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트윗을 통해 이런 영화의 존재를 알게 되었는데 잊고 지내다가 아마존 프라임 구독하면서 이 영화 여기서 한다는 거 알고 바로 보게 되었다. 영화, <빨강 파랑 어쨌든 찬란>. 원제는 <Red, White and Royal Blue>
영국 왕실의 둘째왕자 '헨리(니콜라스 갈리친)'와 미국 대통령의 아들 '알렉스(테일러 자카르 페레즈)'는 국가의 공식행사에서 간혹 마주치게 되는데 서로를 싫어한다. 이들이 영국 첫째왕자 결혼식에서 케이크 뒤집어쓰는 해프닝이 일어났고 그거 수습하자고 다시 만나서 사이 좋은것처럼 꾸며 인터뷰도 하고 사진도 찍고 그러는데, 그 과정에 잠깐 둘만 있게 되는 시간, 알렉스는 헨리에게 참지 못하고 묻는다.
"날 왜그렇게 싫어해?"
ㅋ ㅑ ~
너무 썸의 전형이라서 이 때부터 재미있어졌다. 알고보니 오해가 있었고 하는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이들은 그 뒤로 간혹 서로를 갈구는(?) 문자메세지를 주고 받게 된다. 그들이 나온 기사나 사진을 캡쳐해 보내면서 놀리거나 하는데 이렇게 서로 갈구는 부분이 이 영화에서 제일 재미있는 부분이다. 물론, 연애에서도 제일 재미있는 부분일테고. 이 부분에서 너무 재미있으면서, 그래 모름지기 연애란 이런것이지 했다. 이렇게 서로 문자메세지로 갈구는 일이 반복되다가 서로 전화하면서 갈군단 말야? 실컷 갈궈놓고 이제 잘거라고 끊자고 그러는데 서로 끊지를 못해 ㅋㅋㅋ 그래서 한쪽이 그런다. "끊어, 거기 빨간 버튼 안보여?" 이러고 ㅋㅋㅋㅋㅋㅋㅋㅋ좋을 때다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재미있네. 그러고보면 이런 애정 섞인 갈굼이 연애의 시작일 때가 많지. 하하하하하하하하. 서재의 ㅈㅈㄴ 님도 놀리면서 애정 표현하는 스타일 이잖아요? 사실 나는 딱히 그런 편은 아니고 놀림 당하는 쪽이긴 한데, 일전에 전남친과 내 남동생이 나를 갈구는 대표적인 사람들이었다. 전남친은 헤어졌으니 이제 나를 못갈구고 내 남동생은 지금도 여전히 나를 갈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우리는 서로 갈구긴 한다. 내가 남동생한테 똥멍충이라고 하면 남동생도 나한테 똥멍충이라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각설하고,
아무튼 이 갈구는 썸이 너무 재미있어가지고 보다 말고 친구한테 문자 보내서 '20분 봤는데 너무 재미있어!' 했단 말야? 그런데 이 영화의 빅 재미는 이 부분이었고 그 뒤에 그들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섹스하고 시련이 닥치고 풀어나가고 그런 부분은 썸만큼 재미있진 않았다. 역시 연애는 시작할 때가 제일 재미있지.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 영화에서도 서로가 가지고 있던 물건을 상대에게 주는 장면이 나온다. 헨리는 자기를 기억하라며 항상 새끼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를 알렉스에게 주고, 그러자 알렉스는 자기가 항상 목에 걸고 다니던 옛날에 살던 집열쇠를 준다. 음.. 나는 새로 사서 주는 것도 좋지만 뭐랄까, 며칠전 영화 <the idea of you>의 시계처럼 (https://blog.aladin.co.kr/fallen77/15522693) 늘 소중하게 지니는 걸 주는 것도 좋은것 같다. 돌맹이 같은거 모아서 주거나 종이학 접어 주는건 넘나 별로고. 여하튼 그렇게 서로가 늘 착용하던 걸 주는 장면에서, 오, 저거 좋네, 하면서도 '그런데 나는 줄 게 없네?' 싶더라. 악세사리를 전혀 착용하지 않으니 상대에게 갑자기 빼서 줄 게 없어. 나는 그냥 나의 몸이 아닌 다른 게 없어? 흐음. 그렇다면 언젠가 상대에게 주게 될지도 모르니까 뭔가 착용하고 다녀야 하나 싶은데, 제가 메탈 알러지가 있어서요... 그리고 반지는 내가 아무리 손가락이 굵어도 남자한테 주기엔 작지 않겠습니까?(이런데 막 안작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흐음... 줄 게 없네. 걍 뭐 주고 싶은 사이를 안만들어야겠다.
이 영화에서도 나는 되게 이해 안되는 캐릭터를 만났다. 이야기 자체가 너무 허무맹랑하긴 하지만(왕자와 대통령의 아들), 이 대통령의 아들 알렉스와 하룻밤 잤던 정치부 기자가 있단 말야? 이 정치부 기자는 다시 한번 알렉스와 잘 기회를 노리는데 이에 알렉스는 '내가 너랑 다시 잘 것 같아? 아니야.'라고 거절을 하는거다. 그러 알렉스의 눈빛을 따라가보니 거기에 헨리 왕자가 있고, 이 정치부 기자는 오호라 이놈봐라, 하고는 그들에 대한 사진과 기사를 써버려서 세상을 뒤집어버리는거다. 미국 대통령의 아들과 영국 헨리 왕자가 사귄다!! 이들이 성소수자인만큼 아웃팅을 시켜버린거다. 미국도 발칵 뒤집히고 영국도 발칵 뒤집히는데 뭐 이제 세상은 예전과 달라서 당연히 그들을 응원하고 그들을 그냥 내버려두라는 시위도 일어나기도 하고 또 네, 나 영국 왕자 사랑해요~ 대통령의 아들이 입장 발표도 하고 그러는데, 나는 이 기자의 마음을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면.. 행복하니? 나랑 더이상 자주지 않을 사람에게 실질적 피해를 입히는 것 말이다. 이게 정말 니가 원하는거야? 아직 스스로 세상에 밝히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해 사람들이 수근거리게 하는거, 뉴스에 나오게 하는거, 그걸 하면 스스로 만족스러운가? 나는 내가 개인적으로 미워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이 난처한 상황에 놓이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의 길을 잘 찾아서 살아가길 바란다. 그들 나름대로 행복하길 바란다. 다만, 나랑 엮이지 않기만을 원할뿐. 나랑 자주지 않는다고, 나랑 만나주지 않는다고, 나를 더이상 좋아하지 않는다고, 다른 사람을 난처하게 만들고 곤란하게 만들고 진흙더미로 떠미는 일을 도대체 왜 하는걸까? 심지어 그 사람의 사생활을 떠벌리기까지 하는건, 진짜 왜 그러는걸까? 그 사람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힘들게 만들면 나랑 자주지 않은 그 서운한 마음에 보상이 되는걸까? 아니, 아웃팅이라뇨. 미친거 아냐? 한때 잤었던 상대에 대한 예의라는 것도 있지 않나. 잘 알지 못하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사람에 대한 기본 예의라는 게 있는데 어떻게 그래? 왜 나랑 안자준다는 이유로 그 사람을 다른 사람들에게 욕먹게 만드는거야? 노이해..
나의 가장 중요한 신념중 하나는 '스스로에게 쪽팔린 사람이 되지 말자' 이다. 이건 어디에나 적용할 수 있는데, 이를테면 약속을 안지키는거 너무 싫잖아? 그러니 나 자신에게 쪽팔리지 않으려면 약속을 지켜야 돼. 말에 무게를 담지 않는 사람 보면 너무 가볍고 한심하잖아? 나 자신에게 그런 식의 쪽팔림을 주지 않기 위해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자, 하게 된다. 그런데 나랑 안자주는 사람이 있다고 세상에 내동댕이 쳐서 돌 맞게 하려고 한다? 와, 그런 내 자신 너무 쪽팔리지 않냐. 나중에 누구에게든 어디가서든 '걔가 글쎄 나랑 안자주는거야, 그래서 내가 아웃팅좀 시켰지.' 이렇게 말할 수 있나? 그 사람의 눈에서 눈물나는 걸 보는게 행복해? 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아니잖아. 그냥 나를 안사랑하고 나랑 안잔건데, 그게 그 사람 눈에서 눈물 뽑게 할 일이냐... 쯧쯧.. 도대체 그 마음을 모르겠다. 노이해.. 어떻게 세상에 대고 아웃팅을 시키냐. 에휴..
이 영화도 책이 원작이라고 한다.
어제 이 영화 재미있게본 후 아마존 프라임에서 드디어!! 잭 리처를 시청하기 시작했다.
아니, 책 읽어서 이미 잭 리처 너무 과장된 캐릭터라는 거 알지만, 드라마로 보니까 더 그렇더라고요. 뭐 그냥 딱 사람 보기만 하고 '넌 담배를 끊은지 얼마 안됐고, 이혼했고, 하버드를 나왔지' 막 이런걸 짐작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좀 봐주련, 잭 리처? 웃김 ㅋㅋㅋㅋㅋ아무튼 누명쓰고 감옥 들어갔는데 뒤통수에 깍지끼고 드러누웠단 말야? 근데 팔 근육이 와 장난 아니다. 어깨에서 팔꿈치까지의 두께가 내가 베고 자는 베개같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그렇다는거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