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한 소년 5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 지난 리뷰 옮기기 >

    작성일 : 2007년 5월 12일

 

 

     인간이란 묘한 존재이다.
 

    '불가사의한 소년' 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나는 저 말에 절대로 부정을 할 수가 없다. 나도 늘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아니, 차라리 이 소년 '세이렌'이 나보다 훨씬 긍정적이다.
    인간의 추함과 아름다움을 객관적으로 보니까.

    인간도 신도 아닌 그.
    사실 어떤 성도 가지고 있지 않은 존재이므로 '소년'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이상하지만.
    여러 모습으로 변하기도 하지만 그가 즐겨하는 모습이 12~14세 정도의 소년 모습이므로.
    이 의미없는 딴지는 그냥 넘어가자.

   



    그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인간을 조롱하고, 그들의 삶을 간섭하고, 시험을 한다.
    어떤 환경에서 한 인간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평생에 걸쳐 옆에서 지켜보기도 하고,
    신기루처럼 잠깐 나타나서는 어떤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남기고 사라지기도 한다.
    그는 인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않았다라고 해야할까.

    그에게 세월의 흐름을 센다는 것, 그에게 '시간'이라는 셈을 하게 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그는 죽지 않는 불멸의 존재로써 인간의 삶이 시작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바람과 함께
    머물러 있다.
    100년 남짓밖에 살지 못하는 인간이 느끼기에 거의 영원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는 그가 거쳐 온
    많은 시대,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인간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때로는 자신도 인간이 되어 함께
    살면서  조금씩 인간같은 감정과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렇다고 완전히 인간이라는 미묘한 생물을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금발, 푸른 눈, 아담한 신체.
    그의 포동포동한 볼살과 차가운 푸른 눈의 모습에서는 [돌연변이]에 나오는 천재소년 VJ가 떠올랐고,
    '사실은 일생에서 한번쯤은 이 불가사의한 소년을 만났던 것은 아닐까'
    하는 이야기 속 인물 중  한명의 대사에서는,
   사하라 사막에서 생떽쥐베리가 만났었던 '어린왕자'가 떠올랐었다.

   



    그가 귀신같이 웃을 때는, 만화 [OZ]에 나오는, 인간이 되고 싶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사이버노이드 '1019'의 날카롭지만 아름다운 모습이 연상되었었다.

    고급스럽고 거의 100%에 가까울 정도로 사실적인 그림체, 아름다운 그림체를 좋아하는 나에게
    이 성의없어 보이는 이 만화의 그림체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재밌고 잘 짜여진 내용으로 가슴에
    스멀스멀 조용히 '불가사의한 소년'이 들어온다. 

   



    추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그리고 단순하면서 복잡한 미묘한 인간의 속을
    살짝 들여다보고 싶다면, 다양한 나라와 시대를 오가며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소년에게서
    듣고 마음 안에 무언가 한 가지 채우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으면 -
    느낀 것이 너무 많으면 -
    생각들이 너무 많으면 -

    이처럼 오히려 아무 말도,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는 것도 참 묘하지 않은가.

   



    그러니까, '세이렌'의 인간보고서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니까 언제 이 녀석이 나타날지 모른다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