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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코라치 감독, 아담 샌들러 외 출연 / 기타 (DVD)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 지난 리뷰 옮기기 >
작성일 : 2007년 5월 19일
나는 가끔, 이런 상상을 하곤 한다.
" 7,8살 때로 돌아가서 다시 살고 싶다.
하지만 이 정신 그대로 가지고 가야 해. 안 그러면 또 같은 일상일테니까."
물론, 그렇다고 내가 지금까지 살아 온 나의 삶이 항상 즐겁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유년 시절에는
하고 싶은 것 마음대로 하며, 가지고 싶은 것 마음대로 가지며, 놀고 싶은 것 실컷 놀며 -
읽고 싶은 책도 많이 읽었으며, 산, 계곡, 바다, 시골 등 많은 것을 간접 체험하며 비교적
'풍부하게' 많은 경험을 쌓으며 살아 왔다.
그러나 모두의 인생이 그렇듯, 언제나 장미빛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기에.
누구나 한번쯤은 '처음부터 다시 해보고 싶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을 것이다.
영화에서처럼 세상을 모두 컨트롤 할 수 있는 '만능 리모콘'이 있다면 -
결코 이쁘기만 하지 않았던 내 인생의 어두웠던 청소년기를 넘어 그 앞인 유년기로
◀ 뒤로감기 버튼을 클릭하면 나는 지금보다 더 멋지게 살아갈 수 있게 될까.
적어도 지금까지 가슴에 새기었던 멍들의 개수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과거 했었던 어리석은 짓들을 덜 하지 않을까 하는 헛된 바람을 해보았다.
' 더 나은 삶을 위해 ' 항상 일에 매달리며 가족과의 주말 캠핑 약속도 깨고 마는, 너무나 바쁘고
너무나 피곤한 주인공 '뉴먼'은 항상 TV를 켜기 위해 다른 모든 리모콘을 다 켤 정도로 정신이 없다.
예전에 - 집에 TV 리모콘만 있어도 부러운 시절이 있었다.
정확히는 '리모콘트롤러'이겠지만, 어느새 '리모콘'이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시조 - TV 리모콘.
그러나 지금 우리 삶을 보라.
VIDEO 리모콘, DVD 리모콘, 오디오 리모콘, 전등 리모콘, 에어컨 리모콘 등 ... 나열할라 치면
끝도 없이 나오는 리모콘의 행렬이다. 생활이 편해진 반면, 불편한 부분도 생기기 마련이다.
'뉴먼'은 단지 TV를 켜고 싶었지만, 어느 게 TV 리모콘인지 몰라 차고 문을 여는 리모콘을 누르거나,
천장의 전등 리모콘을 누르거나, 아이들의 장난감 자동차 리모콘을 누르는 등 갖은 헤프닝을 하고
난 다음에야 겨우 TV를 시청할 수 있는 생활이 너무 불편한 남자.
건축 설계자로써의 중산층의 삶이 그다지 남 부러워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여유가 있어 보이는데
그는 더 더 더 성공해야지만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쓸 수 있다고 믿는 불쌍한 남자.
그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TV로 건축 다큐멘터리를 봐야하는데, 헷갈리게 하는 리모콘과
'가족과 함께 하지 않는다'고 잔소리하는 아내로 인해 짜증을 내며 야간 쇼핑몰로 간다.
거기서 그는 남직원에게 쓸데없이 짜증을 내고, 디스플레이 해 놓은 하얀 침대 위에 털썩 누워
중얼거린다.
"피곤해...너무 피곤해..."
졸음이 밀려오는 가운데 그가 문득 침대 뒤 벽문을 보았다.
Beyond 라고 파란 글씨로 써 있는 그 문은 마법처럼 그를 이끈다.
거기서 만난 어느 수상쩍은 중년의 남자. 솔직히 그 아저씨를 보는 순간, 가끔씩 영화에 나오는
'괴짜 박사' 스타일이라서 친근감마저 들었다.
괴짜는 괴짜를 좋아하는 법이다. (웃음)
거기서 그는 문제의 그 '만능 리모콘'을 받게 되고, '반환 불가'라는 경고를 하는 아저씨의 말을
귀 담아 듣지 않은 채 공짜로 받은 리모콘이 좋아 마냥 신나기만 한다.
'만능 리모콘'은 가전. 전자 제품만 컨트롤 할 수만 있는게 아니라, 자신의 인생도 모두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그는 예상했던 대로 지나치게 사용하기 시작한다.
시끄럽게 짖어대는 개의 소리를 '볼륨 조절'로 ▽ 죽이고, 잔소리 해대는 아내의 동작도
■ 멈추는가 하면,
프로젝트가 끝나고 파트너 시켜주겠다던 사장이 몇달 뒤로 약속을 미루자 그는 급기야 자신의
인생을 ▶ 빨리감기 해버리고 만다.
그는 필요할 때마다 자신의 인생을 리모콘으로 조절해서 미래로 가서 빨리 성공을 가지고,
귀찮고 싫고 힘들던 모든 것을 ▶ ▶빨리감기만 하면 모든 것을 금방 건너뛸 수 있고,
◀ ◀ 뒤로가기 버튼만 누르면 다시 한번 보고 싶은 과거 아무 때나 갈 수 있어 신났다.
그러나 -
그가 시간을 뛰어 넘을 때마다 기억하지 못하고 놓친 자신의 인생을 잃어버려야 했다.
착하고 이쁜 아들, 딸은 어느새 훌쩍 성인이 되어 키우면서 티격태격하는 즐거움이 사라져 버렸고,
일에만 매달리는 자신을 떠나 다른 남자와 결혼해버린 아내를 잃어버려야 했고,
정신차려보니 사랑하는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없었다.
게다가 그는 건강에 안 좋은 불량식품이나 고칼로리 음식만 먹다가 중간에 엄청난 뚱보가 되기도 하고
나이 먹어서는 심장 질환으로 죽기 일보 직전까지 가고 말았다.
아들의 결혼식에서 쓰러져버려 병원에 입원하자, 그의 아들이 신혼여행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회사 일을
하겠다고 자신의 전철을 밟는 소리를 하고 병원을 떠나자, 그는 죽기살기로 일어나 비가 퍼붓는
길에서 아들의 이름을 있는 힘껏 외치는 이유는 뭘까.
그는 죽을 때가 되어서 깨달은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라고.
성공해서 부유한 삶 속에서 편안하게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는 언제나 '성공'이
우선순위였기 때문에 가족을 곁에서 보살피지 못하고, 함께 하는 행복을 느끼지 못한 것에
후회를 하게 된다.
언제나 유쾌하고 달콤한 그의 코메디 연기만 보다가, 이번 영화의 마지막에 아들을 위해
충고해주려고 안간 힘을 쓰며 뛰어가다 시멘트바닥에 철푸덕 자빠지는 가엾은 중년 남자의
역을 잘 소화해 내어 코 끝이 찡한 감동이 있어서 좋았던 영화이다.
간간히 그 다운 코메디가 있어 웃음도 자아내고 흐르는 전개가 가볍고 빠르지만.
'가족의 중요성' '진정한 행복'의 메세지를 전달하기에 적절한 무게가 담아 있다.
인생은 고달프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다.
힘들 때마다 ◀ 뒤로가기 하거나 ▶ 빨리감기 해서 편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이지만,
그 뛰어넘은 시간속에 들어 있는 행복과 즐거움도 함께 버리는 것이 되는 것이다.
세상이 가지고 있는 저울의 무게는 언제나 공평한 것이다.
이 지구도 절대적인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인간과 동물이 많이 늘어나고 묵직한 고층 빌딩들이 생길 때마다 지구의 무게가
더 늘어나서 밑으로 점점 내려갈 것 같지 않은가?
천만의 말씀 !
그 늘어난 무게만큼 없어지는 것이 반드시 있다.
숲이 줄어들고, 강이나 바다의 면적이 좁아지며, 야생 동물들이 멸종을 하며, 심지어 인간이
떼거지로 자연재해로 인해 참사 당하여 무게의 균형이 맞춰지기도 한다.
우주의 섭리로 인해, 지구는 자신의 '계절'을 돌리기도 하니까 말이야.
마치, 우리 컴퓨터 하단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휴지통]이 채워지면, '비우기'를 하는 것처럼.
가장 중요한 순간은 바로 지금이다.
과거는 아름다운 추억의 영상속에 넣어두었다가 이따끔씩 꺼내 보는 것으로 만족하거나
앞으로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따끔한 충고로써 자극하는 것으로 간직하자,
미래는 앞당기거나 미리 볼 수 없기 때문에 '살아갈 원동력'을 주는 매력적인 것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