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행
- 박 성 우 -
멈추어 있는 듯
움직이는 리어카 더얼컹,
지푸라기 낀 바퀴는 굴러
관촌 주천들녘 농로 돌아
살얼음 낀 오원천(烏院川)
주천다리에 멈춘다
손잡이 놓은 여자는
콧물 훔친 목장갑 벗고는
봇짐처럼 실려온
여자아이의 볼을 비벼준다
킁, 해도 가만있는 아이
물코를 닦아 몸빼바지에 닦는다
다리 위의 두 여자는
조용조용 중얼중얼
들판을 보고 먼 산을 본다
짐칸에 탄 아이가
고개 끄덕이자 몸빼바지는
허리를 굽혀 리어카 당긴다
리어카 끌고 마을로 가는
몸빼바지 며느리도
아이가 된 시어머니도
된서리 맞은 허연 볏단머리다
< 가뜬한 잠 >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