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건축가 구마 겐고 - 나의 매일은 숨 가쁜 세계일주
구마 겐고 지음, 민경욱 옮김, 임태희 감수 / 안그라픽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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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건축가들과 어울린 적이 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존경하는 건축가 이야기가 나오게 마련이다. 내가 만나본 사람중 절반 이상이 구마 겐고를 꼽았다. 사실 잘 모르던 사람이라 나중에 따로 찾아보았다. 매우 전통적인 방식으로 설계하는 건축가로 일본은 물론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었다.

 

<나, 건축가 구마 겐고>는 안도 다다오의 자서전을 뽄 딴 듯 하지만 사실 내용은 전혀 다르다. 안도 다다오가 건물보다는 인물에 중심을 두고 있다면 구마 겐고는 건축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지속가능성을 중시하고 있다. 곧 건물이란 수명을 다하고 나면 소재 자체가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생태건축의 시초가 될만한 아이디어를 실제 설계에 적용하고 있다.

 

대형 건축물이 판을 치던 시대에는 각광받지 못하던 구마 겐고의 사상은 미니멀리즘 시대를 맞아 다시 빛을 발하고 있다. 작은 건축이라는 그의 신념은 어쩌면 최후까지 살아남을 건물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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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 한줄기 희망의 빛으로 세상을 지어라
안도 다다오 지음, 이규원 옮김, 김광현 감수 / 안그라픽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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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건물을 제주도에서 처음 보았다. 피닉스 아일랜드 안에 있는 전시공간이었다. 역시 노출 콘크리트가 주변을 압도했다. 흔하게 보는 소재를 가지고 차가우면서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다다오하면 콘트리트라는 수식어가 성립된 지도 오래되었다. 그만큼 콘크리트를 소재로 다양한 건물을 만들어 왔다. 특히 콘크리트에 어떠한 색이나 부착물도 덧붙이지 않은 노출 방식으로 인기를 끌었다. 왠지 삭막할 것 같지만 묘하게도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질감을 보여준다. 마치 나무결이 나이를 먹듯이.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다다오의 건축 일생을 담고 있다. 권투선수 출신에 정규 대학을 나오지 않은 독특한 경력탓에 초기에는 오해도 많았지만 특유의 버티기로 성공을 이루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그같은 건축가가 나올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꿈이 있다면 어떻게든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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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 디자인 무인양품 디자인 1
닛케이디자인 지음, 정영희 옮김 / 미디어샘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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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 디자인은 독특하다. 우선 상표가 잘 눈에 뜨이지 않고 색 또한 원색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으며 모양은 대체로 심플하다. 어떻게든 튀어야 한다는 상업 디자인 원칙과는 정 반대인 무인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오래 두고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지침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자극적인 디자인의 제품은 순간은 마음에 들지 몰라도 쉽게 질리는 반면 무채색은 처음엔 밋밋해도 시간이 흐를수록 주변과 잘 어울린다.

 

그럼에도 약점은 있다. 지금이야 심플라이프가 유행이라 버티지만 사람의 기호는 변덕이 생명이라 어떻게 튈지 모른다. 어느 순간 매력이 떨어지면 과연 변신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무인양품 디자인>은 나같은 사람의 의심을 풀어주고 있다. 꾸준하지만 끊임없이 변화하고자 하는 노력을 담고 있다. 싸지만 품질 좋은 그리고 무난한 디자인을 지향하는 무인양품의 도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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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 - 일상을 깨우는 바로 그 순간의 기록들
조던 매터 지음, 이선혜.김은주 옮김 / 시공아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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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은 무미건조하다. 아침에 일어나고 밥을 먹고 지하철에 몸을 싣고 일터에 가서 몸과 마음을 축내고 짬짬이 휴대폰을 보고 저녁 늦게 티브이를 보다 잠이 드는 생활은 얼마나 고리타분한가? 만약 이 삶에 춤이 가미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영화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를 보신 분이라면 역에서 벌어지는 일대 춤판을 잊지 못하실 것이다. 댄스야말로 고리타분하던 하루를 활기차게 변화시킨 주범(?)이다. 하루에 십분, 아니 일주일에 한번만이라도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든다면 인생은 훨씬 더 즐거워질 것이다.

 

<우리 삶이 츰이 된다면>은 공연장이 아닌 생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춤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직장에서, 공사장에서, 길거리에서 춤과 하나가 된 인물들이 멋진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절로 따라 추고 싶게 만들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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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흐테르 - 회고담과 음악수첩
브뤼노 몽생종 지음, 이세욱 옮김 / 정원출판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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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자의 음반을 듣고 누구인지 알아 맞추기는 힘들다. 좋은 연주인지 아닌지는 짐작할 수 있지만. 리히테르는 예외다. 자신만의 개성있는 터치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작곡가의 곡이든 자기 것으로 소화해내는 능력이 타고 나다. 특히 슈베르트이 피아노 연주곡은 리히테르를 따라가기 어렵다.

 

전기는 지루하다. 특정한 한 사람의 일대기는 관심있는 사람에게는 흥미를 끌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는 이에게는 전적으로 남의 일이기 때문이다. 리히테르도 마찬가지다. 만약 당신이 클래시컬 음악 애호가가 아니고 피아노에  특별한 호감이 없다면 굳이 읽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반대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그 어떤 음악 전기보다 한 연주자의 고뇌를 이처럼 잘 담아낸 책은 드물다. 성실하지 않고는 힘든 작업이었으리라 짐작된다. 실제로 리히테르의 연주 목록을 따로 담아 내 예상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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