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조선을 뒤흔들 거대한 스캔들이 온다!
정조 16년, 공납 비리를 숨기려는 관료들의 음모를 짐작한 정조는 조선 제일의 명탐정(김명민)에게 사건의
배후를 찾으라는 밀명을 내린다. 수사 첫날부터 자객의 습격을 받은 명탐정은 개장수 서필(오달수)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게 되고, 서필과 함께 사건의 결정적 단서인 각시투구꽃을 찾아 적성으로 향하게 된다. 그 곳에서
그들은 조선의 상단을 주름잡으며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한객주(한지민)를 만나게 되는데…
비밀을 파헤칠수록 드러나는 거대한 음모의 실체, 조선 최초의 탐정극. (*줄거리 출처 : 네이버 영화)
나는 추리극, 특히 탐정이 나오는 것을 좋아한다. 책이든 영화이든 만화이든.
게다가 탐정역을 하는 캐릭터가 개성있고 독특하며 유머감각까지 있는 괴짜라면 더 좋아한다.
2009년 12월 23일에 개봉한, 새롭게 꾸민 <셜록 홈즈> 영화에서, 소설에서의 홈즈와 달리 멍청해보이고
엉뚱하며 소심하기까지 한 그 캐릭터와 코믹하게 꾸민 시나리오 전개가 마음에 들었듯이 이 영화도
그 21세기판 셜록 홈즈에서 힌트를 얻은 듯 조선의 탐정 또한 재밌는 캐릭터를 구사한다.
그보다 앞선 2009년 4월 2일에 개봉한 한국영화 <그림자 살인> 또한 재밌게 보았는데, 그것은 일제시대가
배경으로 유머감각이 좋은 탐정이 나온다. 물론, <그림자 살인>의 내용이 <조선명탐정>보다는 아주 조금
내용이 진지하긴 하나, 두 영화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한국에서도 탐정을 주제로 한 대중적 영화가 계속
나온다는 것과 탐정역의 캐릭터들이 무조건 완벽하기만 한 것이 아닌 인간미가 있더라,하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 나오는 셜록 홈즈는 너무나 완벽해서 많은 이들의 동경까지 받는다.
준수한 외모, 명석한 두뇌, 우아한 교양, 다방면에 걸친 박학다식, 여성에 대한 매너는 최고, 완벽한 자신 관리
등등등.. 다른 소설이나 만화에서 나오는 탐정들도 대부분 멋진 모습이 더 많다.
누가봐도 멋진 탐정들은 동경과 사랑을 받기는 하지만, '옆집 아저씨'같이 친근하고 편안한, 약간은 엉뚱한
탐정이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쉽게 들어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양반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담벼락을 쉽게 넘는 '삽심육계 줄행랑' 전법을 구사하는 것은 물론이고,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저 뻔뻔함에,
일단 살고 보자,는 투철한 생명중시(?) 사상 아래 위험한 액션(?)을 서슴치 않고,
신분이 다 뭔 소용이냐. 밥에 김치만 주어도 넙죽 감사히 받아먹는 겸허한(?) 자세까지.
이 정도의 철판 얼굴과 때에 따라서는 양반 특유의 근엄과 교양을 사뿐히 버릴줄 아는 자야말로
진정한 왕의 밀사(탐정)라 하지 않겠소? 라고 하는 듯한 음흉한 미소를 보라.
그러나 <셜록 홈즈>에서도 이 같이 제멋대로에 엉뚱한 탐정 홈즈 때문에 파트너이자 조수인 '왓슨'이
엄청나게 고생을 하듯이, 우연히(?) 사건에 연루된 '서필'이란 자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이 말썽
쟁이 조선 탐정 때문에 고민이 말이 아니다.
(게다가 이 탐정은 항상 '동필'이라고 부르며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신기(?)까지 발휘해주신다)
함께 다니면서 죽을 뻔 하기도 하고, 적의 미끼가 되기도 하고, 탐정이 해결 못 하는 궂은 일을 하면서
그는 도망다니느라 뛰고,
뛰고
또 뛴다.
허벌나게 뛴다.
양반은 아무리 급해도 뛰지 않고 뒷짐을 지으며 갈지자로 느긋하게 걸어야 한다는 말은 웬 말이냐.
살려면 뛰어라.
'서필'은 아주 죽을 맛이다.
그렇다고 맨날 천방지축 몸으로만 뛰어다닌다면 어디 감히 탐정이라고 명함을 내밀겠는가.
의문의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예리한 통찰력과 뛰어난 지식을 자랑하기도 한다.
익살스런 표정은 여전하지만 말이다.(웃음)
이젠 진지한 표정을 봐도 웃기다. 이 귀여운 캐릭터를 어쩌란 말이냐.(웃음)
그러나 이 영화를 재밌게 보게 해준데 튼튼한 구실을 한 것은 역시 임시 조수(?) '서필'도 한 몫 했다.
적절한 시기에 항상 웃음을 터트려준 '서필'은 '왓슨'과는 또 다른 캐릭터이다.
'왓슨'은 항상 홈즈의 뒤치닥거리를 하느라 안쓰러운 반면, '서필'은 가끔씩 조선탐정을 조롱하며 자신의
억울하고 서운했던 면을 어필하기도 하고(양반한테 막말하면서도 죽지 않는 능력자(?)다), 때로는 탐정
보다 멋있는 척 천역덕스럽게 연기하며 목숨을 구해주기도 한다.
늘 익살스럽고 경박해보이는 그이지만, 이 조선탐정에게는 '서필'이란 존재가 꼭 필요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렇게 무수히 많은 대업적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옆에 아주 뛰어나고 헌신
적인 조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처럼, 누구나 자신을 진심으로 보좌해주고 이끌어주고 밀어주는 단짝이
있다면 성공못 할 일이 뭐 있겠는가 싶다.
어쨌든, 사건 해결에 나름대로 큰 공을 세운 우리 '서필'도 멋진 모습 한 방 찍어주자.
그리고 이 두 남자를 들었다놨다하는 미인 한객주의 사진은 뽀너스-
* 개봉일 : 2011. 0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