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씨가 고양이 다홍이를 주제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친 반려견이나 반려묘에 관심이 생긴 터라 주의 깊게 보았다. 평소 고양이를 무서워했던 그가 직접 키우게 된 계기가 궁금해서다.
그러다 소식을 들었다. 매니저 역할을 하던 친형이 약 30년 동안 동생에게 재대로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 황당했다. 일이년도 아니고 그렇게 오랫동안. 밝혀진 상황도 엉뚱했다. 착한임대인 운동에 동참하려고 당연히 자신 소유라고 믿었던 건물의 실소유자를 알아보니 형이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사건이 전개되면서 더 밝혀지겠지만 일단 박수홍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으리라. 다른 사람도 아니고 친형이.
더욱 공감이 되는 이유는 우리 가족도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형제 중 둘째였던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단 한 푼의 상속도 받지 못했다. 형, 곧 큰 아버지가 미리 선산을 포함한 재산을 빼돌렸기 때문이다. 예순 초반에 돌아가신 것도 그 때 얻는 화병이 큰 역할을 했다고 아직도 믿고 있다. 당연히 그 집안과는 남남이 되었다.
흔히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한다. 그만큼 가족이야말로 믿고 의지할 최후의 보루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관계가 파국을 몰고 오기도 한다. 가족 가운데 한 명이 가장 노릇을 할 때는 더욱 도드라진다. 나머지 식구 모두 그를 돈줄로 여기고 뜯어 먹기에 바쁘다. 행여 불만을 표시하려고 하면 돈 좀 번다고 유세하냐면서 윽박지른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하며 부모행세를 하거나 형 혹은 동생이 없었으면 너는 아무 것도 아니라며 다그친다.
어쩌면 박수홍씨는 본인 스스로도 잘못된 길임을 감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의심을 하는 순간 가족은 깨진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아차렸겠지. 그래서 끝까지 대화로 해결하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단 한 가지 사실을 알지 못했다. 가족 간 거래는 증여로 추정한다. 돈을 주는 순간 영영 돌려받을 수 없다.
덧붙이는 말
물론 법인을 상대로 한 반환소송은 경우가 다르다. 그럼에도 돈을 돌려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설령 준다고 하더라도 그의 연예인으로서의 이미지와 더 나아가 가족 붕괴는 막을 수가 없다.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