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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Brandi Carlile - The Story
브란디 칼라일 노래 / Columbia / 2009년 1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90343103508656.jpg)
(알라딘에 이미지가 없다 -.-)
그녀의 앨범을 첫번째 트랙부터 차례대로 듣고 있노라면, 그녀가 얼마나 편안하게 음악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내 앨범이 많이 팔려야해, 라든가 사람들이 내 노래를 다 따라불렀으면 좋겠어, 라든가 어떻게 해야 조금 더 획기적이고 특별한 음악을 만들 수 있지, 라는 고민 같은건 해보지 않았을 법한 음악을 그녀는 지금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녀가 하는 음악은 그저 나는 지금 노래를 부르고 싶어, 정도의 느낌을 준다. 그건 노래에도 실려있어서 그녀가 노래를 불러내는게, 그러니까 때로는 나직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바깥으로 뿜어내는 게, 앨범을 듣고 있는 내게 너무나 편안하게 다가온다. 테크니컬한 음악이라는 생각도, 기계음이 섞여 있다는 생각도 그녀의 앨범을 들으면서는 할 수가 없다. 그녀는 그저 편안하고 전통적인 음악, 애초에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음악이라 알고 있었던 바로 그 음악을 하고 있다.
그녀가 편안하게 하는 음악, 그녀가 사랑하는 음악은 고스란히 내게도 전해져서, 'This is my song' 이라는 가사가 나오는 4번트랙의 전주쯤에선 그녀가 이 노래를 부르기 전의 표정을 짐작할 수 있을것만 같다. 그녀는 미소 짓고 있겠지. 그리고 까딱까딱 리듬을 타고 있을거야.
이 음악을 들으면서 출근하는 버스안에서(그렇다, 나는 핸드백 속에 씨디플레이어를 넣어가지고 이걸 들으면서 출근한거다!), 나는 문득, 아 이 앨범은 여행하는 사람들이 들으면 퍽 좋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비행기 안이어도 나쁠 건 없고 버스여도 좋다. 여기에서 저기로 이동하려는, 여기에서 저 멀리로 이동하려는 그들이 기차안에서 이 앨범을 듣게 된다면 즐거움과 사색을 느낄 수 있을 것 같고, 도보여행 중 듣게 된다면, 아 정말이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이 앨범이 단순히 여행할때에만 적절한 음악이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아일랜드에 글렌 한사드가 있다면, 내 방안에는 브랜디 칼라일이 있다. 몸서리처지게 만족스런 일이다.
알라딘은 바보다. 이 앨범이 없다. 만약 재고를 가지고 있다면 내가 몇장쯤은 거뜬히 사주었을텐데.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