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준비를 하면서 'Jason Mraz'의 『Did you get my message?』를 들었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이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문득, 메세지를 전해 받지 못해서 눈물을 흘려야만 했던 여자, '엠버'가 생각났다.
돈이 필요한 곳, 돈이 많은 곳, 그녀를 아는 곳, 그 곳에서 그녀는 '귀족부인' 이었고 그는 일개 선원에 불과했다. 그녀의 시중을 들어야 하고 그녀의 대책없음을 묵묵히 참아내야만 하는게 여간 화나는게 아니다. 그러다 그녀와 그가 무인도에 떨어진다.
돈이 필요 없는 곳, 돈이 없는 곳, 그녀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 덩달아 그를 아는 사람 역시 아무도 없는 곳. 다시 말해 그녀와 그 말고는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는 오 맙소사, 그녀는 그의 사랑을 애원한다. 무인도에서 그가 한 일은 일단 그녀의 버릇을 고치는 일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그들은 심지어, 구조되지 않기를 바라기까지 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녀가 눈물을 흘리며 헬리콥터를 타고, 반지는 물속에 떨어지고, 그는 절망에 휩싸인 채로 그녀를 기다리면서, 그녀에게 이렇게 외치고 싶었을것이다. "내 메세지를 받지 못했어요?" 그녀도 그 말을 꾹 참았을 것이다.
"내 메세지를 받지 못했어요?"
'가이 리치'감독의 영화를 꽤 좋아한다. 깔깔 웃게 하는게 아니라 피식- 웃게하는 유머가 맘에 든다.
'재이슨 스태덤'이 나온다고 해서 이 영화를 봤는데, 으윽, 나는 브래드 피트에게 반해버리고 만다. 도대체 그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다. 집시 역할을 맡은 그가 내뱉는 영어는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억양과 사투리로 구성되어있다. 그러니까 그가 하는 말이 영어이기는 한거야? 표준영어라고 해도 알아들을리 만무하지만, 오오, 이런 영어라면 대책이 없잖아.
어느 한명을 가운데 세워 영웅으로 만드는 유머를 그는 하지 않는다. 모두가 주연이며 조연인 영화, 밉지 않은 악당들은 그다지 무언가를 잃지도 않는 영화. 게다가 가이 리치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늘 이렇게 '재이슨 스태덤'을 등장시키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재이슨 스태덤을 좋아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는 것 같아서, 그의 인기가 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것 같아서, 그를 어쩐지 친근하게(?) 느꼈다. 그런데 이 영화들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가이 리치와 친하고 재작년인가는 마돈나의 생일 파티에도 참석했었다. 그것도 모델과. 그러자 그가 멀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마돈나'라면, 어쩐지 너무 크잖아, 너무 대단하잖아, 나와는 절대 가까워질래야 가까워질 수 없는 거리에 있는 거잖아. 슬퍼라.
연예인들의 가십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나는 가이 리치도 좋고, 마돈나도 좋으니 그 둘이 다시 잘 살았으면 좋겠다. 마돈나는 좋은 노래를 계속 만들고, 가이 리치는 좋은 영화를 계속 만들면서 그렇게. 그러나 어차피 내가 이렇게 생각한다고 해도, 또 설사 입밖으로 이 말들을 내뱉는다고 해도 마돈나와 가이 리치에겐 닿을리 없는 메세지겠지.
아, 그런데 페이퍼를 다 쓰고 나니 내가 하려고 했던 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메세지를 전할 수 없는 안타까움에 대해 얘기하려는 건지, 재이슨 스태덤을 얘기하려는 건지, 가이 리치를 얘기하려는 건지...뭘 하고 있는거야 대체. 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