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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ㅣ 막스 베버 선집
막스 베버 지음, 박성수 옮김 / 문예출판사 / 199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 몇달은 벼르다가 이제야 읽었는데, 제가 이 책을 크게 오해하고 있었군요. 베버가 이야기하는 자본주의와 우리가 일상적으로 이야기하는 자본주의는 크게 다릅니다. 베버에게는 금전욕 내지는 천민 자본주의, 유태인 자본주의 정도가 될 것입니다.
- 그가 말하는 자본주의 정신이란, 규범성(윤리성)과 직업정신을 두 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서구에서만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곧 독점 자본주의에 자리를 내어준 그것이죠. 이러한 자본주의가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종교개혁기의 프로테스탄티즘에서 찾는 실증적 연구논문입니다. 사회학 대가의 학문적 치밀함과 겸손함이 돋보이는 분석과 문체였습니다.
- 저는 이 독서후기를 [종교] 카테고리로 분류하고자 합니다. 자본주의 자체 보다는 프로테스탄티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프로테스탄티즘에서 금욕주의와 직업정신(소명의식)이 어떻게 나오는지, 교리적 동인과 심리적 동인을 찾는 과정, 감탄할 만 합니다.
- 아래는 필요에 따라 발췌 정리한 글입니다. 어려운 책 읽느라, 소제목과 코멘트를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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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서문 ]
- 세상 어디에나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발전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의 합리적인 체계는 오로지 서구에만 존재한다.
(예) 바빌로니아의 천문학 - (그리스식) 수학적 기초를 결여
인도의 기하학 - (그리스식) 역학과 물리학의 기초를 결여
인도의 자연과학 - (르네상스식) 실험방법을 결여
인도의 약학 - 생화학적 토대를 결여
중국의 역사연구 - (투키디데스식) 방법의 결여
인도의 정치사상 - (아리스토텔레스식) 방법론 결여
근동의 성문화 - (로마법과 같은) 체계적 형식 결여
예술 - 화성음악, 대위법과 화음, 반음계와 미세음계, 기보체계, 등이 결여
건축 - 건물의 구성원칙, 지붕공간의 합리적 사용, 등이 결여
인쇄 - 신문과 정기간행물의 결여
고등교육 - 대학, 아카데미의 결여
정당 - 합리적 규칙이나 법에 따른 운영의 결여
- 마찬가지 관점에서, 세상 어디에나 자본주의(이윤 추구, 소유욕)가 있어왔지만,
합리적 이윤추구(자본주의 정신), 자유로운 노동의 합리적 조직화(시민), 정기적 시장에 맞추어진 합리적 산업조직은 서구에만 존재했다. (* 여기서 합리성이란 투기성, 모험성의 반대)
- 이러한 서구만의 합리성은 기술, 법, 행정의 계산가능성(예측가능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비) 모험적이고 투기적인 무역 자본주의와 달리, 고정자본을 갖추고 계산의 확실성을 지닌 합리적 기업
합리적 행위를 채택하는 인간들의 능력과 성향 때문이다. 그것은 종교적 관념(금욕적인 프로테스탄티즘)에서 기인한다.
* 아시아에 대한 자료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가능한 비교점을 제시하는 정도에서 만족한다.
[ II. 문제 ]
[ 1. 종파와 계층 ]
- 종교개혁기, 자본 소유자와 경영자층, 상급의 숙련 노동자층이 대부분 프로테스탄트이다. 원인이 뭘까?
(전통적 설명)
- 부유한 지역과 도시가 16세기에 프로테스탄트로 개종했다.
- 가톨릭의 비세속성때문이다. 가톨릭은 수공업에 잔존하려는 경향이 보다 크며, 반면에 프로테스탄트는 공장으로 흘러 들어간다. / 프랑스의 칼뱅주의자들도 비세속적이다.
- 프로테스탄트는 정치적으로 영향력 있는 자리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영리활동에 몰두한다. (예) 러시아의 폴란드인, 프랑스의 위그노교도들, 영국의 비국교도들, 영국의 퀘이커교도들, 유태인들. / 반대 사례도 존재한다. (예) 독일의 가톨릭, 영국과 네덜란드의 프로테스탄트.
- 결국, 프로테스탄트는 경제적 합리주의를 향한 특수한 경향을 가지고 있다.
[ 2. 자본주의 정신 ]
- 그런데, 프로테스탄트적인 종교적 생활규제가 영리감각의 발전과 관련이 있을까?
(금전욕이 아닌 에토스로서의 자본주의 정신)
- 벤자민 프랭클린의 주장 "시간이 돈이다. 신용이 돈이다. 돈은 돈을 낳는다. 근면과 검소, 시간 엄수가 출세의 지름길이다." 은 단순한 처세술이 아니라, 일종의 에토스였다. 그는 영리활동을 자신의 물질적 생활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목적 자체로 여겼다.
- 이러한 에토스는 자본주의가 존재했던 중국, 인도, 바빌론, 등에는 없었던, 서구에만 독특한 것이다. 오늘날에는 익숙하지만, 당시에는 결코 자명한 것이 아니었다.
- 오늘날의 자본주의는 '경제적 자연도태' 과정을 통해 이러한 에토스를 만들어내지만, 초기에는 '자본주의 정신'이 '자본주의 발달'에 앞서 이미 존재했다. 벤자민 프랭클린 역시 수공업 자본주의 하에서 위와 같은 주장을 펼쳤다. (이러한 것은, 유물론적 관점과는 정반대이다.)
(자본주의 정신의 필요조건)
- 영리활동의 규범성: 자본주의 정신은 금전욕과는 다른 것이다. (금전욕은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된 것이다.)
- 직업정신: 자본주의의 물질적 조건(성과급 혹은 저임금)을 변화시켜도, 노동자들은 되도록 편안하고 적게 일해서 정해진 보수를 받고자 한다. 자본주의 초기에는 노동자를 구하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특수한 경향을 내재하고 있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예) 러다이트 운동 (* 저곡가정책)
[ 3. 루터의 직업개념, 탐구의 과제 ]
- 자본주의 정신의 필요조건(규범성, 직업정신)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을까?
(프로테스탄트와 직업정신의 탄생)
- 독일어의 직업, Beruf의 어원: 신으로부터 받은 임무
- 프로테스탄트가 세속적인 일상의 노동, 현세적 의무에 종교적 의미를 부여. 직업은 인간이 신의 섭리롤 받은 것이며 그 섭리에 순응하여야 한다. (비) 수도승적 금욕주의
- (이러한 직업정신은 그저 자본주의 정신의 모태가 되었을 뿐이다. 실제적으로는 칼뱅주의의 영향을 받으며 급속도로 성장하게 된다.)
[ III. 금욕적 프로테스탄티즘의 직업윤리 ]
- 종교적 영향이 자본주의의 발전에 '어떻게' 작용하였을까?
[ 1. 현세적 금욕주의의 종교적 토대 ]
- 금욕적 프로테스탄티즘의 주체: 칼뱅주의, 경건주의, 메서디즘, 침례교
(금욕주의의 심리적 동인과 신앙적 기반 - 칼뱅주의의 예정설)
- 중세의 평신도들은 신의 은총이 자기 자신의 노력에 부분적으로 기인한다고 생각하였고, 성례의 은총은 자신의 부족함을 메워주며, 사제가 죄를 사해 주고 면죄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 그러나 칼뱅은, 구원은 신에 의해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인간의 노력과는 별개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신의 영광을 위한 수단으로서만 의미를 갖는다. (중세적) 참회, 고해성사, 성례(세례), 예배, 교회의 필요성을 부정하였고, 이런 것들은 감정적, 마술적인 요소로서 구원에 무익하다고 주장했다.
- 구원에 대한 확신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오로지 신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에 만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인간의 삶은 오로지 신의 영광을 위해 존재한다.
(예정설의 진화, 금욕주의)
- 교리로서의 예정설은, 단지 구원에의 확신(종교적 감성)을 바라는 평신도들과 결합하면서 타협하게 된다.
- 예정설의 교리는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평신도들에게 요구한다. 자신을 선택된 자로 확신하고 모든 의심을 버릴 것, 자기확신에 도달하기 위한 부단한 직업노동. (중세 가톨릭에서) 신도 개인적 차원에서 요구되던 일상의 선행은, 생활방식의 일부로 격상된다. 과거 수도승이 행하던 금욕이 평신도에게 확장된다.
- 생활방식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 금욕주의가 탄생한다.
(또 다른 축, 경건주의)
- 칼뱅의 예정설과 더불어, 구원의 확신을 동시에 추구했던 분파. 칼뱅주의(신 중심의 사고)와 루터주의(체계적인 생활방식)의 영향을 고루 받았다.
- 예정설은 숙명론으로 변화했고, 교회는 부정했지만 가정집회를 통해서 일종의 신앙공동체를 형성했다.
- 구원에 대한 확신을 추구하면서, 일상생활에서의 금욕주의는 더욱 강화되었고, 직업노동도 강조되었다.
(경건주의의 발전, 메서디즘)
- 대륙 경건주의의 영미분파.
- 확신이라는 주관적 측면에 더욱 매몰되면서, 개인적인 참회나 성별, 등을 강조하며 칼뱅의 예정설은 거의 무시되었다.
(침례교와 침례파, 메노파, 퀘이커교)
- 가시적 교회를 거부하고 종파, 종교공동체를 중요시했다. 퀘이커교의 경우는 성례도 부정한다.
- 그러나 신에 대한 봉사를 생활체계로 공식화하기 보다는, 내면적인 계시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신의 말씀에 귀기울이기 위해 침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내면에 대한 강조는 품행의 관리, 금욕으로 이어졌다.
- 위와 같은 금욕적 프로테스탄티즘은 수도원에 갇혀 있던 금욕주의를 생활의 일부로 끌어들였다.
[ 2. 금욕과 자본주의 정신 ]
- 일반화된 금욕주의가 자본주의 정신 - 영리활동의 규범성, 직업정신 - 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
(금욕주의와 자본주의 정신)
- 금욕주의는 시간 낭비, 사교, 무익한 잡담, 사치, 8시간 이상의 수면시간을 금지했다. 교회의 예술행사, 크리스마스 축제를 금지했고, 복장도 규제했다. 대신, 노동은 오래 전부터 인정된 금욕적 수단이었다. 신의 뜻에 따라 인간에게 신분과 직업이 주어졌으며, 이에 대한 노동은 하나의 의무였다. 즉, 노동 그 자체가 아니라 합리적 직업노동이 바로 신이 원하는 바이다.
- 금욕주의는 부자가 되기 위한 노동을 장려했다. 신 나름대로의 의도를 가지고 이윤의 기회를 준 것이기 때문에, 직업의무의 행사로서 부의 추구는 허용이 아니라 명령된 것이었다. 다만, 재산을 가지고 휴식하는 것, 향락하는 것을 금지했다.
- (프로테스탄티즘과 유태교의 경제윤리는 질적으로 다른다. 그것은 모험가 자본주의요, 천민 자본주의다.)
(금욕주의와 자본의 형성)
- 금욕주의는 소비, 특히 사치재 소비를 봉쇄했으며, 이로 인해 쉽게 자본형성에 이를 수 있었다.
(딜레마)
- 금욕주의가 낳은 근면과 절약이 부를 창조하고, 이러한 부가 오히려 세속적 애착을 증가시켰다.
- 금욕으로 인한 대규모 자본형성은 자본주의의 근간이 되었다. 그리고 금욕주의는 사라졌다.
* 헬레니즘: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의 결합. 알렉산더제국 이후.
* 투키디데스: 그리스의 역사가. 역사서의 고전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집필했다.
* 에토스: 민족적, 사회적 관습. (반) 파토스
* 편람: 보기에 편리하도록 간추린 책
* 정초하다: 기초를 놓다.
* 성례(세례), 성령(신과 인간의 매개체), 성도(신적 성격을 가진 신도), 성별(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물건, 상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