 나의 안부를 글로 확인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는 그들에게 이 글로써 나의 안부를 전한다.



나는 여기에서 이러고 있어요, 아프지만 지내고 있습니다. 당신도 그렇겠지요. 당신도 아프지만 하루하루 살아내고 있겠지요. 우리, 잘 지내봅시다. 잘 지내보도록해요. 그리고 가끔 내게 당신의 안부를 전해줘요.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와 2014-04-30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마워요. 다락방. (하트)

다락방 2014-05-02 08:29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2014-04-30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네, 잘 지내봐요.
잘 지내보도록 해요.

다락방 2014-05-02 08:29   좋아요 0 | URL
우리, 잘 지내봅시다!

미녀 2014-04-30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락방 2014-05-02 08:29   좋아요 0 | URL
♡.♡

2014-04-30 1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5-02 0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4-30 1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5-02 0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