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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 공부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ㅣ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1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 수유너머 연구실 고미숙 선생님의 책.
"직관이 결여된 비판력", "서사가 결여된 정보" 제가 요즘 느끼는 갈증과 맞닿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 아래는 본문에서 필요한 내용만 발췌, 필요에 맞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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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공부의 폐해
- 가정, 학교, 국가가 모두. 주체와 대상의 경계가 없다. 홈스쿨링이나 대안학교도 반극단에 치우쳐 있을 뿐. 부모와 학교가 아이를 돕더라도, 국가(공동체) 차원에서의 희망이 없다.
“그 누구도, 어떤 청소년도 이런 상황에 대해 질문을 던지지 않는 것, 그게 더 끔찍한 일이다. 제 3공화국의 반공이념도 이보다 더 견고하진 않았다. 그건 질문의 대상이 아니라 믿음의 대상이니까.”
- [호기심] 공부에 대한 모든 생각을 학교식으로 재편한다. 갓난아이의 호기심은 학교에 입학하면서 사라진다.
- [연령별 균질화] 그러나 공부에는 나이가 없다. 서로 다른 연령대의 에너지와 지혜를 주고 받아야 한다.
“학교가 공부에 대한 모든 표상을 독점하고 있다.”
- 학교에 대한 지원을 늘려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 고전과 네트워킹
- [문제의식] 기존과 다른 스스로만의 문제의식을 먼저 설정해야 한다.
- [고전과 코뮌] 왜 고전인가? 탈근대적 시도의 일환. 즉, 근대적인 방식으로는 할 수 없는 새로운 공간과 방식을 만드는 것. 공간은 코뮌이요, 방식은 고전 읽기라는 것. 여기서 코뮌이란, 어떤 조건의 제약도 없는 자유로운 네트워크.
- [암송과 네트워킹] 근대적 묵독과 암기 대신, 전근대의 암송. 암송의 핵심은 타인과의 네트워킹.
낭송은 자기 자신의 다른 면을 발견하는 것. 영어도 낭송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과 같이 읽어야 한다.
지식으로 사적으로 소유하지 말라.
“우월감과 열등감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관계를 만들어내는 것이 진정한 평등이다.”
“스승과 친구는 하나다. 스승이면서 친구처럼 속내를 털어놓을 수 없으면 스승이 아니고, 친구면서 스승처럼 배울 게 없다면 역시 친구가 아니다.” (이탁오)
“공부란 궁극적으로 자기를 넘어서는 것일진대, 거기에 우와 열이 있을 수 없다. 그저 자기가 선 자리에서 한 걸음씩 나갈 수만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할 따름이다.”
“별로 아는 게 없는데도 배울 수 있을까요? 중요한 건 지식의 양이 아니다. 자신을 진정 비울 수 있는가가 문제인 것이다.”
- [구술] 어떤 상황이나 문맥을 서사적으로 재현하는 능력
- [글쓰기] 글쓰는 과정 속에서 신체 역시 달라지게 된다.
“정보의 계열에 서사적 육체를 입힐 수 있어야 비로소 지식의 영역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 [삶에서 배워라] 근대 지식은 가시적이고 합리적인 세계만을 앎의 영역으로 하면서 몸과 분리. 삶과 분리. 한없이 협소한 전문적인 영역으로 축소. 자폐증, 사랑, 질병, 운명, 음식, 일상에서 배울 수 있다.
“고립감은 절망을 낳고, 절망은 외부에 대한 적개심을 낳는다. 내부를 향하면 자살충동, 외부를 향하면 목적 없는 공격 심리가 된다.”
“타나토스로서의 에로스! 이것은 일종의 허무주의다. 지금, 여기의 삶을 부정하고, 불행과 상처를 과장하면서 자학과 피학 사이를 오감으로써만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허무주의.”
“조건이나 상황이, 혹은 나아가 운명이 두 사람의 결합을 방해한다 해도 사랑 자체가 주는 행복을 가로막을 수는 없다. 왜냐면 그것을 불행이라 여기는 건 그 상황에 대한 가치판단이 개입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스스로 잘 웃는 것이다. 타인의 말과 행동에 적극적으로 반응해주는 것.”
“대개의 여성들은 다이어트나 성형을 할 때 외에는 자기 몸에 일체 관심이 없다. 그러다가 심각한 병이 들면 아무 생각 없이 병원에 가서 몸을 맡겨버린다.”
“남이 봐주는 사주는 아무런 맥락이 없습니다. 내가 자란 환경과 부딪혔던 사건, 그리고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기 사주는 자기가 읽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사주는 프리젠테이션이 아니라, 내 인생을 어떻게 칠해갈까 하는 영감과 가능성의 창조 행위입니다.”
“공부하는 그 순간이 목적이자 이유여야 한다.“
“지식이란 대상을 날카롭게 분석하는 것이거나 자신과 다른 입장에 대하여 논리적으로 비판하는 것이라고 간주한다. 그러다 보면, 개개인의 다양한 차이나 이질성은 무화되어 버린다. 오직 동일한 규준 위에서의 위계와 서열화만 가능할 뿐이다. 직관이 결여된 비판력. 결국 잘 다듬어진 합리적 주체들만 양산하게 될 뿐.”
# 참고도서
이반 일리히 <학교 없는 사회>
얼 쇼리스 <희망의 인문학>: “빈민들이 인문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매우 급진적인 행동이다.”
“빈민들에겐 그저 재활 교육이나 직업과 관련한 공부만 시켜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건 그야말로 어설픈 동정심이거나 감상적 사치에 불과하다. 그들이 진정 박탈당한 것은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통찰할 수 있는 정신적 자산이었다.”
# 어휘
* 자폐적이다: 자신 혹은 소수의 집단 안에만 갖혀 널리 소통되지 못하다.
* 형해화: 사람의 몸과 뼈. 즉, 형식에만 치중하는 것.
* 파토스(↔로고스): 정념, 충동
* 레퀴엠: 진혼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