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방울방울 (2disc)
다카하다 이사오 감독 / 대원DVD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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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리뷰 옮기기 >

    작성일 : 2007년 5월 2일

 

 

     역시 '미야쟈키 하야오' (이 애니에서는 프로듀서를 맡았다)
    그의 그림과 내용은 언제나 무지개 저편에 있는 세상같이 아름답고 따뜻하고 환상적이어서
    눈을 감아야만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았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았을 때는 문에다 검은색, 노란색, 빨간색, 초록색이 있는 원판을
    붙이고 돌려서 내가 원하는 세상으로 가고 싶어했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았을 때는 가까운 개천에 가서 꼬구라져 있는 자전거를 꺼내면
    물의 용신이 튀어나와 '하쿠'가 있는 곳에 데려다줄 것 같았고,
    <이웃집 토토로>를 보았을 때는 빨간 우산을 높이 쳐 들고 화분들 앞에서 방방 뛰면
    '잭과 콩나무'에 나오는 나무처럼 금방 쑥쑥 자랄 줄 알았다.

     '미야쟈키 하야오'는 어른들을 위한 '움직이는 동화'를 만드는 마술사와도 같은 멋진 사람이다.

    오랜만에 그의 인생의 철학과 자연에 대한 사랑이 담긴 작품을 만날 수 있었던 멋진 밤이었다.
    속직히 [추억은 방울방울] 이라는 촌스런 제목 때문에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던 '애니'다.
    하지만 보는 내내 -
    마치 화가의 풍경화를 보는 듯한 멋지고 섬세한 시골 배경 그림에 몇번이나 감탄을 하고,
    주인공 '다에코'의 귀엽고 깜찍하고 소학교 5학년다운 행동을 보며 소리내어 웃기도 했다.







    나의 성경과도 같은 위의 '애니'에 비하면 극히 현실적인 소재이고, 흘러가는 스토리 전개도
    밋밋하지만, 잔잔한 감동을 잊지 않고 주는 '미야쟈키'의 흔적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도쿄에서 괜찮은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던 28세의 '다에코'는 긴 휴가를 받아 고향같은 시골에
    내려와 여러 농경생활을 하며 자연속에서 사는 것을 동경한다.
    그녀가 처음으로 시골 일을 했던 것은 '홍화' 꽃을 따기.
    샛노란 꽃들을 따서 말리고, 찌고, 여러 과정을 거쳐 붉은 색의 재료로 만들어내는데.
    그것이 에도 시대, 상류층 도시 여인들에게 최고의 로망이었던 '연지'로 태어나는 꽃이다.
    그야말로, 천연 립스틱인 것.

    그러나 연지 한통을 위해 수 많은 홍화의 꽃잎을 따서 정성스럽고 손이 많이 가는 과정의 작업을
    해야하는 옛날 농촌 여인들은 그 시대에 장갑 없이 맨손으로 홍화를 따야 했고,
    홍화의 가시에 손이 베어 피가 물들어져 꽃잎은 더욱 붉어졌다고 하니 평생 가야 그 사치스런
    연지를 구경도 못하는 가난한 농민들의 삶이 어떠했을까 하는 '다에코'의 독백.





    수천년 수만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가지고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는 겹겹히 서 있는 산들과
    아름다운 숲과 논.밭의 시골 풍경을 가리키며 -

    "이 모든 자연은 인간이 만든 것입니다.
     인간은 살기 위해 자연과 싸우기도 하고, 조화를 이루어 살기도 하면서 -
     오랜 세월을 거쳐 이 같은 자연의 모습을 만들어 낸 것이죠.
     그것이 바로 이 시골의 풍경입니다."


     반듯한 도시 생활을 하다가 유기농업에 뜻을 품고 시골로 돌아온 젊은 청년의 말에 '다에코'는

    "그래서 그렇게 (시골이) 그리웠구나"

    라고 혼잣말처럼 하는데.

    깨끗한 자연의 축복을 받으며 하루하루 아침에 뜨는 태양을 향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사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부러웠었다.
   

    '다에코'의 어린 시절의 추억 이야기들이 아기자기하게 이쁘고 재밌고 조용하게 감동스럽다.





    '미야쟈키'는 언제나 꿈을 꾼다.
    그의 이야기들을 통해 아름다운 깨달음, 자연과의 동화, 환상속에 담겨 있는 삶의 철학 등을
    우리들이 가슴에 담아가서 현실로 옮겨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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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2008-04-15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아이들하고 함께 봤던 애니에요. 아니..지난겨울이었나..^^ 보면서 시골이 그렇게 그립고 가고싶었던게 단지 어릴적 추억뿐만이 아니었나봐요. 또 보고싶은 영화에요.

L.SHIN 2008-04-16 13:44   좋아요 0 | URL
재밌었던 애니입니다~ ^^
홍화꽃으로 연지 만드는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