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갑해서 목걸이나 반지 같은 장신구를 잘 하지 않는다. 고등학교 졸업할 적에 엄마가 해주신 실반지는 한참 하고 다녔는데, 가는 고리 세 개로 된 이 가락지를 툭하면 손가락에서 빼어 돌리다가 하나를 잃어버렸다. 그래서 다 잃어버릴까 봐 그냥 빼서 서랍에 간직했다. ^^ 시누이가 18금 목걸이를 선물했을 때도 한동안 걸고 다녔는데, 밤에 자기 전 그걸 푸는 게 여간 귀찮지 않아 얼마 안 가서 벗어버렸다. 그냥 목걸이를 건 채로 지내보려고도 했으나 세수할 때 걸리적거려서... -.- 이러니 보석으로 알을 박은 반지나 브로치는 아예 가진 적이 없다. 그런데 주위에서 보면, 오래된 반지나 브로치의 알이 빠진 채 화장대 서랍 따위에 들어 있는 경우가 있다. 진주나 다른 보석으로 박았던 알이 빠지면 그 알을 붙잡고 있었던, 가장자리가 삐죽삐죽 올라온 금속 받침이 드러난다. 그렇게 “보석이나 진주 따위 알을 고정하기 위해 물린 삐죽삐죽한 부분”을 거미발이라고 한단다. 거미발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란다. 오늘도 몰랐던 사물의 이름을 하나 알았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을 보고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