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여성의 날을 맞아
뒷걸음치는 여성정책
여성이 행복한 사회, 모두가 행복해지는 사회입니다.
오는 8일은 101번째 맞는 세계여성의 날입니다.
세계여성의 날은 100여 년 전 미국의 여성노동자들이 근로여성의 노동조건 개선과 여성의 지위향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날입니다.
100여 년이 지난 오늘. 한국여성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지위는 얼마나 달라졌는지 생각해 보면, 씁쓸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과 함께 여성부를 폐지하려고 했습니다. 여성계의 거센 반발로, 여성부는 1조 9천 9십 4억이던 예산 규모가 1년 만에 4.5%만 남은 5백 39억으로 줄어든, 직원 100명의 초미니 부서로 그나마 목숨만 겨우 건진 상태입니다. 천억도 안 되는 예산규모로,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는 식물부처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식물부처 여성부는 그간 이뤄온, 여성발전기본법 제정, 성인지 예산제도 등 여성정책의 기틀과 성폭력 특별법, 가정폭력특별법 등 여성인권 3법 제정을 비롯해 모성보호 및 육아휴직 확대, 호주제 폐지 등 여성인권 향상을 위한 제도 마련의 성과들을 이어가지 못하고, 그나마도 살기위해 이명박 정부의 눈치만 살피고 있는 형국입니다. 무엇보다 여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그동안 진행해온 민관협력 체계를 근본부터 흔들고, 여성단체들에 대한 길들이기에 나섰습니다. 말을 잘 듣지 않는 단체에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위탁을 해지하기도 했습니다. 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몰이해 속에, 이들에 대한 지원방법에 있어서도 여성단체들과 갈등을 빚고 있지만, 지침만을 고집하며 귀를 막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성의 높아진 학력에도 불구하고, 왜 여성들의 경제활동률은 50%에도 채 이르지 못하는지, 왜 여성들은 계속 허약한 사회안전망 속에 빈곤상태에 머물러야 하는지, 그에 대한 대책 마련은 없습니다. 통계청 2008년 고용동향에 따르면, 여성취업자 중 48%만이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습니다. 특히 비정규직 여성의 경우 35%만이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습니다.
고학력 여성의 경우 취업현장을 한번 떠나면 다시 돌아오기 힘든 구조입니다. 대부분 100만원도 안되는 열악한 노동조건에 먹고 살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습니다.
심각한 저출산률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일 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지 않습니다.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도 해고의 위협에 출산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육아휴직은 그림의 떡에 불과합니다. 단축근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세계 여성의 날 백 한 번 째를 맞이하는 오늘, 여성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노동조건은 나쁘고, 일 가정 두 가지를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구조 속에 경제활동에서 배제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형국입니다.
신자유주의와 가부장제는 지금 바로, 우리 목전에서 여성의 삶을 옥죄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말로만 외치는 여성 일자리 창출을 외치지 말고, 최소한 보장해 줘야 할 기본부터 지켜주십시오.
산전후 휴가를 비롯해, 육아휴직 등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주십시오. 또 여성을 빈곤화를 막기 위해서는 약속한 좋은 일자리를 반드시 확보해 주십시오. 무엇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투기자본을 살찌우는 친기업 정책을 중단하고, 대다수 서민의 소득보장을 통해서 그들의 지갑을 통해 경기가 회복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담아주십시오.
여성이 행복해지는 사회가 바로 모두가 행복해 지는 사회입니다. 여성이 행복해 지는 사회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