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확실한 행복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문학사상사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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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는 이 책을 두 번 정도 읽었다. 두 번 정도라고 한 이유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대충대충 읽었지만 두번째는 정독을 하고 읽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만큼 비범하다. 이런 저런 신문이나 잡지에 쓴 글을 모은 듯한(정확히는 잘 모른다) 이 책은 일본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옷이 생산되기까지의 꼼꼼한 과정을 취재한 글이나 일본의 결혼풍속을 다룬 글 등은 그 좋은 예이다. 그 누구도 아닌 작가가 이런 취재기사식 글을 풍부하게 썼다는 것이 부럽기만 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순위가 결정되고 나서 시간때우기식의 야구경기를 보고 있는 풍경이다. 왜냐하면 나도 이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관중들도 별로 없고 선수들도 왠지 맥이 빠지는 이런 경기를 구경하는 사람의 심정은 어떨까?

내 경험을 말하자면 한마디로 스스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땅히 갈곳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치 김빠진 맥주를 마시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그 경기를 보면서 왠지 모를 평온함을 느낄수 있었다. 일본의 유명한 작가도 이런 경험이 있었다니 조금은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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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여행법 하루키의 여행법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마스무라 에이조 사진,김진욱 옮김 / 문학사상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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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층, 이 하루키를 좋아할 때 나는 애써 그를 외면했다. 나는 그 때 그의 글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

이후 그의 글을 읽게 되면서 나는 이러한 편견이 그다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확실히 그의 글은 가볍다. 내용이나 소재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문체가 그렇다는 것이다.

약간은 무심하고 담담하게 써내려가는 그의 글은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한데, 아마도 이런 점이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크게 어필한 것 같다.

그러나 나 또한 그의 이런 문체를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그의 이런 문체가 빛을 발하는 것은 단연코 산문에서다. 하루키의 여행법에서 그의 이런 문체는 더욱 돋보인다. 특히 우동집을 순례하며 쓴 수필은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게 할 만큼 맛있게 쓰여진 글이다. '아! 우동이 참말로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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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 불만족 - 완전판
오토다케 히로타다 지음, 전경빈 옮김 / 창해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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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나 정신이 부자유스러운 사람에 대한 글은 대게 편견에 빠지기 쉽다. 온갖 장애를 무릅쓰고 성공을 거두었다는 식의 인간승리 드라마로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글쓰기가 좋지 않은 더욱 큰 이유는 비장애인으로 하여금 안도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 '나는 이들에 비하면 얼마나 행복한 것이냐'라는 야릇한 행복감같은 것 말이다.

이 책은 이러한 편견을 단호히 거부하고 있다. 장애인 또한 성격적 결함이 있을 수 있으며 문제가 있다면 지적을 받고 고칠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을 일깨워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지적이 장애인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을 그저 신체적, 정신적으로 약간 불편한 사람으로 보아주는 그런 시선이 더욱 필요한 것이다. 그래야지만 장애인들에 대한 그릇된 편견도 깰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오토다께는 새로운 출발선에 서있다. 지금까지의 그가 장애인이라는 점때문에 지나친 관심을 받아왔던 반면 이제부터는 그의 업적으로 평가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행보를 보면 이런 나의 생각은 기우에 불과할 지 모른다. 그는 현재 스포츠 기자로 맹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토다케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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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가난해서 너무 행복한 삶
김미순 지음, 최경락 그림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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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한 방송국의 프로그램에서 이 책의 저자와 그 남편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나는 그 방송을 보는 내내 그들이 부러워 미치는 줄 같았다. 마음만 내키면 갈 수있는 산이 자신의 주변에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이 책에는 이들 부부의 삶이 소개되어 있다. 그들이 어떻게 해서 만났으며 무소유의 삶을 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가 고스란히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이 큰 반향을 일으켰던 것에는 시대적 배경도 있는 듯하다. IMF 이후 다들 허리띠를 졸라매기에 급급했을 무렵 이들의 선택은 의외로 무소유였다. 소유 자체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늘 산과 벗삼아 살아가는 그들의 삶은 차라리 충격이있다.

언젠가 나도 이들과 같은 삶을 누리기를 원한다. 그러기위해서는 내 주변의 잡다한 소유욕부터 버리는 노력을 하여야 하겠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이들의 소중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 너무 허술하게 나왔다는 지적을 하고 싶다. 책 제목이나 편집, 삽화 등이 공들이지 않는 흔적이 너무 강해 보였다는 것이다. 행여나 이런 허술함이 이들의 소중한 이야기를 헤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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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일기
목수 김씨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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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김진송씨는 [서울에 댄스홀을 허하라]라는 문화평론집으로 유명한 분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목수 김씨라는 이름으로 [목수일기]라는 책을 냈다.

언뜻 보면 이 두 책 사이에는 큰 간격이 있다. 왜냐하면 앞의 책이 한국의 현대성을 당시의 각종 문헌 등을 정리하여 낸 것이라면 후자의 책은 자신의 경험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책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저자의 솔직함과 성실함이다. 자료를 모으는 것이나 목수(라기 보다는 예술가라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지만)로서의 생활을 정리한 것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물론 [목수일기]는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는 조금은 생소하다. 왜냐하면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나무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저자 스스로도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나무를 배우고 있음이 드러나기도 한다.

그러나 목수라는 직업은 나무를 고르는 것에서 생활용품을 만드는 것까지 신경써야 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님을 고려한다면 지금 그가 하고 있는 일은 진정한 장인의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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