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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학원 Q 13
아마기 세이마루.사토 후미야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 지난 리뷰 옮기기 >
작성일 : 2007년 3월 12일
유난히 동료들과 팀웍이 잘 되어 있는 인물들이 누구냐고 한다면
『탐정학원 Q』 에 나오는 녀석들이라고 하고 싶다.
일본은 개인주의 사회이다. 그러다보니 '끈끈한 우정' '생명을 바치는 사랑' '깨지지 않는
동료애' 등이 만화에서 유난히 강조되어 나오는 것은 실제로 그렇지 못한 현실에서의 목마름을
대리만족시켜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은 아닐까.
다른 만화에서도 언제나 '동료' 들이 나오지만, 그들은 인간이므로 서로 성격이 안 맞아 삐그덕
하기도 하고, 오해가 생겨 등을 돌렸다가 나중에 다시 화해하기도 하고, 자신보다 뛰어난 자를
질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만화에서의 다섯 멍 - 큐, 류, 메구, 킨다, 카즈마는 절대적이라 할 만큼
서로를 신용하고 의지하고 부러울만큼의 팀웍을 자랑하는데 그게 또 현실감이 없어서 조금 아쉽다.
그러나 뱀에 물려 죽을지도 모르는 친구를 위해 병원에서 혈청과 의사를 등에 메고 올 정도로
무식한 킨다의 우정이나,
칼을 들이대는 적에게 친구를 감싸다가 맞아서 정신을 잃어버리는 그 용기라든가,
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등에 업고 어두운 산속 길 폭풍 속에 몇시간이나 뛰어가는 계산없는 우정이
부러운 것은 사실이다.
어느 만화에서나 인물들간의 지나치리만치 뜨거운 우정이나 동료애, 심지어 모르는 사람과 함께
어떤 일을 했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친구 이상의 끈끈함이 싹튼다는 일본 만화의 따뜻한 설정은
메마른 사회에서 자라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는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것은 아닐까.
인간의 내면은 사실, 차가운 껍질에 쌓여 있는 뜨끈뜨끈한 것이라고 -
하지만 아쉽게도, 그런 포근한 인간 관계만이 있는 사회를 희망하면서도 정작 본인들이 그 차가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섬에 도달하여 따뜻한 씨앗을 뿌릴 생각이나 용기는 없고,
누군가 먼저 자신의 섬에 와주기를 바라는 게름뱅이 천지가 현실.
그래서 사람들은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거나, 좀 더 행동력있는 사람들은 그 만화 주인공처럼 꾸며서
더 큰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 대다수이지만 -
그 중 간혹가다, 만화 속 인물과 같은 사람들을 실제로 볼 때마다 "아, 정말 멋지다."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