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덥다.
모든 불을 끄고 알라딘 북램프만.
침침해서 시를 뚫어지게 바라봐야 한다.
아크릴 북램프도 살 걸 그랬나.

"쥐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을 것이다
쥐 살림에, 희망밖에 무엇이 있었겠는가"
ㅡ「덫」중에서
이영광  『끝없는 사람』(문학과 지성 시인선)

 


점점 굿즈 구매에 도를 넘고 있다는 생각이
오늘 참지 못하고 지른 알라딘 굿즈 값만 16000원ㅜㅜ
알라딘 때문에 못 살아;;;


어쨌거나 지금은
한여름 얼음베개 베고 시 읽기
그렇다고 꿈이 시원하진 않더라
매미도 더운지 울컥 밤맴맴...

 

 

 

▒ 2018년 8월 내가 산 책  

 

 

 

 

내가 책을 산 건지 컵들을 산 건지;;;
퇴근해서 한 시간 넘게 이것들을 정리... 첨부터 끝까지 일이다;;

○ 에세이
필립 로스 산문집 『사실들 - 한 소설가의 자서전』
ㅡ 사은품 : 필립 로스 매거진. 이런 특별 매거진 좋음
ㅡ 화제의 신간 사은품 : 스테인리스 컵(밤비)

첫 대목부터 대박 스멜!

 

주커먼*에게
(*주커먼: 필립 로스의 작가적 분신으로 1974년 작 『남자로서의 나의 삶』부터 2007년 작 『유령 퇴장』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주커먼 시리즈'로 불리는 아홉 편의 작품들에서 화자로 등장한다.)

자네도 알다시피 과거에는 사실들이 늘 노트의 메모로 존재했고 그것이 내가 소설을 시작하는 방법이었지. 대부분의 소설가들이 그러하듯 내 경우에도 진짜 상상적 사건은 바로 거기서, 사실들에서, 철학적이거나 이상적이거나 추상적인 것이 아닌 특정한 것들에서 시작된다네. 그런데 놀랍게도 지금 나는 완전히 거꾸로, 그러니까, 내가 이미 상상했던 걸 건조해 나의 체험에 본래의 소설화되기 이전의 사실성을 되찾아주는 방식의 책 쓰기를 시작한 듯하네. 왜? 사람들이 생각하는 자전적 작가로서의 나와 실제 자전적 작가로서의 나 사이에 중대한 간극이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내가 내 삶에서 끌어낸 정보는 소설 속에서 불완전했음을 증명하기 위해? 만일 그게 전부라면 굳이 그런 수고를 하지 않았겠지. 사려 깊은 독자라면, 그리고 그런 것에 신경쓸 정도의 관심만 있다면, 그쯤은 스스로 헤아릴 수 있을 테니까. 이 책에 대한 요청도 없었지. 아무도 이 책을 주문하지 않았고, 로스에게 자서전을 부탁하기 위해 파견된 사람도 없었네. 주문이 있었다면, 30년 전 어떤 유대인 어른들이 이런 글을 쓰는 이 아이가 누군지 알아야겠다고 요구했던 게 전부지.


 

ㅡ 필립 로스 산문집 『사실들 - 한 소설가의 자서전』에서

필립 로스가 말하는 '내 인생의 소설 15편' 중 3분의 1밖에 못 읽었네 ^ㅁ^;;

 

01 하워드 패스트(14세) : 『시민 톰 페인』

02 필립 와일리(16세)  : 『핀리 렌』

03 토마스 울프(21세) : 『천사여, 고향을 보라』

04 J.D. 샐린저(20세) : 『호밀밭의 파수꾼』

05 솔 벨로(21세) : 『오기 마치의 모험』

06 어니스트 헤밍웨이(23세) : 『무기여 잘 있거라』

07 버나드 맬러머드(24세) : 『점원』

08 귀스타브 플로베르(25세) : 『마담 보바리』

09 윌리엄 포크너(25세) : 『소리와 분노』

10 프란츠 카프카(27세) : 『소송』

11 알베르 카뮈(30세) : 『전락』

12 표도르 도스토옙스키(35세) : 『죄와 벌』

13 레프 톨스토이(37세) : 『안나 카레리나』

14 콜레트(40세) : 『셰리』

15 브루노 슐츠(41세): 『계피색 가게들』

 

 

 

 

 

 

 

 

 

 

 

 

 

 

 

 

 

 

 

 

 

 

 

 

 

 

 W G. 제발트 『캄포 산토』
ㅡ 사은품 : <제발트를 따라, 읽기> 소책자. 선물하고 다시 샀는데 처음 샀을 땐 없던 사은품이! 역시 신간 너무 빨리 사면 손해

김연수 여행 산문집 『언젠가, 아마도』
ㅡ 사은품 : 맥주컵
표지 실제로 보면 더 절망;;; 황현산 신간 『사소한 부탁』보다 더 심하잖아ㅜㅜ 두 책이 배틀 떠도....;;

 

"언젠가 아마도 나는 다시 여행을 떠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나는 다시 낯선 사람이 될 테지. 그리고 그 낯선 사람은 다른 누군가를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하겠지.
언젠가, 아마도. 누군가를 만나리라는 것. 그게 나의 여행이라는 것. 그 생각은 지금도 여전하다."


ㅡ 김연수 여행 산문집 『언젠가, 아마도』,「작가의 말」중에서

 
제목이 이런 뜻이었구나. 확실히 여행작가들보다 문장 깊이가 다르다.


 

 

○ 시집
김중식 『울지도 못했다』
ㅡ 사은품 : 문학과 지성 시인선 맥주잔(유희경)
정말 기대했는데 10페이지 넘어가기도 전에 무참히 깨진 내 맘.

 

 

차례에 있는 시 제목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이장욱(1968년생)처럼 그럴싸한 모던함도 심보선(1970년생)처럼 매끈한 센티멘털도 아닐 거라는 거. 당신은 1967년에 태어나 살아내야 했던 환멸이 있었지. 정서란 참 질기고 유전적이어서 누군가는 참 공감하며 알겠지만 그러나...

 "평화는 생사가 갈린 이후 잠시 반짝이는 적막이다."
ㅡ 「도요새에 관한 명상」중에서


돌아보지 않으면 길이 아니다 지구 반 바퀴를 뜬눈으로 날아야 하는 철새는 긴 목을 가슴에 비빈다, 얼마나 가야 할지를 따지는 것은 몸 밖으로 나간 정신처럼 얼마나 되돌아올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것이다, 아무도 없는 산, 올라갈 땐 괜찮았는데 왼쪽 무릎뼈가 쑤셔 주저앉았다가 한쪽 발로 하산할 때, 나는 내가 지난 세월에 얼마나 날뛰었는지를 잘 알고 있었으므로 울지도 못했다

*"나는 네가 한 일을 잘 알고 있다"(요한묵시록 3:1).
ㅡ 「늦은 귀가」 시 전문


자신은 근본주의자였다 말하며 여전한 분노와 앙금의 발화들... 삶을 천국과 지옥으로 나눌 때 종교에 기대 가둘 때 정작 지상의 우리에게는 갈 곳이 없는데 그는 매여 있고 그의 진술들은 평일의 태극기 같아서... 나도 울지도 못하겠다.
13년 만에 시집을 냈던 박상순 『슬픈 감자 200그램』(2017) 읽었을 때와 같은 서글픔. 육체처럼 감성도 어쩔 수 없어지는 걸 볼 때... 특히 시인이 그럴 때...

 

 

○ 소설

애거사 크리스티 『오리엔트 특급 살인』
ㅡ 사은품 : 너무 앙증맞은 유리 찻잔 세트~ 소꿉놀이하고 싶엉

 

 

 

 

 

 

 



8월 알라딘 굿즈 - 무민 메모꽂이(포옹)은 이번 구매에서 그냥 덤이랄까ㅎ
에세이 구매 시 주는 굿즈들이 너무 좋아서 에세이 왕창 질러 버림; 무척 맘에 든다♥
* 요시오카 노보루 <사라질 것 같은 세계> 피크닉 컵 세트 : 난 집에서 마실꼬!
* <식물 산책> 고급 양장 노트 : 여기에도 그림 그려야징!


알라딘 원두(한여름-> 현재 '연두'로 이름 바뀜) - 5만 원 이상 살 때 주는 2천 마일리지 받는데 유용하다. 알라딘 원두는 중 이상 되는 품질이라 믿고 산다. 시즌 상품은 스탬프도 2개 받을 수 있어 어서 모아서 5천 원 쿠폰도 받아야! 굿즈 살 돈이 늘 모자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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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해목 2018-08-03 1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컵을 구매하신 거다에 한표!! ㅋㅋ
김연수작가님 신작 표지 저도 별로에요. 광고에 실린 작가님 사진도 거슬렸는데.. 출판사에서 신경 좀 써주시지..--;;
주말에는 저 컵에다가 시원한 음료 마시며 즐거운 독서 하시기를요. ^^

AgalmA 2018-08-11 10:01   좋아요 0 | URL
ㅎㅎ 애쓴 일러스트 작가에겐 미안하지만 김연수 작가에 대한 애정 생각하니 많이 아쉽더라고요^^;;
매일 이 컵 저 컵 난리도 아닙니다ㅋ 컵 하나 깨져서 슬퍼해야 할지 올레~ 새 컵 쓸 기회다! 해야 할 지 잠시 갈등도ㅎㅎ;;;
덥지만 설해목님도 유쾌하고 뜻 깊은 독서 시간 이어지시길.

겨울호랑이 2018-08-03 1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굿즈 덕을 보고 있습니다. 책을 좀 과하게 샀다 싶을 때 도라에몽, 무민 캐릭터가 들어간 굿즈를 덤으로 산 후 아내와 연의에게 ‘이거 사려고 책을 샀어.‘라고 조공을 바치면서 면피용으로 잘 활용하고 있지요. 이러저러한 사연으로 알라딘 굿즈는 어쨌든 인기가 좋습니다.ㅋㅋ

AgalmA 2018-08-11 10:02   좋아요 1 | URL
뭐 상대도 모르는 건 아니겠지만 뭐라도 주니 웃고 넘어가는 거겠죠ㅋ 책을 알라딘에서만 사는 게 아니라서 가계 부담이 참ㅜㅜ;;; 모든 온라인 서점이 내 지갑을 노리고ㅜ0ㅜ;;;!

포스트잇 2018-08-03 1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간 바로 구입하면, 맨몸으로 오는군요;;;
꾹 참았다가 뭐 하나 델꼬 올 수 있을 때 들여놔야겠습니다.
굿즈나 사은품에 무심한 편인데, ‘제발트를 따라, 읽기‘ 뭐 이런 건 좋잖아요^^

AgalmA 2018-08-11 10:07   좋아요 0 | URL
굿즈나 사은품에 쿨하시다니 럴수럴수 포스트잇님 그런 성격 좀 부럽네요! 전 굿즈만 보면 맘이 동동;_;))
하루키 같은 거물 작가들이야 예약 판매부터 사은품이 빠빵 준비되어서 나오는데, 그 외에는 매출 상황 보면서 굿즈를 끼워 구매 촉진을 유도하는 거 같더군요. 그래서 최소 보름에서 한 달 정도는 기다린 뒤 사는 게... 그러나 월마다 나오는 서점 메인 굿즈에 혹해 급하게 사는 저는 그래서 매번 후회를 반복ㅜㅜ
필립로스 매거진에 비해 제발트 소책자 폼나게 나오긴 했어요. 제발트 마니아들을 혹하게 할 만하게^^

syo 2018-08-03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 사소한 부탁 표지 좋아하고 있었는데.... 어....

AgalmA 2018-08-11 10:09   좋아요 0 | URL
황현산 선생님ㅜㅜ.... 번역 작품까지 해서 최근 책 왕성히 내신다 했더니 이제사 생각하면 정리를 하고 계셨던 건가 싶기도 하고...
결국 <사소한 부탁>이 마지막 책이...색깔이 칙칙하고 탁해서 별로였는데 포즈 생각하면 황현산 선생님 마지막 뒷모습을 생각하게 되네요.

cyrus 2018-08-03 14: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램프에 뿜어 나오는 열기는 어느 정도인가요? 새벽에 스탠드 조명 불빛에 의존해서 책을 읽었는데, 요즘 너무 더워서 스탠드 조명을 켜지 않아요. 에어컨과 스탠드 조명을 동시에 켜놓고 새벽에 책을 읽으면 좋겠지만, 전기세가 많이 나올 거예요.. ^^;;

AgalmA 2018-08-11 10:12   좋아요 0 | URL
겨울엔 별로 못 느꼈는데 led 전자판이라고는 해도 폭염에 이것도 열이라고 느껴지긴 하네요ㅎㅎ;
그런데 이건 워낙 예전 모델이라 그리 밝지 않아요. 휴대폰보다 약하고 좀 넓게 퍼지는 적열구 느낌이랄까요. 요즘 알라딘이 내는 북램프는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지만요^^;
대구 시민 cyrus님 고생 많으시죠ㅎ;;; 입추 지나니 약간 선선해진 거 같다 싶습니다만^^?

꼬마요정 2018-08-03 16: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참고 있었는데, 결국 오리엔트 특급살인 담았습니다 ㅎㅎ 컵 너무 예뻐요^^ 굿즈 땜에 책을 더 많이 사고 있습니다. 이 생에 다 읽을 수 있을까요ㅜㅜ

AgalmA 2018-08-11 10:14   좋아요 0 | URL
아아...결국... 이거 보니 나머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컵 세트도 심히 갈등되네요ㅡ.ㅜ)
아무튼 이쁜 거 같이 갖게 되어 축하요ㅋㅋ!!

종이책을 이리 사대고 있으면서 바쁘고 더워서 정작 ebook만 줄창 읽는 건 또 무슨 코미디인지ㅋ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