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양(Secret Sunshine)'을 보았습니다.
울어야 할 때 울지 못한 자들을 보면서 한줄기 눈물이 주루루 흘렀습니다.
"내가 용서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하나님이 나보다 먼저 용서할 수가 있어요? 그게 말이 되나요?"
겉으로 온전하나, 홀로 남은 시간을 견디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은 "살려주세요..."라는 여리고 낮은 외마디 절규로 쓰러집니다.
용서하지 못하는 삶.
견뎌야 하는 生.
그래서 아픕니다.

누구나 다, 그리고 나도 저 벌레같은 삶을 사는 것 같아 절로 눈이 붉어집니다.
소중한 것들을 다 잃어, 끝내 용서하지 못한 어쩌면 용서할 수 없기에 더 인간적인 영화였습니다.
차창 밖 여름구름이 뜬 더운 하늘. 밀양은 뜨거웠고, 저는 잠이 드는게 힘들었습니다.

그의 영화는 사람을 많이 힘들게 합니다. 절대 시커먼 극장 안에서 마음편한 영화들이 아닙니다.
우연찮게 뒤져보니 그가 조감독 시절에 만든 영화 "그 섬에 가고싶다", 시나리오를 쓴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부터 제가 좋아하는 영화 "초록물고기", 그 뒤 "박하사탕", "오아시스" 그리고 "밀양"까지 다 본 것에 저도 놀랐습니다. 그가 감독을 한 영화는 정말이지 하나같이 힘들게 하는 영화입니다. 차라리 "녹천에는 똥이 많다" 같은 소설이나 쓸 것이지, 사람을 너무 힘들게 후벼 팝니다. 그래서 그의 영화는 인간적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