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유럽으로 출근한다 - 룩셈부르크 최초 한국 여성 기업가 박승은 그녀가 만들어 낸 드림로드
박승은 지음 / 이지출판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전에 유튜브에서 <핑계고> 를 부러 찾아보았다. SNS 를 통해, 핑계고에 최강창민과 샤이니 민호가 나와 달리기 얘기를 하는 장면을 일부 보았기 때문이다. 슈퍼쥬니어의 '규현'도 그자리에 함께했는데, 데뷔한지 다들 이십년 남짓 되는 연예인들로서 자기 관리도 철저하고 팬서비스도 생각하고 있었다. 게다가 여전히 앨범을 내고 콘서트를 하는 등의 활동도 하고 있었고. 나는 그들중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어 그들이 앨범을 내는지 콘서트를 하는지도 그 프로그램을 보기전까지 몰랐지만, 그들은 아무튼 자기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건 외국어였다. 일본에서도 콘서트를 하는 그들 모두 일본어를 했고, 규현은 중국어를 독학으로 했다면서 갑자기 중국어를 해보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민호가 그게 어떤 말인지 옆에서 통역을 해주고. 나는 이들이 중국어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그러나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들은 이미 아시아에서 인기 많은 가수들이었고, 일본이나 중국의 팬들에게 응답하기 위해서라도 그 나라 말을 하는 것이 그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었을게 아닌가. 아무래도 한국의 팬을 좋아하는 일본 사람이, 그 가수가 일본어를 하는걸 들으면 더 감동하지 않을까?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그걸 유지하기 위해 다른 나라 말을 배우는 것은 사실 요즘 가수나 배우들에게 아주 특별한 일은 아니고 때로는 당연해 보이기까지 하는데, 이렇게 당연한 일이라고 해서 그렇게 잘하게 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들이라고 해서 외국어를 하는 뇌를 특별히 부여받은 것은 아닐테니까. 자연스런 외국어를 구사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까. 그러니 그 나라 팬들을 잃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성공에는 노력이 따른다는 것은 이렇게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영어 하나 놓고도 안된다고 발 동동 구르고 있는 나는 얼만큼 노력했는가.


이 책, [나는 오늘도 유럽으로 출근한다] 역시 노력으로 성공해낸 사람의 이야기다. 돈, 큰집, 빠른차, 명성, 사회적 지위.. 모두 성공을 대변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성공은 내가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루는 그 자체에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노력으로 일궈내야 하는 것이고. 


박승은의 엄마는 박승은이 좋은 대학 나와 좋은 남자에게 시집 가서 손에 물 안묻히고 살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나 박승은은 일하는 여자가 되고 싶었다. 그녀에게 경제적 자립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녀의 우선순위였다. 자꾸만 시집 가라는 엄마의 성화에 정말 자신이 일하지 않는 여자로 집에만 있게 될까봐, 그녀는 어떻게든 유학 갈 길을 알아보고 또 일자리를 알아본다. 엄마에게 결혼하지 않겠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는 그녀가 공부에 열중하는 걸 보여줘야 했고 아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했다. 그녀는 말로만 '싫다'고 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이뤄내기 위해 직접 찾아보고, 도전하고, 이동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노력했다. 스웨덴으로 아기때 입양된 남편 에릭과 롱디스턴스 연애를 하다가 둘이 함께 있을 수 있는 곳으로 룩셈부르크를 생각한 뒤, 그들은 그곳으로 함께 이주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집안에만 있는 것을 몹시 힘들어하던 그녀는 부지런히 구직활동을 한다. 이 책을 통해 알게된 것인데, 룩셈부르크는, 룩셈부르크어,독일어,불어가 공용어라고 한다. 일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그녀는 남편이 퇴근해 돌아오면 아이를 맡기고 그 길로 외국어를 공부하러 간다. 결국 2년간 그녀는 스웨던어(남편 나라의 언어다), 불어, 룩셈부르크어를 공부하러 갔다고 한다.



취업시장에 다시 나가려면 룩셈부르크 공용어들을 정복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녁에 남편이 퇴근해서 오면 아이들을 맡겨 놓고 스웨덴어(아이들이 아빠와 소통하는 언어), 불어, 룩셈부르크어 수업을 매일 들으러다녔다. 아이들도 저녁마다 사라지는 엄마를 나중에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결국 2년쯤 지났을 때 스웨덴어 중급, 불어 중급, 룩셈부르크 국가고시까지 합격하여 더 이상 어학원에 갈 필요가 없게 되었다.-p.104



와 진짜 너무나 대단하다. 이런 사람이 성공하지 않으면 누가 성공한단 말인가. 가만히 앉아서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는게 아니라, 스스로 먼저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그리고 기회가 찾아올 때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준비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성공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외국에서 공부한다고 혹은 외국에서 거주한다고 모두 그 나라 말을 잘하게 되는건 아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이미 대학에서는 독일어를 공부했고, 독일과 영국에 교환학생을 다녀왔으며, 이제 스웨덴어, 불어, 룩셈부르크어까지 하게 된 것이다. 영어,독일어,불어,스웨덴어,룩셈부르크어.. 아 그리고 한국어. 세상에 6개국어를 한다. 직장에서 사람을 뽑는다면, 한국어만 하는 나를 뽑을까, 6개국어 하는 이 책의 저자를 뽑을까? 


그녀는 룩셈부르크에서 컨설팅 회사의 대표가 된다. 처음 1인으로 시작하면서 직원도 두게 되고, 그리고 세계 각국의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 스타트업 회사와 연결시켜주고, 또 룩셈부르크에서 창업하려는 사람들을 도와주기도 한다. 이 책을 읽어도 정확히 '컨설팅 회사'가 뭐하는 회사인줄은 모르겠다.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의 형이 한국 기업을 후원하고 싶으니 연결해달라고 그녀를 찾는걸 보면, 돈 있는 사람과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연결해서 서로 윈윈하게 만드는 일인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알지는 못하겠다. 잠깐, 최근에 읽은 미셸 오바마의 [비커밍]도 생각났다. 미셸은 젊은 여성들에게 멘토가 되어주려고 하고 또 리더십을 가르치려고 한다. 나는 아직 그것의 큰 의미를 잘 모르겠다. 나에게 멘토가 없어서 그런건지, 리더십 교육이 리더 될 생각 없어도 필요한건지, 그런데 미셸은 왜 거기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는 거다. 그런것처럼, 박승은이 이 회사와 저 사람을 연결해주고자 하는 그 열정도, 사실 이해는 잘 못하겠다. 뭐, 내가 이해를 하든 못하든, 하여간 그녀가 경제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성공한 만큼 그녀는 이제 그녀가 꿈에 그리던 집에서 살고 예술품을 수집하는 삶을 살게 되어서, 어쩐지 나랑은 아주 먼 거리에 있는 사람 같지만, 그러나 그녀가 이뤄낸 모든 것들은 그녀가 노력한 것이었기 때문에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샤이니 민호와 슈퍼쥬니어의 규현을 보면서, 와,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성공했구나, 햇던것처럼, 내 여동생의 생활태도를 보면서, 와 이러니까 전교1등했지 누가 전교1등 하겠냐 했던 것처럼, 그녀를 보면서는 와, 이러니까 지금 엄청난 부를 누리는 대단한 사람이 되었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모두, 하늘에서 뚝 떨어진게 아니라, 스스로 노력해낸 것들이다.

세상에, 게다가 그녀는 룩셈부르크에 한글학교도 만든다! 오 마이 갓... 


그녀가 책을 읽는 이야기가 종종 나와서 뭔가 내가 아는 책이길 기대했는데, 그녀가 읽었다고 언급하는 책들은 대체적으로 자기계발서나 성공담 들이었다. 주로 유럽에서 공부하거나 생활한 사람의 에세이였는데, 그녀는 성공한 여자의 책을 읽으면서 크게 동기부여를 받는 사람이었고, 그것을 자기 삶에 바로 적용할 줄도 아는 사람이었다. 당연히 실패도 했고, 배신도 당했고, 사람도 잃었고, 좌절도 했고, 자존감도 바닥났었지만, 그러나 그녀는 정말이지 말 그대로, '불굴의 의지'로 외국어를 습득하고 사업도 성공으로 이끌었다. 자, 이 일을 위해서는 이 공부가 필요하겠네, 하면 바로 그 공부를 시작하고, 이걸 하려면 저기로 가야겠네, 하면 바로 가고, 이걸 더 잘하려면 저런 사람을 만나야겠네, 하면 바로 그 사람에게 접근하는 추진력과 실행력이 진짜 대단한 사람이었다. 사실 문장이랄까 글은 처음부터 서툴게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 어떤 의지가 뿜뿜 차오르게 되는, 그런 독서였다. 그런 한편, 하... 좀 더 일찍 읽었다면 달랐을까 싶을 정도로 내 나이가 너무 많게 느껴져서 속상하기도 했다. 가고싶은 곳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내 나이 왜이럼.. 그리고 나 아직 영어도 잘 못하는데, 어느세월에 5개국어 하냐..



최근에 인스타그램에서는 지창욱이 출연중인 한일합작 드라마의 짤을 보게 되는데, 거기에서 지창욱은 일본에서 살면서 일어를 배우고 있는 것 같았다. 아, 이 드라마 찍고나면 지창욱 일어 하겠네, 하는 생각이 들면서 몹시 질투가 생겨버려. 나도 듀오링고 영어만 하는게 아니라 일본어도 해야겠다, 생각했고, 멈췄던 스페인어 다시 불을 지피자, 생각했고, 영어 공부 더 열심히 해야한다, 생각했고, 룩셈부르크 가려면 독일어도 시작해야겠다 생각했다. 세상에 할 거 왜이렇게 많어. 내 육체는 하나이고 내 시간은 24시간인데, 나는 돈을 벌어야 하고 술도 마셔야 하고.. 할 게 많다. 



이 책에서 박승은은 어차피 룩셈부르크에서 상점들은 저녁 6시에 문을 닫으니, 남편에게 퇴근 후 MBA 과정을 밟으라고 한다. 그래서 남편은 그걸 이수한다. 그걸 보면서, 아 맞다.. 나 지난번에 룩셈부르크 갔을 때, 6시에 죄다 문 닫아서 캔맥주 하나 사려고 엄청 힘들었지.. 하는 생각이 나면서, 아, 그러면 내가 며칠간 여행가면.. 내 저녁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그래서 여행지를 다른 곳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의 저녁, 특히나 여행지에서의 저녁은 넘나 소중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새벽에 먹고, 점심을 일찍 먹고, 저녁도 다섯시에 먹어버릴까... 신중히 고민해봐야겠다.



아, 마지막으로,

야망을 가진 젊은 여성들은 이 책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야망 없는 여성들도 읽고 어느정도의 동기부여를 받았으면 좋겠다.

하여간 문 밖으로 나가자, 무조건 나가자굳!!

"외대를 졸업하고 첫 외국계 중소기업에 취업했는데 저에게 처음으로 시킨 일이 뭔 줄 아세요? 이사회(Board member) 미팅을 위한 커피와 다과 준비였어요. 저는 제가 어렵게 공부해서 들어간대학교를 졸업하면 의미있는 일을 할 줄 알았는데, 한국 회사에서 여성의 역할은 남성이 하는 일의 ‘보조자 역할‘인 것 같아요. 제가 경영학을 배우면 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좀 더 큰 세계로 나가고 싶어요. 배우자를 통해 결혼과 안정이 아닌, 저도 제일을 꼭 하고 싶은데, 한국에서는 그게 정말 힘든 것 같아요. 독일에서 경영학을 공부해 한국과 유럽의 경제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 P54

요즘 나는 누가 ‘언니 vs 동생‘ 하자고 하면 정중하게 거절한다. 타국에서 만난 언니와 동생의 관계가 얼마나 서로의 삶에 쓸데없이 관여하고 의무감을 갖게 하는지, 가까워질수록 멀어지고 싶은 그런 호칭 관계는 이제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사양한다. 20년간 해외에 살면서 깨달은 것은 ‘누구누구씨‘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둘 때 서로 건강한 관계가 지속되는 것 같다. 사람과 사람의 거리는 너무 가깝지 않을 때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다는 것을 슬픈이별 경험들을 통해 터득했기 때문이다. - P58

룩셈부르크 면적은 제주도의 1.4배, 인구는 70만 명도 안 되지만 GDP는 전 세계 1위다. ‘룩셈부르크‘를 검색하면 가끔 ‘조세회피처‘라는 옛날옛적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는데, 그건 아직도 룩셈부르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실들이 많이 왜곡된 것이다. ‘은행 비밀계좌 개설‘이 가능했던 2013년까지는 그 말이 맞을 수도있겠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없지만, 공공연하게 북한의 검은돈이 룩셈부르크 어느 은행에 있는 것 같다는 소문도 있었기 때문이다. - P76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무디스(Moodys) AAA 최고 안전 등급을 매년 연속적으로 갱신하는 나라, 50% 이상의 외국인 고급 인력이 일하는 나라, 다국어 다문화 국가에서 아이들이 최소 3개 국어를 말하는 나라, 수준 높은 공교육이 모두 무료인 이 나라가 앞으로 어떤 대박을 터뜨릴지 궁금하지 않은가! - P81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이를 악물고 불어를 배우는 것이었다. 룩셈부르크가 룩셈부르크어, 독일어, 불어를 공용어로 쓰지만, 사실 불어를 알아야만 공문서를 읽을 수 있는 구조였다.
당시 불어학원을 다니면서 재취업을 준비하던 일 년간이 어느 때보다 재미있었던 건, 각국에서 온 친구들(같은 또래의 실업자)을 만난 것이었다. 지금 15년이 지나고 보니, 그때 그 친구들은 룩셈부르크에서 대기업 중역 또는 중소기업 대표가 되어 있다. - P99

취업시장에 다시 나가려면 룩셈부르크 공용어들을 정복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녁에 남편이 퇴근해서 오면 아이들을 맡겨 놓고 스웨덴어(아이들이 아빠와 소통하는 언어), 불어, 룩셈부르크어 수업을 매일 들으러다녔다. 아이들도 저녁마다 사라지는 엄마를 나중에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결국 2년쯤 지났을 때 스웨덴어 중급, 불어 중급, 룩셈부르크 국가고시까지 합격하여 더 이상 어학원에 갈 필요가 없게 되었다. - P104

해외로 이주하길 원한다면 자녀 교육을 무시할 수 없는데, 룩셈부르크의 가장 큰 장점은 인종 차별이 없는 다양성(Diversity)이 유럽 내에서 최고라는 것이다. 노동인구의 70%가 외국인이고, 전세계 대륙에서 건너온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매우 안정적인 국가이며, 이들은 최소한 3.6개 외국어를 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즉 독일어, 불어, 영어, 룩셈부르크어를 기본으로 한다는 것이 다른 유럽 국가와는 비교가 안 되는 큰 장점이다. - P216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6-10-28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도 6시면 모든 술집이 문을 닫아야 다락방이 6개 국어 마스터! 🤣

다락방 2026-10-28 18:31   좋아요 0 | URL
하.. 험난한 6개국어의 길.. 나는 5개국어만 해도 되는데..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