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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질 너는 자유다 - 편견은 ㄴㄴ, 차별은 ㄲㅈ ㅣ 자기만의 방
조한별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3월
평점 :
예절과 매너의 차이
눈에 거슬리는 게 많아지면 나이가 드는 증거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자기만의 고집으로 상대를 판단해 버릇한 결과다. 그러나 때로는 삶의 지혜가 되기도 한다. 세상은 혼자가 아니라 남과 어울려 살아야 함을 알기 때문이다.
식사매너도 그 중 하나다. 굳이 어른이 먼저 숟가락을 들기 전에 식사를 먼저 하면 안 된다는 건 아니다. 다만 국물을 떠먹을 때 소리를 요란하게 내지 않고 음식을 쩝쩝거리며 먹지 말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고개를 돌리고 손으로 가려 하는 건 상식이다.
숟가락, 젓가락질도 마찬가지다. 어려서 제대로 배워놓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고치지 못한다. 이를 테면 숟가락 끝마디를 잡고 수평으로 들거나 젓가락을 중지에 끼우는 식이다. 보기에도 좋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함께 식사를 하는 사람에게 위험하기도 하다. 숟가락, 젓가락이 자신이 아닌 상대를 향하기 때문에 자칫 놓치면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
이처럼 식탁매너는 단순히 미관뿐만 아니라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비단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다. 자유분방하기로 유명한 프랑스의 식사매너는 가혹할 정도로 냉정하다. 아이들이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아예 밥을 굶길 정도다.
아마도 글쓴이는 서툰 젓가락질을 차별의 상징으로 받아들이는 듯싶다. 세상에는 이토록 다양한 젓가락질이 있는데 왜 단 한 가지만 강요하는가? 얼핏 들으면 맞는 말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궤변이다. 만약 혼자 무언가를 먹는다면 젓가락질을 하던 손으로 먹던 아무 상관이 없다. 그건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다.
그러나 다른 이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면 서로 피해를 주지 않는 공통의 룰이 필요하다. 젓가락질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배워야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흔히 예절하면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지켜야 하는 고리타분한 규칙쯤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예절보다는 매너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배려하는 마음이 담겨있어서다. 부디 개성을 아무데나 갖다 부치지 말아 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