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부터 자려고 설쳤다.
하지만, 결국 규헌이가 잠든 시간은 11시 30분 조금 넘어서.
일찍 자야만, 일찍 일어나는 아이들...
자고 싶어하지 않는 아이들.
빨리 재우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나.
결국 난 나쁜 엄마로 하루를 마감하고 만다.
빨리 자라고... 제발 자라고... 안그러면 혼난단고..
이제 둘째가 다섯살이 됐으니, 지들끼리만 자 주면 얼마나 좋아.
꼭 엄마랑 같이 누워야만 잠을 자는 미운 아이들...
여기다가 남편은 한 술 더 떠서
모성애가 부족하다느니, 아이들과 놀아주지 않는다느니,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문제 있다느니...
가운데 낀 나는 이렇게 분이 안풀리고, 기분이 좋지 않아서 넋두리 중이다.
회사일을 집에 가지고 오지 말자는 것이 나의 철칙이지만,
회사 일은 집에 있는 내 머리속에서도 계속 고민과 부담을 주고,
결국 아이들과 난 그 금쪽같은 시간에도 즐겁게 놀지 못하고,
해야 할 일 때문에...
나쁜 엄마로 남고 만다.
제대로 하는 요리는 없고,
다리미질을 할 시간도,
청소를 할 시간도,
집에서 세월나 내월에 뒹굴 시간도 없다.
일을 하는 엄마들로서 적지 않게, 오늘, 많이, 매우....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