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은 언제나 힘들다.  

오늘 강남역 1번출구의 계단을 올라오다가 버스정류장 근처의 한 여자사람을 봤다. 머리를 올린 정장차림의 그녀는 단지 뒷모습만 봤을 뿐인데 퍽 예뻤다. 나는 예나 지금이나 올린 머리나 질끈 동여맨 머리가 가장 예쁘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버스정류장까지 아직 도착을 못했고, 그녀가 타야 하는 버스는 그녀를 조금 지나치고 있었다. 그녀는 조금 뛰었는데 그 버스는 잠깐 멈추는 듯 하더니 그냥 간다. 좀 안타까웠다. 그녀가 그 버스를 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출근길에 버스를 놓치면 사실 하루종일 힘들테니까. 

그런데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는 다시 한번 제대로 정차해주었고, 나는 그녀를 보았다. 그녀가 조금 뛰기를, 그래서 그 버스를 타기를. 오, 그녀는 정말 내 바람대로 조금 뛰었고 그 버스를 탔다. 그녀는 버스안에서 헉헉 숨을 내쉬겠지만 그래도 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될거다. 지각하지 않을 수도 있을거다. 출근길은 언제나 빡세다. 우리는 모두 가열차게 살고있다. 

 

라디오에서 오늘 아침 내가 들은 첫 노래는 마이클런스투락의 25 minutes. 

 

 

After some time I've finally made up my mind
She is the girl and I really want to make her mine
I'm searching everywhere to find her again 
To tell her I love her 
And I'm sorry 'bout the things I've done 

시간이 흐르고 나서 난 결심을 했어
그녀가 바로 내 여자고 그래서 내 사람으로 만들거라고
그녀를 찾기 위해 헤메고 있어
사랑한다고 말하려고, 
내가 한 잘못을 사과하려고

I find her standing in front of the church
The only place in town where I didn't search
She looks so happy in her wedding dress
But she's crying while she's saying this

그녀가 교회 앞에 서 있는 걸 발견했어
내가 유일하게 찾아보지 않았던 곳인데
그녀는 웨딩 드레스를 입고 행복해 보여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어

Boy I missed your kisses all the time
But this is twenty five minutes too late
Though you travelled so far 
Boy I'm sorry you are twenty five minutes too late

나도 계속 당신의 키스가 그리웠건만
당신은 25분이나 늦고 말았어요
비록 멀리 헤매고 다녔지만
미안해요 당신은 25분 늦어버렸네요.

Against the wind I'm going home again
Wishing be back to the time 
When we were more than friends

바람을 맞으며 난 집으로 갔어
우리가 친구 이상이였던.. 
시절을 그리워 하며..

But still I see her in front of the church
The only place in town where I didn't search
She looks so happy in her wedding dress
But she's cried while she's saying this

아직도 그녀가 교회 앞에 서 있는게 보이네
내가 유일하게 찾아보지 않았던 곳인데
그녀는 웨딩 드레스를 입고 행복해 보여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어

Out in the streets, 
places where hungry hearts have nothing to eat
Inside my head still I can hear the words she said

거리 에서
굶주린 사람들이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는 곳에서
내 머리 속에 아직도 그녀가 한 말이 들려

I can still hear her saying

아직도 그녀가 하는 말이 들려와

 

 

때때로 버스를 놓치기도 하지만 때때로 뛰어가 탈 수도 있고, 또 때때로는 조금 늦기는 해도 다음 버스가 온다. 그렇다고해도, 그리워하는 사람앞에 25분 늦게 나타나서는 안된다. 그 사람은 웨딩드레스를 입고 눈물을 흘릴지도 모르니까. 25분을 늦어서 결국은 다른 사람을 만날수도 있겠지만, 그 사람은 내가 놓친 사람과는 다른 사람이다

 

나는 긴장되는 상황을 그다지 즐겨하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지만, 별로 긴장같은거 하고 살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떤 긴장은 꽤 괜찮은 기분을 가져다 준다. 편하기만 한 남자보다는 살짝 긴장하게 만드는 남자가 좋은것처럼.  

 

새 구두를 신었다. 똥배가 살짝 긴장하고 있다. 이것 역시 괜찮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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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4-15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색, 갈색, 짙은 네이비색외에 다른 색상의 구두도 세상에는 존재한다는 말씀인거죠? 사본 적이 없어서... 날씨는 쌀쌀하고 할 일은 많고 (포스트잇에 해야할 일 목록 작성중) 구두 색깔까지 칙칙한게 심하게 맘에 걸리는 군요.

다락방 2010-04-15 12:47   좋아요 0 | URL
취향의 문제겠죠, 브론테님. 저기 위에 Kitty님은(이제는 이전페이지의 댓글) 검은색 구두만 90프로라고 하시잖아요. 저는 저도 모르게 검정색을 안사게 되고... ( '')

저도 해야할일 산더민데 아침부터 꾸벅꾸벅 졸고있어요.

사직서내고 도망가고 싶어요 브론테님.
ㅠㅠ

2010-04-15 1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5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5 1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5 1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5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5 1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5 1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5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L.SHIN 2010-04-15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노래, 오래 됐죠. 그 당시 한참 좋아했었는데.
하지만 이 노래가 이런 페이퍼로, 이렇게 아름다워질 수 있다니, 아, 나의 다락님 -
나는 또 오늘 감탄하고 맙니다.

다락님이 신은 새구두는 어떤 걸까. 인증샷 보여주시지...^^

다락방 2010-04-15 14:23   좋아요 0 | URL
저도 보여드리고 싶은데 도무지 이쁘게 찍히지를 않아요, L.SHIN님.

어제 오후에도, 그리고 오늘 아침에도 찍어보려고 시도했으나. 역시 핸드폰 사진은 이따위야, 라고 실망하다가 사실 문제는 내 발에 있는게 아닐까, 하고 좌절에 좌절만 거듭했어요.

노래 좋죠? 저도 좋아했어요, 저 노래. 당신의 키스가 그리웠어요, 라고 말하는 노래라니!

Alicia 2010-04-15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두 인증샷 올려주셈요.히히^^ 조와 울증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ㅂ=

다락방 2010-04-15 16:41   좋아요 0 | URL
아 그게 그러니까..올리려고 몇번이나 시도했으나 구두 신은 발이 이쁘게 나오지를 않아요. 히잉 ㅠㅠ

머큐리 2010-04-15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이 노래 딱 10번만 듣고 갑니다...^^

다락방 2010-04-16 11:14   좋아요 0 | URL
꽂히셨군요! ㅎㅎ
저도 아침에 듣는 순간 미칠뻔 했습니다. ㅎㅎ

sweetrain 2010-04-16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며칠전에 까만 구두를 샀어요.
발 볼이 넓은 편이라 거의 운동화만 신는데, 큰 맘 먹고 구두를 샀죠.
충동구매한 거지만, 마음에 들어요.

다락방 2010-04-16 11:15   좋아요 0 | URL
역시 구두는 충동구매에요!
예쁘게 신어요, 스윗레인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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