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라이어 캐리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가 왕좌를 차지하기 전까진 조지 마이클이 듀엣으로 데뷔한 Wham ㅡLast Chirsmas가 연말 거리를 라디오를 채우는 음악으론 Top이었다. 현실과 비현실 사이를 오가는 배우였던 장국영이 진담과 농담이 혼재해 있는 만우절에 자살한 것처럼 조지 마이클이 자신이 가장 빛나는 날이기도 했던 크리스마스에 사망한 것은 기이한 우연인가 운명인가.
George Michael의 전성기를 함께 살아온 사람은 누구나 연애 시기에 그의 음악을 들었을 것이다. 솔로여도 들려오는 음악을 막을 수는 없었지;; 내 연애사에도 조지 마이클의 음악이 있는데 연인은 떠났지만 음악은 방부제처럼 기억을 보존하고 있다.
조지 마이클은 늘 최고의 러브송을 불러 사랑에 빠진 이들을 단번에 취하게 만들었다. 아이돌을 비롯한 젊은 청춘들이 줄기차게 러브송을 부르는 이유는 그것을 가장 찾는 세대이고 가장 듣길 원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에선 봄마다 버스커 버스커 ˝벚꽃 엔딩˝이 이어지고 있지만 강력한 러브송이 등장하면 봄 노래는 또 달라지겠지.
크리스마스가 있는 한 Wham ㅡ Last Chirsmas는 영원히 함께 할 명곡이 되었다. 뭔가 시작될 거 같은 사랑의 설렘을 이토록 잘 잡아낸 곡도 드물다. Careless Whisper는 사랑의 상실감에 대해서. 두 곡은 특히 이제까지 500번 넘게 들은 거 같은데 앞으로 500번 더 들어도 지겨울 거 같지 않다.
조지 마이클의 스튜디오 정규 앨범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 나는 대부분 만점을 줬다. 매력적인 음색과 가창력뿐만 아니라 악기 연주부터 프로듀싱까지 다양한 역량을 갖춘 뛰어난 재능이 히트곡과 외모 매력에 가려진 감이 많다.
《Songf From The Last Century》 앨범이 팝과 재즈의 만남을 근사하게 선사했다면, 2004년 마지막 정규 앨범 《Patience》은 팝과 일렉트릭의 향후 발전 방향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이 앨범을 다시 들으며 한 곡 한 곡 샘플링과 이펙트를 얼마나 정교하게 배치했는지 내내 감탄했다. 10년도 훌쩍 넘은 앨범인데 세련됨이 전혀 휘발되지 않았다. 가십에 부침이 많기도 했지만 좋은 음악을 얼마든지 부르고 만들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사람이 일찍 은퇴한 건 팬으로서 매우 아쉬운 일이었다. 이후 그는 유명인이 아닌 자신으로서 잘 살았을까.
《Patience》에 수록된 곡들
인생은 40부터? 50부터? 60부터? 그런 표현에 기대어 희망을 얻으려 하는 것부터 이미 자신감을 잃었다는 소리다. 뭐가 그토록 두려운가. 20대부터 다시 살게 된다면 좀 무섭겠지만. 최근 어떤 것들을 정리하는 인생 시기에 들어왔다는 기분이 자주 들었다. 이룰 수 있는 것에 대한 끓어오르는 열망의 시기는 지났다. 그렇다고 꿈을 잃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매일 보고 듣고 그리고 생각하며 읽고 있잖은가.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아야만 꿈의 실현인가. 현재 나는 놓쳤던 것을 돌아보고 지금 꾸릴 수 있는 짐만 가지고 여행하는 기분이다. 돌아갈 집은 내게 은유로서만 존재했다. 음악도 그런 집이자 가족이었다. 고통의 실로 그토록 아름답게 꾸민 집을 마련해 주었던 모든 예술가들에게 깊이 감사한다. 그중 중요했던 한 사람이 갔다. 조지 마이클.
다시 태어난다면 뮤지션이면 어떨까 생각하다가 고생을 사서 하는 인생살이를 또? 다시 생각할 것도 없이 안 태어나는 게 가장 좋겠다고 다짐한다. 내 맘대로 되는 것처럼 얘기하네.
올해 나는 두 Michael을 특별히 더 생각한 해였다.
Michael Jackson에게
If you want to know why There's love that cannot lie
Love is strong it only cares of joyful giving
(만약 당신이 이유를 알고 싶다면, 거짓말 할 수 없는 사랑이 있다는 걸
사랑은 주는 것만을 신경 쓰기 때문에 강하죠)
란 인상적인 가사들로 가득한 아름다운 곡 Heal the World가 있다면,
(이 가사는 전문으로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한다. 절절함이 문장으로 보면 더 와닿는다)
George Michael에겐
Well I've been loved so I know just what love is
And the lover that I kissed is always by my side
Oh the lover I still miss... was Jesus to a child
(사랑했기 때문에 무엇이 사랑인지 알아요. 그리고 입맞춤하던 연인은 항상 내 옆에 있었습니다.
아, 내가 여전히 그리워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예수)
란 가사가 있는 Jesus To A Child가 있다.
이들이 전한 사랑이 2017년에도 계속 함께 하길.
& 내가 특별히 생각하는 George Michael의 곡들
Cowboys & Angels
조지 마이클 음반을 들으면 뮤지컬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한 곡 한 곡의 완결성보다
구성이나 흐름을 그렇게 만들어서 여운을 길게 남깁니다.
모든 뮤지션들이 그걸 추구하지만 얼마나 어려운가 생각하면
프로듀서로서의 조지 마이클 실력을 인정하게 됩니다.
Fastlove
처음에 스캣처럼 부르는 Gotta get up to get down~는 듣는 순간 매력적이란 것을 알게 됩니다!
그도 잘 알았던지 다른 곡에서 샘플링으로 사용하기도ㅎ
You Have Been Loved
이런 페이소스는 어떻게 나오는 것일까 싶은...
Wild Is The Wind
이 노래는 Dimitri Tiomkin과 Ned Washington이 작곡한 곡으로
오리지널은 Johnny Mathis가 1957년 동명 영화를 위해서 불렀다고 합니다.
데이빗 보위가 부른 것도 좋고, 니나 시몬이 부른 것도 좋고, 조지 마이클이 부른 것도 좋고(다 사망한 뮤지션ㅜㅜ)
이 곡은 누가 불러도 좋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