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유익한 음식을 다양하게 먹고, 주당 일하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짧으며, 전염병도 드물었으니, 이를 두고 많은 전문가는 농경 이전 수렵채집 사회를 ‘최초의 풍요사회‘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렇다고 고대인의 삶을 이상적인 것으로 그리면 실수일 수 있다. 이들이 농업 및 산업 사회 사람 대다수보다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삶은 거칠고 힘든 것이었다. 고난과 결핍의 시기가 종종 닥쳤고, 어린이 사망률이 높았으며, 오늘날 같으면 사소했을 사고가 쉽게 사망선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떠돌이 무리 내에서 두터운 교분을 향유했겠지만, 무리 내에서 적개심이나 비웃음을 받는 사람들은 끔찍한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인지혁명에 뒤이어 뒷담화이론이 등장한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는 더 크고 안정된 무리를 형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뒷담화에도 한계가 있었다. 과학적 연구 결과 뒷담화로 결속할 수 있는 집단의 ‘자연적‘ 규모는 약 150명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150명이 넘는 사람들과 친밀하게 알고 지내며 효과적으로 뒷담화를 나눌 수 있는 있는 보통 사람은 거의 없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인간으로 이뤄진 조직의 결정적 임계치는 이 마법의 숫자 근처 어딘가에 있다. 이 임계치 아래에서는 공동체, 사업체, 사회적 네트워크, 군대 등 모든 조직이 친밀한 관계와 소문 퍼트리기를 주된 기반으로 삼아서 유지될 수 있다.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공식 서열, 직함, 법전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 발 하라리 《사피엔스》 ˝인지혁명˝ 중


수백 명이 모여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즐긴다는 박사모 단체 카톡방도 호모 사피엔스적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국가라는 공동체 의식, 애국심도 마찬가지. 그들이 보통 사람들이 아닌 건 사실이다.
나는 15명도 버겁다. 친밀에 열성을 쏟느니 책을 펼치겠다. 네트워크 속 유대 형성들은 실질적 생존의 문제보다 심리적 인정 욕구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경쟁하고 무시하고.... 인간은 왜 이렇게 서글픈 감정 시스템이 많은가. 차라리 눈을 감고 멸종하자. 내 안의 네안데르탈인 독거 DNA여, 똑똑))


˝슬프고 우울한 표정에 납작한 코˝를 가진 호모 에렉투스가 아프리카에서 아시아에 도착했을 때 아마 더 슬프고 우울한 표정이었겠지. 요즘 한국 사람들은 6.25 즈음의 사람들 표정 같다.


(소요시간 :1시간, 재료, 연필, 파스텔, 색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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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2-08 18: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옷 ㅡ달뜬 잠 ^^

AgalmA 2017-02-08 20:11   좋아요 2 | URL
잠 그림 많이 그릴 거임! ㅎ

아무 2017-02-08 2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친밀보다 독거에 더 가까운 거 같아요. 사람 만나러 다니는 걸 일이라고 생각하니.. 어렸을 때는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인간관계가 좁은 걸 전전긍긍하며 살았는데, 지금은 만나는 사람을 최대한 줄이려 하며 지내요^^;; 저도 호모 사피엔스가 되긴 글른 건가요..ㅎㅎ
<사피엔스>도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만 하고 있는데... 아직 집에 있는 <총, 균, 쇠>도 건들지 않아서요;; 이렇게 끊임없이 밀려나는 책들이..

AgalmA 2017-02-08 20:20   좋아요 2 | URL
저도 <총, 균, 쇠> 모시고만 있었어요ㅎ 이거 읽고 <총, 균, 쇠>도 마저 봐야죠^^;
<사피엔스> 페이지 금방 넘어가요. 엄청 쉽게 썼드만요. 역사 소설 같다고 할까^^ 유머도 나름 치시고ㅋ 2어 시간만에 150 페이지 읽었어요^^ 아무님도 금방 읽으실 듯. 도서관에 대출예약이 몇 달째 포화 상태라 그냥 사 버렸음ㅋㅋ
어차피 나 좋아하는 사람은 미운 짓, 못된 말 간혹 해도 좋아하잖아요ㅋ 간소한 삶 꾸리듯 인간 관계도 간소한 게 사는 덴 편한 듯^^

겨울호랑이 2017-02-08 20: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 Agalma님께서는 한국전쟁 세대셨군요.. ㅋ 저는 베트남 전쟁 세대라.. ㅋ

AgalmA 2017-02-08 20:18   좋아요 3 | URL
ㅋㅋㅋ Agalma님이 이 댓글 유머 좋아합니다!

커피소년 2017-02-09 16:02   좋아요 2 | URL
저도 웃으면서 재미있게 읽은 댓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혹 유머가 아니였다면.. 죄송합니다..ㄷㄷ

AgalmA 2017-02-09 17:47   좋아요 2 | URL
김영성님 유머가 아니면 제가 전쟁세대라는....김영성님도 이런 하이 개그 하실 줄 몰랐습니다.
다들 유머 실력 상당하신데 저만 열등생이군욧! ㅎㅎ

북다이제스터 2017-02-08 21: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엎드려 책 보면 허리와 목 아파 오래 책 못 읽겠더라구요. ㅎㅎ
편안해 보이는 잠옷에 독서가 한가롭고 여유있게 보여 넘 좋습니다. ^^

AgalmA 2017-02-08 20:47   좋아요 3 | URL
누워서 하늘로 책 들고 보면 팔이 아프기도 하죠 ㅎㅎ 빔 프로젝트로 tv 보듯 책도 그런 시스템으로 봐도? 이미 누군가 하고 있을 지도ㅎㅎ

뷰리풀말미잘 2017-02-08 2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랑 책 읽는 자세가 흡사하시네요.

AgalmA 2017-02-09 02:41   좋아요 2 | URL
뷰리풀말미잘님도 어깨결림 많겠습니다그려ㅎ;
전 일하는 책상도 45도 각도라 어깨가 늘 생지옥ㅎ;;

Joule 2017-02-09 14: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림 아래에 있는 눈깔(죄송해요. 근데 눈 아니고 눈깔이 아무리 생각해도 맞는 것 같아서...)들이 정말 예뻐요. 감은 눈 오른쪽 눈깔도 예쁘고, 손을 번쩍 든 눈깔하고 그다음부터는 다 예쁘고. 아갈마 님은 눈깔을 정말 잘 그리시는 것 같아요! 아주 마음에 듭니다.

AgalmA 2017-02-09 14:43   좋아요 1 | URL
눈깔ㅋㅋ 한때 시집에 ˝눈알˝이 한참 유행한 거 생각나네요. 요즘은 좀 덜한 것 같은데 젊은 시인들은 아직도 많이 쓰죠. 김경주 시인 초기 시집들 보면 눈알 파티ㅎㅎ
눈깔 칭찬 감사합니다. X japan 히데 눈깔 반지 좋아해서 끼고 다녔던 생각나네요^^

겨울호랑이 2017-02-09 18: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X-Japan은 역시 ‘요시키‘지요 ㅋㅋ

AgalmA 2017-02-09 18:33   좋아요 2 | URL
전 히데파! 요시키는 넘 느끼해요. 앞머리를 쓸어 올리는 제스춰하며 순정만화 왕자님ㅎㅎ 전 히데의 통통튀는 칼칼함 더 좋더라는ㅎ

겨울호랑이 2017-02-09 18:49   좋아요 2 | URL
^^: ㅋㅋ 그렇군요.. X-JAPAN을 많이 들었었는데. 그 사이 긴 시간이 흘렀네요..ㅋㅋ

단발머리 2017-02-09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짜 뉴스, 태극기 무리.. 맘 속으로 미워했는데 아갈마님 이 글 읽고 급 이해하게 된다는... 아니면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사피엔스, 아주 잼있게 읽었습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ㅎㅎ

AgalmA 2017-02-10 02:06   좋아요 0 | URL
사피엔스 읽으신 이웃분들이 많더군요^^ 제가 상당히 늦었던ㅎ 도서관 때문!
촛불 집회 vs 태극기 집회 구도에 실소가ㅜㅋㅜ; 이런 웃긴 장면 때문에 역사는 늘 시끌벅적.
사피엔스 결말이 어찌 될지 궁금해하며 읽어가고 있어요. 다 읽은 분 부럽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