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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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보다는 라디오를 즐겨 듣는다. 달리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생긴 습관이다. 이어폰을 귀에 꼽고 한시간 이상 다리를 부지런히 움직이다보면 괴로움은 즐거움으로 바뀐다. 그중에서도 엠비씨 라디오의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애청 프로그램이다. 특히 월요일 김세윤의 영화음악은 웬만하면 빼놓지 않는다. 그가 소개한 영화를 보고 후회한 기억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도 그랬다.

 

전교생이 6명인 뿐인 산골마을의 분교. 초등학생과 중학생, 심지어 미취학 아동까지 함께 공부한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그래서 심심하기 그지없는 이 마을에 큰 사건이 발생한다. 도쿄에서 전학생이 온단다. 카호와 동갑인 중2짜리. 알고보니 이 동네 출신이다. 자, 두근두근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내용은 뻔하다. 티격태격하다 연인 비슷하게 발전하고 마을 사람들간에는 알듯말듯한 비밀들이 간직되어 있다. 그럼에도 영화는 극적인 갈등 없이 제목처럼 산들산들. 원제목은 천연꼬꼬댁이지만. 만약 이 타이틀로 개봉했다면 폭망했겠다. 오랫만에 만난 제대로 된 의역이다.

 

카호는 그야말로 적역을 맡았다. 마냥 예쁘기만한 얼굴은 아니지만 시골 소녀 특유의 풋풋한 건강함을 잘 드러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도 나오는데 왠지 거리감이 느껴졌다. 10대가 아름다운 여인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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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는 어떤 집에서 살까 - 특별하지 않게 특별하게 사는 집 스토리
김인철, 김진애 외 지음, 김재경 사진 / 서울포럼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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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꿈을 이루어주겠다고 약속한다면 대부분은 자기 집을 갖고 싶다고 할 것이다. 오죽하면 집짓다가 병이 걸린다고 하질 않는가? 물론 예전같지는 않지만 여전히 힘들다. 평생을 벌어 모아 아파트먼트 하나 살고 죽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그마저도 어려운 이들이 더 많지만.

 

건축가들은 어떤 집에서 살까?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일반인들과는 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 책에 소개된 하우스는 하나하나 개성이 강하고 역시하는 감탄이 나올만큼 대단하다.

 

그러나 정직하게 말해 집의 본질을 제대로 본 주택은 발견하지 못했다. 곧 외부로부터 보호해주고 따뜻한 안식처가 될만한 느낌이 전해지지 않았다. 마치 인테리어 상품을 보는 기분이랄까? 그럼에도 인상적인 집은 고 정기용 선생의 빌라였다. 어떤 꾸밈도 없는 평범한 방에서 전해지는 아우라가 장난이 아니었다. 그가 정작 자랑하고 싶은 것은 동네였다. 5백년이 넘는 은행나무를 산책하며 보고 낙산을 늘 눈에 담을 수 있는 고장이야말로 진정한 주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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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연결 - 검색어를 찾는 여행
아즈마 히로키 지음, 안천 옮김 / 북노마드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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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개인주의자가 살기 편한 사회다. 혼자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거나 술을 마시는 게 더이상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찬양하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왜 나홀로족들이 대세가 되었는가? 단지 숫자가 많아서. 아니다. 전적으로 인터넷 덕이다. 곧 혼자 있어도 언제든 연결되어 있다는 안도감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약한 연결>은 정보사회의 현실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다. 얼핏 보면 에세이풍의 가벼운 글이지만 꼭꼭 씹어 읽으면 매우 심오한 철학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네트웍의 활성화로 형식적인 공동체보다는 정보 커뮤니티가 중요해지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시라. 곧 인포메이션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가 된다는 것인데 과연 이런 시스템이 바람직한가? 역으로 개인의 창발이 극대화되어 진정한 자유 인간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기대를 품는 이들도 있다.

 

핵심은 느슨한 연대를 누가 어떻게 만들고 유지하느냐다. 다시 말해 어떤 형태든 권력의 개입을 배제할 수 없다. 겉으로는 아무리 평화로운 체제같아도. 배부른 돼지냐, 배고픈 소크라테스냐는 선택이 또다시 우리 앞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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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혁의 투수 멘탈 코칭 - 이기는 투수의 마음가짐은 무엇일까 손혁의 투수 코칭 시리즈 1
손혁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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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상황에 닥치면 누구나 당황하기 마련이다. 그럴 때 나는 9회말 투아웃 만루에 한점차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마무리 투수를 떠올린다. 속으로는 마음이 덜컹대겠지만 겉으로는 담담하게 어디 한번 붙어보자. 얻어맞든 스트라익 아웃을 잡든 결과는 뒤로 미루고 담대하게 팔을 휘두르자.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 피처가 공을 던지지 않으면 경기는 시작되지 않는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손혁의 투수 멘탈 코칭>은 피처가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담고 있다. 공을 뿌리는 법부터 재활, 멘탈 관리에 이르기까지. 투수를 지망하는 어린 선수뿐만 아니라 프로들도 참고할만하다.

 

그렇다고 이 책이 야구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만 유용한 건 아니다. 일상생할에서도 요긴한 정보가 담겨있다. 예를 들면 미리 앞서 생각하지 말고 눈 앞이 타자만 상대하라. 좋은 습관을 만들어 매일매일 지키도록 노력하라. 흥분하고 성급하게 날뛰는 투수가 마운드에 설 자격이 없듯이 자기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설치는 사람이 제대로 인생을 살아갈 턱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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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크리스티앙 페라스 - 10개의 앨범 컬렉션 [10 for 1]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외 작곡, 페라스 (Christia / Documents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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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 연주를 무슨 맛으로 듣냐고 묻는다면 나는 카랑카랑한 멋에 반해 청취한다고 답하겠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정경화의 지나치게 날카로운 보잉(손놀림)이 귀에 거슬려 그뤼미오같은 부드럽게 감기는 바이올린 소리를 좋아했다. 그러나 어찌된게 시간이 흐를수록 역시 바이올린은 찡찡 거리는 느낌이 살아야 되는게 아니가 하고 고민하며 여러 연주자의 음반을 비교해 듣다가 옳지, 하고 발견한게 크리스티앙 페라스다. 불행하게도 그는 더이상 이 세상에 없지만 이렇게라도 남겨놓아 두고두고 귀가 호강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음반은 그의 대표연주를 10개의 시디에 담았다. 이른바 가성대비 품질로 따지자면 갑중의 갑이라 할만하다. 모짜르트, 맨델스존의 주요 작품부터 소품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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