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보이
윌리엄 브렌트 벨 감독, 짐 노튼 외 출연 / 올라잇픽쳐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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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잠깐 있을 때 겪은 일. 공원에 신혼부부로 보이는 남자와 여자가 유모차를 끌고 내게로 다가온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라 그냥 지나치려는데 뭔가 이상했다. 아이 모습이 희한했기 때문이다. 살아있지 않은 느낌이랄까? 나중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인형이었다. 아니 왜 그걸 유모차에 싣고 다니지. 아직도 미스터리다.

 

<더 보이>를 보며 오랫동안 잠재되어 있던 옛 기억이 떠올랐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유모는 은근히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다. 겉으로는 부모를 대신해 자상하게 아이를 돌보는 것같지만 학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영화 <더 보이>는 이런 두려움을 영상으로 옮겼다. 아이를 봐달라는 알바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가보니 정작 어린애는 없고 밀랍인형만 있다. 희한한건 처음엔 섬뜩했지만 어느새 애착이 생기고 진짜 아이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 그런데 알고보니 그 인형은 단순한 애완인형이 아니었다. 미국에서 개방당시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하는데 글쎄. 아무래도 우리와는 다른 문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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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마크 펠링턴 감독, 셜리 맥클레인 외 출연 / 인조인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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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평도 넘는 뜰에 으리으리한 단독주택에 살며 돈걱정은 할 짬도 없이 홀로 늙어간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한평생 잘 살았다고 만족할까 아니면 이게 다 무슨 소용이냐며 후회를 할까? 해리엇은 후자였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죽고 나서 부고기사에 어떤 내용이 실릴지가 걱정되었다. 참고로 우리와 달리 영미권에서는 부고를 간단히 통보하는 식이 아니라 상세한 뉴스기사로 내보낸다. 왠만하면 좋게 말할 것 같은데 인정사정없이 공과를 철저하게 따진다. 해리엇은 그게 두려웠다. 전담기자에게 기사청탁을 의뢰했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살아 생전 덕을 쌓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대로 죽을 수 없다고 생각한 해리엇은 선행을 베풀기로 하는데. 발상은 재미있었지만 스토리는 평이하고 결말은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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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부자들은 적폐인가?

 

 

육개장하면 음식을 떠올리게 된다. 육계장이 맞는 표현 아니냐며 의하해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육개장이 맞다. 개장국에서 유래한 말이기 때문이다. 육개장이 곧 닭육수로만 만든 음식이 아니라는 뜻이다. 여하튼 내가 말하려는 주제는 음식이 아니다. 육개월장교의 줄임말이다. 말 그대로 육개월만 장교로 복무하면 군대를 마친 것으로 처주는 제도다. 대체 누가 그런 발상을 했는지 깜짝 놀라시겠지만, 특히 우리같이 군대가 민감한 나라에서는, 실제로 있었다. 1980년대 초 몇년간 시행되고 폐지되었다. 여러 설이 난무했는데 그 중 가장 그럴듯한 이야기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현씨를 배려하기 위해서였다는 거다. 이 추측이 맞건 틀리건 중요한건 그가 혜택을 받았으며 병역을 마치자마자 없어졌다는 사실이다. 만약 이 제도가 진정 필요한 것이었다면 사라질 일은 없었을 것이다.

 

재초환이 논란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다. 재건축으로 시세차익을 본 경우 절반을 강제로 내게하는 제도다. 얼핏 보면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실제로는 의혹 투성이다. 미실현이익을 담보로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보유세와 양도세로, 재건축은 자가 부담금까지 내고 있다, 충분히 과세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른 세금을 바치라고 하니 이중과세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렇다면 정부는 왜 이렇게 무리한 초법적 발상을 하는 것일까? 여기에는 두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세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둘째는 다수의 표를 의식해서다. 곧 재건축으로 이익을 보는 지역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을 상대로 세금을 뜯어내(?) 가난한 지역에 도움을 주는건 정의에 부합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재초환으로 얻은 이득을 기금으로 조성하여 강북지역 인프라와 임대아파트 건설에 쓰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한술 더 떠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듯 재초환은 지지하는 단체는 "부담금을 기쁘게 내는 건 민주공화국 시민의 의무"라며 강남부자를 일종의 적폐로 규정하고 있다.(출처: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97436&utm_source=naver&utm_medium=mynews

 

차라리 이른바 부자동네의 보유세나 양도세율을 올려 그 돈으로 지원을 한다면 이해가 간다. 그러나 지금처럼 또다른 세원을 만들어 돈을 확보하고 다른 지역에 일방적으로 지원을 하는 것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다. 문제는 그렇게 한다고 해서 낙후지역이 잘살게 된다는 보장도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강남에서 돈을 뜯어내 강북을 개발한다고 해서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혜택을 보는게 아니라는 말이다. 도리어 다른 곳으로 쫓겨날 가능성이 더 크다. 이익이 생기는 곳에 투기가 몰리기 때문이다.

 

강남에 돈이 몰리는 건 단순히 정부의 인프라 투자 때문만은 아니다. 물론 초기에 기여한 것은 맞지만 일정 시기 이후에는 상징성이 더 크게 작용했다. 곧 강남은 이제 뉴욕처럼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으며,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하나의 명소가 된 것이다. 강북사람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분들, 더 나아가 다른 나라에까지. 그런 장소가 있다는건 어쩌면 축복이다.

 

현 정부는 그런 강남을 투기꾼들의 집합소 정도로 인식하고 별의별 세원을 다 만들고 더우기 재건축까지 막아가며 허름한 동네로 만들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러나 길게 보면 이런 정책은 오래가지 못한다. 재건축이 막히고 돈의 흐름을 조여두면 언젠가는 터지게 마련이다. 정책 입안자들은 특정 세력의 자제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만든 육개장이 왜 소멸되었는지 잘 생각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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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랄라 미분적분 -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생각의 노하우
가미나가 마사히로 지음, 조윤동 옮김 / 윤출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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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수학을 좋아했던 사람은 드물다.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언어가 아닌 기호로 이루어진 학문이라는 점도 큰 몫을 차지하다. 곧 처음 배울 때 익숙해지지 않으면 끝끝내 흥미를 가지기 어렵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중학교 때까지는 근근이 버텼지만 고등학교 가서는 거의 손을 놓았다. 특히 미적분은 완전히 미지의 영역이었다.

 

<룰루랄라 미분적분>은 제목처럼 휘파람을 불며 볼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중간중간 설명이 나오지만 기호를 이해하지 못하면 진도를 뽑기 어렵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미적분의 존재가치를 알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가 있다. 곧 부피를 재기 위한 적분과 기울기의 값을 파악하는 미분은 학문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참고로 돈벌이에도 필수다. 그 이유가 궁금해서라도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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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갤러리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 손 안의 미술관 3
김영숙 지음 / 휴먼아트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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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영화 <내셔널 갤러리>를 보고 급관심이 생겨 관련 책들을 찾아보니 별로 없었다. <내셔널 갤러리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은 거의 유일한 도서였다. 손안의 미술관 시리즈로 출간된 이 책의 장점은 간결한 설명과 충분한 그림이다. 일부 사람들은 책 사이즈가 작아 그림을 충분히 느낄 수 없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 사이즈가 들고 다니며 보기에 더 좋다고 생각한다. 만약 직접 미술관을 방문하신다면 <아스니에르에서 목욕하는 사람들>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신인상주의 대가로 알려진 쇠라는 일일이 점을 찍어 유화의 신기원을 이루었다. 공개 당시에는 비난을 넘어 푸대접을 받았지만 주제나 기법 모두 현대회화의 출발을 알렸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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