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VOD를 보았다.
딱히 보고 싶은 것들이 없어서 애니 1편이 눈에 띄길래 본 것은
초코초코 대작전 (원제목 : 초컬릿 언더그라운드)
일본 애니는 웬만해선 실망을 준 적이 없으므로 1초의 망설임 없이 보았다.
결과는? 급기야 '뒤로 돌리기' 해서까지 친히 인증샷까지 찍는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ㅡ.,ㅡ
왜냐하면, 누구나 그 장면을 보면 '어? 저거?' 하게 될테니까.
그 이야기는 이따가 다시 꺼내기로 하고,
전반적인 내용은 이렇다.
'건강최고당'이 사회를 다스리면서 (저 촌스런 이름을 보라 -_-)
"이제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초컬릿을 금지한다" 라는 말도 안되는 법을
만들어 강제적으로 국민들에게서 '맛있는 것을 먹을 권리'를 빼았는다.
그들은 매일 맛없는 빵과 야채 등으로만 만든 음식을 먹어야만 했다.
법을 어기면 잡아가서 수용소에 가둔다. 무시무시한 로봇이 쿵하고 쳐들어와서.
실제 중세 유럽에서는 초컬릿이 '악마의 유혹' '사람을 미치게 하는 음식'이라 하여
초컬릿을 없애 버렸고, 심지어 만든 사람까지도 마녀로 몰아 화형에 처했다.
카카오를 주 재료로 만드는 초컬릿의 성분은 누구나 알다시피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지나치면 이도 썩게 만들고 더욱 더 지나치면 심각한 흥분 상태로까지 몰아가지만
누가 그렇게까지 먹을까. 그러기 전에 단맛에 질려서 손을 놓을걸.
하지만, 콜럼버스에 의해서 처음 유럽에 카카오를 들여왔던 그 시절에는 사람들이 마약에
취하듯 그 매혹적인 맛에 미쳐 있었고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정도로 과하게 섭취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요즘은 스스로를 미치광이로 몰아갈 정도로 누가 초컬릿을 입 안에
쑤셔 넣겠는가. 억지스런 '건강최고당'의 정권들은 우유부단한 어른들의 복종으로 인해
세상은 더욱 더 우울해진다. 그 때, '자유와 초컬릿을 되찾자'고 나서는 어린 학생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애니메이션이다.
나는 [찰리와 초컬릿 공장]처럼 유쾌하고 재밌으며 교훈적인 아동 애니일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나의 그런 순수한 기대를 완전히 빗나간 것은, 유치한 내용 전개도 성의 없는
그림도 한글더빙도! 아니다. (아, 정말이지 한국어 영화는 못 알아먹겠다니까.-_-)
처음에는 초컬릿 상표에 Ghana 라는 글자만 박혀 있었다.
그 때는 '카카오 최대 생산지가 가나이니까' 하면서 상표명이 누구와 비슷할 수도 있지,뭐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애니가 후반부로 갈수록 주인공들 손에
들려져서 보여지는 그 초컬릿 표지가 실제 시중에 팔고 있는 그것과 너무 같지 않은가!
나는 의심을 안할 수가 없었다.
이것은 단순한 애니영화가 아니었던 것이다.
로떼가 자사 상품을 더 많은 아이들에게 알리기 위한 87분짜리 광고인 것이다!!!!
ㅡ.,ㅡ
정말, 대단하다.
로떼가 일본과 제휴사라는 것을 얼핏 들었기에, 일본쪽 로떼가 그따구 영화를 만들었는지
아니면 한국쪽 로떼가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손을 잡은 것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그것도 저예산으로 했을 것 같은 티가 팍팍 나는...)
정말로 기가 막혀서, 나는 그만 화면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끝없이 외치고 말았다.
"저, 저, 저, 저, 저거어어어어~~~~???????!!!!!!!!!!!!!!!!!!!!!"
내 참, 화면에 대고 핸드폰 들이밀며 사진 찍어보긴 처음이다.
어쨌든 저 어이없는 장면을 빼고는, 아이들 수준에서는, 그래도...좀 볼만하긴 하다...
다 보고 난 후, 그들의 초컬릿 소비가 어느 특정 회사 것에 쏠리는 경우가 생기긴 하겠지만.-_-
건진 건 이 이쁜 마을 그림 하나인가. 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