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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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찌보면 뻔하다. 오베라는 남자가 자살을 하지 않을거라는 것은 초반부터 알 수 있었다.

가진 것은 없지만 멋진 아버지를 두었고, 그 아버지에게 물려 받은 사브와 집과 원칙을 평생 지키며 산 남자 오베. 
그의 진가를 아내가 알아주고 평생 함께 했지만 암으로 그만 일찍 생을 마감한다. 
어쩜 세상과의 유일한 통로인 와이프가 떠나자 더이상 세상에 남을 이유를 못찾던 오베는 차차 강제적으로? 이웃집 이란 여자와 그 가족이 이사오면서 다른 사람의 삶에 말려들게 된다.
이방인들이 사는 도시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나마 '커뮤니티'가 살아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이런 이웃과의 정이 가능할지도...
물론 이웃과 너무 안맞아서 서로 못된 짓을 많이 하는 경우도 산골 오지 마을에도 있다고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인간과 어울려 사는 방법을 배울 수 밖에 없다.
물론 난 도시의 익명성이 좋지만 이렇듯 이웃과의 따뜻한 관심이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다.
그래서 나중에 늙으면 같은 마음인 친구들을 모아서 이웃으로 살고 싶다.
작가의 다른 책들도 기대된다.


http://www.fredrikbackm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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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핸드 타임 - 호모 소비에티쿠스의 최후 러시아 현대문학 시리즈 1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김하은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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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고 거대 이상, 가치, 철학이 없으면 짐승만도 못하게 산다는 것이다. 소련이 1917-1991년까지 15개국을 공산주의라는 우산아래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공산주의라는 가치아래 다양한 인종, 민족, 종교가 봉합되고 평화롭게 살 수 잇었지만 이와 같은 인위적인 인식체계가 붕괴되자 인종학살, 말살, 전쟁이 만연한 모습에 인간의 나약함을 보았다. 현재 인류의 보편적 가치라는 것이 인권, 휴머니즘일까? 보편적 가치가 얼마나 확산되었을까?


러시아 책들은 장편이 많은 이유가 있는것 같다. 러시아사람들은 참 사상가들이 많은 것 같다. 사색하고 토론하고 염세주의적이고....러시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그래서 어쩌면600페이지 넘는 이책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른다. 

내용은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지만 우선 공산주의나 소련 역사에 대해서 너무 무지하기 떄문에 초반부에 진도가 많이 안나갔다. 만약에 억지로 강제로 읽겠다는 인센티브가 없었다면 절대 끝내지 못했을 것 같다.

하지만 끝내고 나니 오히려 처음부터 다시 읽고 싶은 생각이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이 끝이 아니라 작가가 85년부터 작성한 소련의 구술/인터뷰 내용의 일부분 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목소리 소설, 다큐멘터리 소설의 창시자, 5권 중의 마지막 책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가치관이 붕괴되었을 때 느끼는 사람들의 공포. 권력자의 욕심, 잔인함, 무지함의 결과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책을 통해 반쪽짜리 역사에만 노출되었던 것에 대한 반성을 했고 이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 세대는 자유를 단순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세월이 얼마 흐르지 않은 지금 우린 자유라는 무거운 짐 때문에 등이 굽고 말았다. 왜냐하면 아무도 우리에게 자유가 무엇인지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배운 것이라고는 자유를 얻기 위해 죽는 방법밖에 없었다. 우리는 우리의 이상을 위해 죽음도 불사할 수 있었다.

페레스트로이카가 시행된 이후 우리 모두는 기록보관소의 개방을 애타게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개방되었을 때, 우리는 그동안 감춰졌던 비밀의 역사를 마주하게 되었다.
‘소비에트 러시아에 거주하는 1억 명 중 9000만명은 데려가야 한다. 나머지 1000만 명과는 대화할 필요가 없다. 모두 죽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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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초언니
서명숙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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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30년 전의 일인데 일제시대 독립운동가들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 이런 마음이었을 것이다. 불합리한 현실을 알면서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현실. 그저 남보다 조금더 빨리 알았을 뿐인대.....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 아프고 무섭기도 하고 위안받기도 하고 희망을 갖기도 했다.

영초언니에 등장한 모든 사람들의 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어서 더 감정이입이 되었다. 

어쩜 독립운동이나 학생운동 했던 분들 중에서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30년 뒤에도 그 길을 가는 사람들이 대단한 것이지 현실 때문에 상황이 바껴서 변절하고 타협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대하소설이나 고전에 나오는 인간 유형들이 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이라 오히려 디즈니 식 해피엔딩이야 말로 환타지고 왜곡되었다는 것을 더 실감하게 된다.

우리는 왜 그런 환상을 어린아이들에게 심어주려고 하지? 그게 과연 건강한 일인가 갑자기 혼란스러워졌다.

그렇다고 변한 사람들이 나쁘거나 우리가 욕할 사람들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비겁하게 폭력을 쓰고 밥벌이기 때문에 고문하고 괴롭히는 사람들까지 이해해야 되는것은 아니다. 분명히 인간으로서 지켜야할 최소한의 양심이 있으니까. 그런 최소한의 양심을 어렸을 때 가르켜야 하지 않을까?

사회의 일원으로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양보하고 공감하고 협조하는 것을 우리가 지켜야하는 가치가 아닐까?


이 책은 현재 정치계나 시민운동을 계속 하는 사람들이 언급외어 있어서 더 재밌게 읽었다.(이해찬, 유시민, 심재철 등등) 상대적으로 여성의 이야기는 무시되고 생략되는 것이 아직도 우리 사회의 가부장제 때문이겠지만 작가 서명숙의 담담한 자기 고백, 수감생활과 고문 이후의 본인에게 어떤 트라우마와 변화가 있었는지, 영초언니의 세속화되는 모습에서 느낀 실망감, 가정을 이루고 영초언니와 거리를 두고 싶었던 솔직한 마음, 그런 마음을 후회하는 모습 등 너무나도 공감가고 이해가는 대목이었다.


치열하게 싸웠기 떄문에 그 인생이 더 아름답고 감동을 주는 것일 것이다.

결국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는 자연으로부터 치유하는 것인가?

더 많은 사람들이 '영초언니'를 읽었으면 좋겠다. '82년생 김지영'이 아닌 '60년대생 천영초(고대 신방학과 72학번)'도 우리 사회의 단면이니까.



우리는 지난 겨울의 매서운 밤추위를 무릅쓰며 1700만 개의 촛불을 밝혀 끝내 민주시민혁명을 이룩해냈다. 그 줄기찬 협동과 용기와 인내는 어디서 온 것인가. 그 뿌리는 바로 유신독재 투쟁으로 이어져 있다. 우리가 더 온전한 ‘민주세상‘을 갈망한다면 필히 이 영초언니를 읽어야 한다. 영초언니의 희생에 사죄하는 마음으로 역사에 대해 책임지는 마음으로. 조정래

법은 법치주의는 그 숱한 오류와 무고한 사람들의 고통과 목숨을 담보로 조금 씩 정당해지고 단단해져왔던 것. 이땅의 법치주의는 그렇게 한발 한발 더딘 걸음을 걸어왔습니다. 43년 전 긴급조치라는 이름으로 법 위에 군림했던 통치자의 2세가 긴 세월을 돌아 결국 법에 의해 탄핵되면서 비로서 박정희 시대가 마감되었다는 지금....손석회

2013년 3월 31일 헌법재판소는 긴급조치 1, 2,9호에 대해 만장일치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한마디로 ‘위헌적이며 초법적인 조치‘였다는 것이 대한민국 최고법원의 결론이었다.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순간, 뭐라 형용하기 힘든 비참한 심경이 들더라고. 우리가 그토록 목숨 걸고 맞서 싸웠던 박정희 독재정권에 대한 향수가 그 의 딸을 다시 대통령으로 만들다니. 우리가 젊은 날 한 그 모든 일들이 역사로부터 국민들로부터 모욕당하고 조롱받는 느낌이랄까. .....지난해 촛불집회를 지켜보면서 그때 내가 역사와 우리 국민들을 너무나도 성급하게 재단했구나, 하고 반성했어. 사필귀정이 뒤늦게나마 이뤄지는 걸 보면 죽지 않고 살아남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

대체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난생처음 행복하다‘는 말을 했던 영초언니 아닌가. ‘행복‘은 언니의 일생에 단 일주일만 허락되는 단어였단 말인가. ....두눈이 안보이고 아무 말도 못하는 상태. 그것이 과연 죽음보다 나은 것일까. 오히려 더 비참한 생존은 아닐까. 영초언니를 쫓는 형사가 내가 살던 아파트를 급습한 날 이후 언니와 다시는 엮이지 않으리라 결심했던 게 후회됐다. 다단계 사건 이후 언니를 의도적으로 멀리했던 게 가슴 아팠다.

2006년 시사저널에서 삼성을 비판하는 기사를 싣지 못하게 한 경영진과 그에 저항하는 후배 기자들이 첨예한갈등을 빚을 무렵....23년간 몸담았던 언록사 그만두고 산티에고 순례길 갔다옴.
주둔군 이론 : 군인이 전투를 하다가 밀릴 때 통상 가장 어려운 전투를 치렀던 고지로 후퇴하는 건 그곳에 가장 많은 주둔군을 두고 왔기 때문. 인생에서도 가장 어려운 고비를 넘길 때는 반드시 그곳에 심리적 주둔군을 많이 남겨두게 되고 다시 어려운 일이 닥치면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위로를 받는다는 것. 사람들이 진심으로 그리워하는 건 따뜻한 볕이 들던 시절이 아니라 바람이 몹시 불던 어떤 날일는지도 모른다고....2002년 영초언니는 캐나다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뇌수술을 함. 오마이뉴스 영초언니 글 연재.

순간 40여 년 전, 호송차에서 내리면서 ‘민주주의 쟁취, 독재 타도!‘를 외치고는 곧장 교도관에게 입이 틀어막혀 발버둥치던 한 여자의 모습이 어버랩되었다. 천영초가 외치는 민주주의, 최순실이 외치는 민주주의! 40여 년의 세월을 넘어 똑같이 수의를 입은 그러나 너무도 다른 생을 살았던 두 여자가 ‘민주주의‘라는 같은 단어를 외치는 풍경이 지독히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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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수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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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유명한 푸른수염 동화를 모티브로 쓴 소설이다. 원동화도 너무 그로테스크해서 이 소설도 그런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다. 개인적으로 내 취향은 아니다. 주인공인 벨기에 여자 사튀르닌은 현명하다. 왜 집주인과 사랑에 빠지는지는 이해가진 않지만....결국 수수께끼를 풀고 유일하게 살해당하지 않고 살아남는 주인공이 된다.

원동화에서는 푸른수염이 살해하는 이유가 나오진 않지만 이 책에서는 색에 대한 집착으로 그 이유를 찾고 있다. 어쩜 사튀르닌이 루프르 대학에서 미술을 가르치기 때문에 비밀을 풀 수 있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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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내 마음입니다 - 서툴면 서툰 대로 아프면 아픈 대로 지금 내 마음대로
서늘한여름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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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랑 이야기하다가 역사에서 현재, 즉 2000년대를 어떻게 기록할까 이야기를 나눴다. 1970년대는 경제호황기 90년대는 문화 전성기 2000년대는 헬조선으로 기록하지 않을까?

풍요의 시대에 태어났지만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해서 끊임없이 기성세대와 갈등하는 10대 20대들....

욜로 족을 지향하고 싶기도 하고 안정된 미래, 기성세대가 강요하는 미래를 택할지 고민하는 세대...

작가 서밤은 결국 자신의 마음을 따라 조금이라도 행복한 삶을 용기있게 선택한 젊은이의 이야기다.


이책을 통해 팟캐스트 <서늘한마음썰>을 알게 되서 요즘 듣고 있는데 참 공감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그림도 너무 귀엽고 내용도 참 공감이 간다. 특히 #뛰어버릴 수 있는 용기는 어디서 왔을까 편에서 부모, 애인, 친구, 주변사람들의 안전망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이러한 감정적 안전망이 절실한 시대다. 이렇게 가족의 안전망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사회적으로 보다 견고한 안전망이 세팅되었으면 좋겠다.


1958년 존 보율비 이론 : 안정애착, 불안정애착, 회피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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