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를 시작할 때는 이렇게나 오래 하게될 줄은 몰랐다. 언제까지 할것이다 라고 정해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오래 할 줄은 몰랐는데, 1년을 함께 하고 참여했던 사람들이 모여 '이걸 앞으로 더 해야할까 이제 그만둬야할까' 의견을 물었을 때, 모두가 계속하자고 답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 한 달에 한 권, 내가 읽고 싶은 책이 아니라 '읽자고 약속한' 책을 읽는 것은 사실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모두가 알겠지만, 시험기간에는 텔레비젼도 더 재미있고, 소설책은 더 읽고 싶어지는 거 아닌가.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를 시작하고 나서는 소설 읽을 때마다 얼마나 꿀맛인지 모른다. 으앗 너무 재미있어~ 하면서 읽게 된다니까?
그러나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를 했기 때문에 엄청나게 두꺼운 분량의 책들도 읽어낼 수 있었다. 만약 이 같이읽기가 아니었다면, 백래시를,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를, 페미사이드를 한 달 내에 완독하는 일은 아마 없었을지도 모른다. 시도하다 던져두고 시도하다 던져두었겠지. 아, 특히나 보부아르 제 2의성!! 그건 정말 완독을 못했을 거다. 으...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는 단순히 우리가 같이 읽는다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글도 써야 한다. 페이퍼든 리뷰든 읽으면서 또 읽은 후에 글을 쓰다보니, 아무래도 그런 독후활동이 다음 독서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다른 책을 읽으면서 '아 그 책에서도 그랬지' 하고 떠올릴 수 있는 건, 나는 이 독후활동이 한 일이라고 믿는다.
얼마전에 3월도서를 완독한 신입멤버는(응?) 이 같이읽기 도서로 읽은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책이 올해 최고의 도서라고 한다. 물론, 올해는 아직 9개월이나 남아있으니 얼마든지, 언제든지 번복 가능하지만.
게다가 한 멤버는 요즘 글솜씨가 너무 좋아졌는데, 그걸 언급하자 그게 다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던 터였다. 우리랑 같이읽기 하고 또 글로 써내는 걸 하다보니 글솜씨가 점점 더 좋아지는구나, 하는 걸 그 분의 글을 읽으며 내가 느낀거다.
이렇게 여러모로 좋은 점만 가득한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러니 어쨌든 2020년에도 계속 해보기로 하겠다.
자,
4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는, '베티 프리단' 의 [여성성의 신화] 입니다. 너무나 유명한 책이지만 아직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책. 여성학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시작하게 되면 아마도 제일 처음 접하게 되는 이름이 베티 프리단이며 또 이 책일 것 같은데요, 같이읽기 하는 멤버중 한 명이 이 책을 아직 안읽었고 읽고 싶다고 해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저도 안읽었고... 그러니, 같이 읽어봅시다.
당연히,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던 분들도 이번에 참여해도 됩니다. 이 책 평소에 읽어보고 싶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이번 기회에 같이 읽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석 포함 7백 페이지가 넘는 책이라 같이 읽는 게 아무래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8백쪽 넘는 책들은 같이읽기를 했기 때문에 다 읽을 수 있었거든요.
참여방법은 특별히 어려운 거 없습니다. 참여하겠다는 댓글 한 줄 달고 4월 내로 이 책을 완독하시면 되고요, 처음 같이읽기 할 때는 일주일헤 한 번 글 쓰기가 원칙이었으나 사실 아무도 안지키고... ㅎㅎ 쓰고 싶을 때, 그러나 반드시 한 번 이상은 이 책과 관련된 글을 써주시면 됩니다. 페이퍼, 리뷰, 백자평 모두 좋습니다. 관련 글을 쓰실 때에는 앞에 '[여성성의 신화]' 라고 붙여주시고요.
전자책도 있으니 이 무거운 책 가지고 다니기 힘들다 하시는 분들은 전자책으로 읽어도 좋겠지만, 제 경험에 의하면 두꺼운 책은 종이책으로 읽으면서 페이지가 점점 조금 남게 되는 걸 느끼는 게 좀 짜릿할 것 같아..... 네, 뭐 그렇습니다.
4월, '베티 프리단'의 [여성성의 신화] 입니다. 함께 읽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