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6개월 근무한 직장. 오늘 마지막 근무다.
또 한 매듭을 짓는 기분이다.  
형식상은 육아휴직이나, 사실상은 실직.

16개월의 경험으로 무언가를 했다고 말하기는 조금 짧은 시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2번의 예산 심의를 했고, 국감을 치뤘고, 몇가지 법 개정안을 발의 했고, 몇건의 토론회 등을 진행했으니, 짧았으나, 굵게 보내왔다고 자부하고 싶다.  

당분간 푹~ 쉬고, 5월쯤 복귀하기를 희망해 본다. 다른 의원실로~  

3월 큰 아이 입학과 초등학교 1학년의 긴장을 함께 치뤄낼 수 있어서 무척 다행이라 싶다.
밀린 여행들을 몇군데 다녀볼 계획이다.
일단 제주올레길에 나서려고, 비행기와 숙소 예약을 마쳤다.  

실직했으나, 가슴속은 설레임 95%다. 
유사동종의 직장이 100여곳이 있다는 것에 희망을 걸고 싶다.
버려야 새로 얻게 된다는 믿음... 그것을 확인하고 싶다.   

4월 국회 도서관에서 책의 향기에 빠져 있을 나 자신을 꿈꿔본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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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 88만원세대 새판짜기
우석훈 지음 / 레디앙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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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있는 도서관 땜에 웬만한 책들은 빌려 보는 상황인데,
미처 책을 빌리지 못한 상황, 연휴를 맞이하고, 서점에서 서성이다 우연히 집어 든 책. 

88만원 세대 만큼, 눈이 동그래지는 책은 아니더라는 아쉬움이 좀 있었다.  

이 책은 20대가 처한 상황을 고발하는 책이 아니라, 이들에게 행동할 것을 요구하는 책이라고 이해하면, 맞을래나. 안타까운 것은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할 것을 주문하지만,
현실성 없는, 막막한 주문으로 들리니 이를 어찌하랴...

하지만, 마지막에 있는 20대 관찰기인가... 직접 그들인 쓴 글인가?.. 암튼, 그 글을 보면서 어찌나 가슴이 답답해 지던지. 

소위 스카이 대학에 다니는 학생마저, 절망스러운 20대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에서 충격적이었고, 20대를 먼저 살아낸 선배로서 미안했다.   

꿈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도 제대로 갖지 못한채,
얄개시대니, 무슨 시대니 하면서 추억을 즐길 겨를도 없이,
생활의 고민에 맞닥드려져, 빚 걱정을 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들.  

당장 저들의 상황은, 앞으로 15년 후 우리 아이들의 미래일텐데,
어떻게 이 상황을 바꿔나갈 수 있을까 잠시 고민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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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농성장. 

설 명절 마지막 날, 하루종일 민주노동당 중앙당 당사에서 농성 중이다.  

오늘 새벽 4시, 시골에서 반쯤 졸면서 차를 몰고 서울에 와서,
졸리는 눈으로 농성장에서 또 이렇게 똑딱 똑딱 서재에 글을 남기고 있다.  

경찰과 검찰은 민주노동당 당원들의 중요한 기록이 담긴 하드디스크를 민주노동당이 불법적으로 빼돌렸다며, 사무총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해 둔 상황이고,

민주노동당은 합법적으로 받은 자료로, 민주노동당의 당원들의 중요한 기록이니 만큼 절대로 내 줄 수 없을 뿐 아니라, 명백한 정치탄압으로 규정하고, 설 명절 내내 중앙당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문제는 경찰, 검찰. 말도 안되는 억지주장을 쓰며, 정치탄압을 하고 있으니...

한편, 씁쓸한 것은 우리의 대응이라는 것이 결국 농성 밖에 없는 가 하는 점이다.  

내일 여기 모여 있는 수많은 당직자와 보좌관들은 당장 내일이면, 일상 업무를 해야 하는 사람들.
당장 담주에 예정돼 있는 상임위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데, 여기서 이렇게 농성을 하며, 힘을 빼야 하는 가 하는... 

농성은 생활이 돼 가는 상황.
다른 뽀대나는 대응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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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0-02-16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세상이 다 알거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노동당...힘내시길...함께 농성하진 못해도 마음속으론 응원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이렇게 어이없을 수가...
이렇게 난감할 수가... 

정신을 차려보니, 
큰 아이 은수는 아파트 입구 길바닥에 앉아서 절망스럽게 울고 있었고,
작은 아이 규헌이는 엄마와 누나가 벌이는 기 싸움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듯, 동요없이 이러저리 뛰어다니고(다만 불똥이 자신에게 튀지 않기만을 조심하면서) 
나는 울부짖는 은수를 향해 야단을 치며 윽박을 지르는...

순간 술기운이 느껴지면서, 지금 내가 야단을 치고 있는 것이 술 주정인지,
아니면 의미있는 훈계인지, 은수의 절망스런 표정 앞에서 갑자기 난감해 졌다.  

내가 화를 내는 이유는 대단한 게 아니었다.  

엄마 집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찾으러 엄마 집엘 갔고(오늘 회식이 있었다. 와인을 좀 마셨다. 비싼 TALBO에 욕심을 내고, 좀 많이 마신 듯 하다)
애들을 빨리 재워야 겠다는 생각에, 빨리 집에 가자고 말했음에도,
은수가 빨리 옷을 입지 않고, 딴전을 피고 있었다. (은수는 할머니 집에서 자고 싶어 했다) 

그랬다.
이유는 빨리 옷을 입으라는 엄마인 나의 말을 무시한 채,
딴전을 피웠다는 점이다.  (참... 어이없다) 

야단을 치다가, 때리기 까지.(옆에 있는 죽도를 보니, 때리고 싶어졌다. 살짝!)  

그러다가
오늘 하루 할머니 말을 듣지 않아 할머니가 힘들지 않았겠냐,
니가 빨리 일어나지 않으니, 엄마도 할머니도 너무 힘들다. 등등 

야단을 쳐야 할 갖가지 얘기들이 술술 잘도 나왔다.  

당하는 은수 입장에서는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
더군다나, 맞을 이유도 아닌데, 평소에 때리지도 않던 엄마가 
때리기 까지 했으니 
아무래도 정신이 나간 듯 하다.  

황당하게 우는 아이를
아무튼 강압적으로 끌고, 안고, 집으로 데리고 왔다.

아~~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다시는 이런 나쁜 엄마가 되지 않기를. 

물론 은수는 엄마가 하는 말, 어른들이 시키는 말에 빨리 빨리 움직이는 아이는 아니다.
걱정이 되는 건 학교에 가서, 행동이 굼떠서 선생님의 미움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긴 하지만, 이건 아닌 듯 하다.  

뿐만 아니라, 엄한 부모 밑에 효자 난다는 말....
이러라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친절과 엄함 사이....
아직은 확고한 방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은 아니다.  

아~~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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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10-02-12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로 부끄럽고..아니 종종. 많이 미안하고. 엄마 자격도 없는데 왜 이러나 싶고...그리고 가끔은..엄마연습 안해본 많은 엄마들이 이런 비슷한 마음 갖지 않을까 싶슴다. 그래도 힘내서, 다시 정신차려야 하는 엄마들. 모성이란 이름의 압박 플러스 알파까지 겪는 엄마들. 그래도...그래도..힘내죠.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미국 진보 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
조지 레이코프 지음, 유나영 옮김 / 삼인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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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나게 일하기 싫은 요즘,
반MB연대로 대열을 가다듬어도 이길까 말까 하는 요즘,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진보진영의 통합은 회의적으로 보이는 요즘,
무심코 들었으나, 눈이 번쩍 뜨이는 책이더라. 

"미국 민주당원들이 조지 레이코프의 책을 몇년 전에만 읽었어도 오늘날과 같은 꼬락서니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하워드 딘이 말했다고 한다.  

이건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읽어버린 10년이라 말하는 보수진영들이 싱크탱크를 만들어 전략에 고심하고 있을 때
소위 진보진영은 "이것이 진실이에요~"라며 늘 폭로전에 몰두해 있다.  
언제나 진실은 승리하게 돼 있다는 나이브한 생각으로. 

민주당을 비롯해, 민주노동당 모두 제대로된 싱크탱크하나 없이
이제껏 버티고 있는 것만 해도 용하다 싶다.  

더이상 저들의 거짓말에 거짓말이에요~ 라고 외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말하는 것이 진정 가치있는 것이며, 멋진 삶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손을 잡게 해야 할 것이다.  

당장, 내가 올해 진행할 몇가지의 정부를 상대로 하는 주장과 법개정안도 새롭게 프레인을 재구성해야 할 것인데....

머리를 쥐어 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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