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처음 가본 서점에 들어섰었다.
  대부분의 큰 서점들이 그렇듯 한 쪽엔 문구/팬시점과 함께 음악점도 있었다.
  책을 구경하고 싶었지만 시간 관계상 수첩이나 살까 하고 문구/팬시점 쪽을 어슬렁
  거리다가 무심코 음악점쪽을 쳐다보았다.
  청취 코너가 있었는데, 혹시나 누군가 서서 음악을 듣고 있다면 '사신 치바'가
  거기 있지 않을까 하고, 어떤 모습일까 하고, 어떤 음악을 들을까 하고... 

  아쉽게도 아무도 청취 코너에 있지 않았다.
  만약, 내가 가서 듣는다면, [사신 치바]라는 책을 재밌게 읽은 누군가가 나를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썩 내키지 않아서 멀거니 쳐다보기만 했다. 

  아, 그러고보니 날이 맑았구나.
  치바가 있는 곳엔 늘 비가 온다고 했던가.
  어제 오랜만에 [사신 치바] 책을 읽어서 그런가,
  엉뚱한데서 그 녀석이 떠오를게 뭐람. 

  가끔은 혼자 음악을 들을 때,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사신은 음악을 좋아해서 음악이 있는 곳엔 어디든지 머문다고.
  그렇다면 내 주변에서도 몇 번이가 와서 조용히 음악을 듣다가 간적은 있을테지.
  그렇게 의식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어느새, 

  음, 이제 이 음악은 지겨울지 몰라.
  다른 음악도 틀어줘야지. 

  하고 웃기지도 않는 원맨쇼 배려심을 발휘해본다. 

  새삼,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책에서 말한대로라면, 사신은 음악을 좋아하고 천사는 책을 좋아한다 라고 했으니
  그 둘 다를 좋아하는 자는 도대체 어느 쪽일까?
  인간 안에는 선과 악이 모두 존재하니까 그게 가장 인간다운걸까?
  그렇다면, 어느 한 쪽만 좋아하거나 모두 안 좋아 하는 쪽은 그럼 뭘까? 

  또 그런 쓸데없는 잡념으로 멍하니 있어보기도 했다.(웃음) 

  하지만, 치바,
  관찰 대상자인 인간을 너무 대충 보고 '가'라고 올려서 사망하게 만드는 것은 너무하잖아.
  '보류'로 올릴만한, 그 인간에 대한 가치를 좀 더 신중히 파악해야 하는 것 아닐까? 

  당신 말대로, 인간이 모두 없어져 음악도 없어지면 세상은 정말 암울할테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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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9 12: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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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9 1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0 14: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2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9-05-19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의 천사들은 무엇을 '가'라고 적고 무엇을 '보류'라고 할까요? 책 없는 세상보다 음악 없는 세상이 더 암울해요.

L.SHIN 2009-05-22 09:46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천사들도 그 일을 할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정확히는 천사도 死神에 해당되죠.(웃음)

2009-05-25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